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 외투는 반짝반짝 구두처럼 눈 부시네요.
우리도 크면 그런 외투 입게 되나요.
안쪽 주머니엔 뭐가 그렇게 많나요.
거짓말을 해도 찔리지 않는 송곳,
정해놓은 색깔 골라 이처럼 새하얀 불빛 비춰줄 형광등,
몰래 손에 넣을 걸 자랑해도 상관없는 기념 썬그라스,
진열대에 장식해 놓으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감쪽같은 가면,
어제 기록한 내일 일기들이 예쁘게 찢겨져 있는 책,
함께 찾고 있던 시간의 뾰족한 바늘들이 떨어져 나간 시계,
풍선처럼 부푼 커다란 사탕이 한가득 꽂혀있는 지갑,
한 입 베어물기만 해도 아무때든 배 채우게 해줄 달짝한 노란 배,
빼곡한 사용설명서가 따로 있는 반짝거리는 미소,
잃어버리고 찾지 않으려고 똑같이 만들어 단 단어카드,
그런데 저는
반짝반짝 빛나는 눈 부신 소지품들도
늘 주머니가 부족한 무거운 외투도 없는데요.
나무들이 꿈꾸듯 부르는 노래 따라
친구들 손 함께 잡고
가벼운 외투 나비처럼 바람에 날리면서 발 걸음 사뿐사뿐
그렇게 걷고 있는데요 저는.
그런데 아저씨도,
다 먹은
빈 도시락 통 달그락거리는
어깨에 멘 홀쭉한 제 가방에서 들리는 노랫소리가,
눈 부신 햇살 아래
팔 벌린 나무처럼
손 흔드는 부푼 꽃 망울처럼
진짜
다 보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