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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이숙제의 고사리
조봉암 | 2009-09-03 10:44:17 | 조회 1093 인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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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이(伯夷)와 숙제(叔齊)는 상나라 말기의 형제로, 끝까지 군주에 대한 충성을 지킨 의인으로 알려져 있다.

백이와 숙제에 관한 이야기는 《사기》의 열전에 나온다. 백이와 숙제는 원래 서쪽 변방에 살던 형제로, 변방의 작은 영지인 고죽군의 후계자였다. 고죽군의 영주인 아버지가 죽자, 이 둘은 서로에게 자리를 양보하며 끝까지 영주의 자리에 나서지 않으려 했다.

이때 상나라의 서쪽에는 훗날 서주 문왕이 되는 희창이 작은 영주들을 책임지는 서백의 자리에 있었다. 희창이 죽고 그의 아들 희발(서주 무왕)은, 군대를 모아 상나라에 반역하려 했다. 희발의 부하 강태공은 뜻을 같이하는 제후들을 모아 전쟁 준비를 시작했다. 이때 백이와 숙제는 무왕을 찾아와 다음과 같이 간언했다.

“ 아버님이 돌아가신 후 아직 장사도 지내지 않았는데 전쟁을 할 수는 없다. 그것은 효가 아니기 때문이다. 주나라는 상나라의 신하 국가이다. 어찌 신하가 임금을 주살하려는 것을 인이라 할 수 있겠는가. ”

이에 희발은 크게 노하여 백이와 숙제를 죽이려 했으나, 강태공이 이들은 의로운 사람들이라 하여 살아나게 된다. 이후 희발은 상나라를 토벌하고 주나라의 무왕이 되었다. 백이와 숙제는 상나라가 망한 뒤에도 상나라에 대한 충성을 버릴 수 없으며, 고죽군 영주로 받는 녹봉 역시 받을 수 없다며 수양산으로 들어가 고사리를 캐먹었다. 이때 왕미자라는 사람이 수양산에 찾아와 백이와 숙제를 탓하며,

“ 그대들은 주나라의 녹을 받을 수 없다더니 주나라의 산에서 주나라의 고사리를 먹는 일은 어찌된 일인가. ”

하며 책망하였다. 이에 두 사람은 고사리마저 먹지 않았고, 마침내 굶어 죽게 된다.

이후, 백이와 숙제의 이야기는 끝까지 두 임금을 섬기지 않고 충절을 지킨 의인들을 가리키는 표현으로 사용되어, 중국 문화권의 문헌에서 여러 차례 언급된다.

     

덧글쓰기 | 전체글 3건이 등록되어 있습니다
아이니드마나  

백이와 숙제는 개인으로서는 의인으로 추앙받아 마땅하지만, 고죽군의 지도자로서는 현명한 판단을 한 것이 아닙니다.

나라의 녹을 받음은 그 녹의 댓가로 백성을 잘 돌보라는 뜻이며, 지도자로서 시세를 바르게 읽는 것도 백성을 잘 돌보기 위한 지도자의 덕목입니다. 개인의 소신도 중요하지만 백성의 미래를 생각하는 것도 그 못지 않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영주의 자리를 서로 양보한 것도 형제간의 미담일 수 있지만 봉건영주로서 결코 현명한 것은 아닙니다. 오나라였나? 월나라였나? 지나친 형제애가 망국의 역사로 이이진 예도 있습니다.

말이 나온 김에 비슷한 예를 하나 더 들겠습니다. 한식의 유래가 된 진(晉)나라의 개자추의 경우를 보면 그는 진문공의 오랜 망명생활에서 함께 동고동락했던 동지들을 요즘말로 완장에 집착하는 소인배로 단정짓고 그들과 함께 할 수 없다하여 산으로 숨어 들었고 결국엔 불에 타 죽었습니다. 너무 편협한 시각이었습니다.

흔히 말하는 순혈주의는 그 댓가로 개인적인 명예는 줄 수 있지만, 반드시 현명한 것은 아닙니다. 특히 지도자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그와 같은 소신과 실리(국민의 이익)에 대하여 중심을 잘 잡아야 합니다.

노짱님의 한미FTA가 그렇지 않습니까? 유시민 장관님이 무엇때문에 한나라당을 직접 찾아갔겠습니까? 쳐다만 봐도 눈 썩을 것 같은 사람들 보러...

에고고... 흥분하면 지는 건데 ㅎㅎ

그러나 백이와 숙제가 문왕 앞에서 직언을 할 수 있었던 그 용기는 청사에 빛나는 의인의 자세로서 우리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 용기있는 양심이 됩시다요. ^^
09-09-03

아이니드마나  

본의 아니게 좋은 글 올려주신 조봉암님께 반론 아닌 반론을 하게 되어서 죄송합니다.
09-09-03

김태식  

두분 글 잘 읽었습니다.
사육신중 한분인 성삼문공이 중국을 방문하던 길에 백이숙제에 충절을 기리는 비석을 보고 시를 한수 읊었는데 그 시를 들은 비석이 땀을 흘렸다는 전설같은 이야기가 있는데 세조에게 모진 심문을 당하면서도 끝까지 충절을 지킨 성삼문의 기개는 진실로 대단하지요.

叩馬當時敢言非(고마당시감언비)
大義當當日月輝(대의당당일월휘)
草木亦첨周雨露(초목역첨주우로)
愧君猶食首陽薇(괴군유식수양미)
09-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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