울지 않는 새를 어찌 할 것인가
죽일 것인가. 기다릴 것인가. 울게 만들 것인가.
일본 전국시대의 세 영웅에게서 전해 내려오는 일화가 있다.
누군가 그들에게 두견새를 보냈는데 두견새는 울지 않았다. 어떻게 할 것인가.
울지 않으면 죽여버려라(오다 노부나가) 울지 않으면 울게 만들어라(토요토미 히데요시)
울지 않으면 울 때까지 기다려라(도쿠가와 이에야스)
이들 세 사람의 성품과 개성을 잘 보여주는 일화라 하겠다.
노부나가의 결단과 냉혹함, 히데요시의 뛰어난 임기응변과 적극성, 이에야스의 끈기와 인내.
지금의 일본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롤모델은 물론 이에야스의 성품이다. 굴욕과 모멸을 참고 인내하여 마침내 천하를 얻은 이에야스야 말로 가장 지헤롭고 본받아야 할 그들의 영웅인 것이다. 역사는 승자의 것이니까.
그런데, 역사에 가정은 없다지만 만약에 세키가하라 싸움에서 이에야스가 패하고 히데요시의 아들 히데요리가 이겼다면 그래서 도쿠가와 막부가 성립되지 않았다면 오늘날 일본인들은 이에야스의 성품을 어떻게 평가할까?
감나무에서 감이 떨어져 입 안으로 들어오기만 기다리는 소심하고 우유부단한 겁쟁이였다고 기록할지도 모를일이다.
사실 1600년 세기가하라 전투에서 승리하여 쇼군將軍이 되었을 때 그의 나이는 58세였다. 그 당시 일본인의 평균 수명을 한참이나 지나있었다. 오래 살지 못했다면 그에겐 기회가 오지 않았을 것이다. 새가 울기를 기다리다가 끝내 듣지 못하고 죽었을 수도 있었다. 그랬다면 아마도 지금 일본인들의 롤모델은 이에야스가 아니라 승자인 히데요시가 되었을 것이다.
울지 않으면 울게 만들어라! 상당히 적극적이고 어찌 보면 리더가 마땅히 갖추어야 할 덕목이 아닌가.
자, 이제 하고 싶었던 애기를 하겠다.
울지 않는 새는 투표장에 나가지 않는 또는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흔들리는 지극히 양심적이고 상식적인 국민들이다.
정치 공학적으로 수치화하자면 한나라당 35 민주당 25 선진창조 10 민노진보 10을 뺀 나머지 20에 해당된다. 이 사람들을 울게 만드는 뜨거운 가슴을 지닌 자 세상을 얻을 것이다.
이 20을 감동시킨다면 민주 25를 얻게 되고 창조민노진보에서 적어도 5이상은 따라올 것으로 본다. 이렇게만 된다면 한번 해볼 만한 싸움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묻겠다.
지금 민주당에 이들을 감동시킬 만한 인물이 있는가?
있다고는 말하지 못할 것이다. (한명숙 전총리는 당적은 민주당이지만 친노에 더 가까우니 논외로 하자)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인가?
민주당을 대체할 새로운 정치결사가 필요하다. 20을 감동시킬 수 있는 새로운 정당이 나와야 한다. 그것을 친노신당 이라고 불러도 좋다.
다시 한번 묻겠다.
그렇다면 친노신당은 새가 울기를 마냥 기다릴 것인가?
작금 이 정권이 하는 꼬라지를 보면 머지않아 새가 울지도 모르겠다는 기대도 있지만 그것은 이 정권이 때려서 울린 것이지 친노신당이 감동 시킨 것은 아니니 않은가. 시기상조론을 말씀하시는 분들은 아마도 새가 운 다음에 움직이자는 것 같은데 전략적으로 일리는 있으나
새가 울지 안 울지는 하늘만이 아는 것이니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란 말의 뜻을 안다면 손 놓고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서양 격언도 있으니.
마지막으로 묻겠다.
친노신당은 울지 않는 새를 울게 할 수 있을 것인가?
어려운 질문이다.
결과는 누구도 알 수 없다.
앞으로 신당 논의가 어떻게 전개될 지 좀 더 두고 봐야 알 일이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신당이 과거의 제 정당들처럼 인물 중심으로 세력을 만들어서는 안되며 따라서 이해찬, 한명숙, 유시민, 김두관 등의 유력 인사들이 처음부터 신당에 참여할 필요도 없다고 본다. 오히려 신당과는 좀 거리를 두는 것이 나중을 위해서도 좋을 것이다
신당은 어떤 정치인이나 정치세력으로부터도 자유로워야 한다.
신당은 개혁당과 열린우리당의 실패를 거울삼아 한 단계 발전된 형태의 모델을 제시해야 한다. 두 번의 실패로 치른 댓가가 너무 혹독하지 않은가.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자
우린 이미 두 번 실패했다. 그래도 이렇게 다시 신당논의를 하고 있지 않은가.
이번에 또 실패한다 해도 다음에 좀 더 나은 정당을 만들 수 있는 좋은 밑거름이 될 것이다
민주주의는 그렇게 발전해 가는 것이고 그것은 우리가 만들어 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