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에 대해서는 아는 게 없는 사람입니다.
나이만 좀 됩니다.
아는 거 진짜 없으니 바로 치고 빠질께요.
제 친정 아버지는 70대 후반이세요.
부친도 정치를 잘 아시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남자라 저보다는
관심이 많고, 그 연세에 대학을 졸업하셨으니 아주 배움이 없는
분은 아니고요.
- 존칭 없다고 혼내기 없기 -
나 - 다음 대선에서 야권 후보로 유시민이 나온다면 찍으실래요?
부친 - 시민이? (존칭 없다고 혼내기 없기) 가만 있자 시민이가 니 오래비보다
몇살 위냐?
나 - 두살 더 많아요.
부친 - 그럼 시민이도 이제 오십이구나. 남자 나이 오십이면 큰 일 도모할 때
됐다. 시민이는 진심이 있어 보인다, 나오면 찍을 건데, 본선에 나오기가
아마 노무현 보다 더 힘들 것이다.
나 - 양복 안 입고 국회 왔다고 뭐라 하지 않으셨어요?
부친 - 그때는 그때고. 시민이가 장관 잘했지. 사람 똑똑하고 진심도 있다.
나 - 너무 똑똑해서 탈이라고 하지 않으셨어요?
부친 - 그때는 그때고. 시민이도 이제 오십이고 온갖 거 겪어 많이 다듬어졌을 거다.
나 - 그런데 진심이 왜 갑자기 보이세요?
부친 - (버럭) 나도 볼 건 다 본다. 우리가 정*영이 마음에 들어서 찍어줬냐.
한나라당을 찍을 수는 없으니 할 수 없이 찍어줬지. 큰일 할 사람은
진심이 보여야 한다. 정*영은 정 국회의원 하고 싶었으면 수도권으로
나왔어야 한다. 전주로 간 이상 끝났다. 다음 대선에 그런 사람들
나오면 본선 해보나 마나다. 역사에 죄짓는다.
나 - 왜 유시민이 야권 후보 되는 게 노무현 때보다 더 어렵다고 보세요?
부친 - 이미 노무현이 한번 했지 않냐. 학습효과란 게 있는데 민주당에서
시민이 후보 시켜 주겠냐 절대 안 시켜줄 거다. 우리야 우리가 벌어
먹고 살지만 정치로 밥 먹는 사람들은 우리랑 완전히 다르다.
나 - 뭐가 다른데요?
부친 - (버럭) 설명하면 니가 아냐?
- 잠시 삐짐 -
- 시간 경과 -
나 - 유시민은 제갈공명처럼 참모 스타일이라고 하지 않으셨어요?
부친 - 그때는 그때고. 노무현이 그렇게 간 이상 상황이 다르다.
김대중 노무현이야 워낙 인물이라 자기 시대를 만들었지만
원래 자리가 사람 만들고 시대가 사람 만들어 가는 거다.
나 - 유시민은 정작 한마디도 안하고 있어요.
부친 - 그래야 한다. 노무현 간 지 얼마나 됐다고...정중동 해야 한다.
나 - 유시민이 과연 한다고 할까요?
부친 - 시대가 사람 만든다.
나 - 아버지, 근데 이*박 찍은 수준으로 유시민 거론할 국민 자격이 될까?
유시민도 노무현 처럼 되면 어떡해...
부친 - (급 의기소침) 그건 그렇다.
나 - 아버지, 난 아무래도 우리 나라 국운이 다 한 것 같아요.
노통 그리 가고....
출산율 세계 최저에 노인 인구 급증하고 젊은애들은 정치에 관심도
없고 천지에 개떼쥐떼 득실득실하고..
부친 - (급 버럭) 그런 말 하면 안된다. 달라질 거라고 자꾸 말해야
달라진다.
나 - 나 대학 들어가서 박통, 전통 하니까 아버지가 불같이 화내던 게
생각나네. 데모대 근처에도 가지 말라고 하셨잖아요.
부친 - 그때는 무서운 세상이었다.
근처에만 가도 너 끌려가는 줄 알았다.
나 - 아버지, 진짜 달라질 수 있을까?
부친 - 어쨌든 내가 앞으로 투표를 몇번이나 할 수 있을려나 모르겠다만
시민이 나오면 찍을란다. 시민이는 살이 좀 쪄야 한다.
이상, 정치는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의 70대 후반 노인 '유시민 이너뷰'
였습니다.
조만간 '신당'에 대해서 또 노인을 이너뷰 해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