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8월 어느날 받았던 한 이메일이 아직도 내 머리와 가슴속에 맴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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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저는 유시민입니다.
이미 들으셨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저 요즘 난데없이 정당 만드는 일에 뛰어들었습니다.
신문에 시사칼럼 쓰는 본업은 어쩔 수 없이 중단했습니다.
하루 두세 번씩 거의 매일, 여기 저기 지역 강연을 마치고 밤늦게 돌아와 잠자리에 누우면, 별 생각이 다 듭니다.
초등학교 6학년 딸아이가 갑자기 집에 잘 들어오지 않는 아빠를 보고 말합니다.
"내 생각엔 아빠가 제 정신이 아닌 것 같아. 아빠는 정치가 엉망이라고 그랬지 않아?
그런 좋은 정당 만드는 데 참가할 사람이 그렇게 많으면 정치가 그렇게 엉망이겠느냐구!”
제 생각에도 제가 살짝 미친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제 스스로 만든 국민경선의 정신을 부정하는 민주당 꼴을 보면서 울화가 치밀어서 시작했습니다.
저런 당에 나라의 미래를 맡길 수가 있겠느냐, 밖에서 비판하는 걸로 무엇을 바꿀 수 있겠느냐는 탄식에서 출발했습니다.
기성 정치인과 정당에 더 기대할 것이 없다면 스스로 나서서 새 정당을 만드는 수밖에 다른 길이 없었기에,
성공에 대한 아무 보증 없이 조감도만 가지고 집을 짓는 심정으로 개혁적 국민정당 건설에 착수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반부패, 국민통합, 참여민주주의, 인터넷정당이라는 네 가지 추상적 원칙만 가지고 시작한 이 정당이 실제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보름 동안 무려 1만 8천여 분이 국민발기인으로 참여하셨고 전국 각지에서 기초단위 광역단위 조직을 스스로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내일 9월 17일에는 전국단위 창당추진위원회가 출범합니다. 누구도 확신하지 못했던 정치기적을 우리는 이미 절반 이루어졌습니다.
우리가 만드는 개혁적 국민정당은 당원들 스스로 주인이 되어 당비를 납부하고 중요한 의사결정에 권한을 행사하는 참여민주주의 정당입니다.
우리는 석 달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선거에서 새로운 개혁정부를 수립하는데 앞장 설 것입니다.
또한 2004년 4월 총선에서는 영남의 한나라당 1당지배와 호남의 민주당 1당 지배를 무너뜨릴 것입니다.
15년 넘게 한국 정치를 지배하면서 정치부패와 소모적 정쟁을 일삼았던 지역주의정치와 보스정치, 패거리정치를 끝내고
3김 이후 한국정치를 주도하는 수권정당이 될 것입니다.
아직 우리 국민정당에는 국회의원도 대통령 후보도 없습니다.
정치혁명에 대한 열망과 국민 참여에 대한 믿음만 있을 뿐입니다.
개혁적 국민정당의 발기인으로 참여해 주십시오.
국민정당 홈페이지(www.vision2002.org )는 이미 인터넷에서 대세를 잡았습니다.
지난 주 10개 정당 홈페이지 방문자수 통계를 보면 점유율이 50%를 넘었습니다.
다른 9개 정당 홈페이지 방문자수를 다 합쳐도 국민정당에 미치지 못합니다.
이 관심을 참여로 연결해 주십시오. 당원임을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는 정당을 함께 만들어 봅시다.
1만원 이상 창당기금을 납부하는 10만 개미군단의 힘을 모으면 썩고 낡은 기성 정치를 뿌리째 뒤집어엎을 수 있습니다.
9월 17일(화) 저녁7시 [개혁적 국민정당 추진위원회] 발족식은 정치혁명의 꿈을 이루는 첫걸음입니다.
서울 여의도 63빌당 국제회의장에서 만납시다.
위대한 국민의 힘을 보여줍시다. 모두가 같은 꿈을 꾸면 그 꿈은 현실이 됩니다.
제 딸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말입니다.
"세상은 그렇게 어둡지 않아. 날이 밝기 직전이라 어둠이 그렇게 짙었을 뿐이야. 아빠는 미친 게 아니란다.”
고맙습니다. 언제나 건강하십시오.
유시민(개혁적 국민정당 실무기획단 공보담당 기획위원)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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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7년전 메일이다. 속된말로 나는 제대로 낚인 것이었다.
그 당시 내가 받았던 신선한 충격과 감흥은 여전히 나를 설레게 만든다.
그렇게 당시 22살의 대가리에 피도 안마른 철없던 녀석에게 대한민국이라는 큰 그림을
선사한 분이 바로 첨맘님... 유시민 그분이었다.
그분을 통해 고 노무현 대통령님을 새로 알아가게 되었고, 마냥 3김의 구태 정치인으로 치부해 버렸었던
고 김대중 대통령님을 다시 보게 되었다.
그리고 지나치게 수구 보수쪽으로 치우쳐져 있는 우리나라 정치, 문화, 경제등을 바로 균형잡기 위해선
되든 안되는 청년인 나부터 나서야 한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렇게 미친듯이 개혁당 몸빵에 앞장섰고, 선관위 블랙리스트에 오를 정도로 버스에서 길거리에서
희망돼지 저금통을 뿌리고 다니다가 대선 이틀 남겨두고 군입대 해버렸다.
혹자는 개혁당이 단순히 노무현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를 실질적으로 밀어주기 위한 전략정당에 지나지 않았다고 비하하기도 하지만 결코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단 보름만에 1만 8천여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해서 정당개혁의 기치를 높인것이 단순히 노무현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한 위장단합일 뿐이겠는가?
적어도 내가 오프에서 만나서 같이 활동했던 수많은 아무개씨들은 각자가 이 나라 정치 개혁을 위해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그 벅찬 감동에 자발적으로 나선 사람들이었다. 그러한 시민들의 열정을 결코 함부로 깍아내려서는 안될 것이다.
물론 개혁당 해체과정에서 그 아무개씨들 중 상당수가 그간의 열정에 심한 생채기를 얻었을지도 모르겠다.
나도 군대에서 개혁당의 해체와 열우당 합류 소식을 듣고 굉장히 화가났었다.
그래서 하루는 군대 휴가나오자마자 군복입은채로 첨맘님 사무실을 다짜고차 찾아들어가 왜 개혁당을 해체했었냐며 따지고 들은적도 있었다. 나도 개혁당을 통해 단기간의 대선운동보다는 진정한 정당개혁을 꿈꾸었었던 아무개씨들 중 한 사람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첨맘님으로부터 당시의 상황을 직접 듣고, 정당개혁, 정치개혁을 위해선 좀 더 시간이 필요해었다는 공감대를 형성한 후엔 나도 개혁당의 탄생과 해체를 단순히 가슴으로만이 아닌 머리로써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그러한 입장의 전환은 그분의 정치개혁을 향한 진정성을 직접 가까운 거리에서 느꼈었기 때문이다.
올해 신당을 접했을 때 내 첫 느낌은 "아.. 이제 그 때가 무르익었구나!" 였다.
더이상 망설일 필요도 없었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니 내고장 충남 천안은 너무나 척박했다. 아니 충남이라는 고장이 너무나 정체되어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올해 노대통령님 서거 직후 참꿈따라 걷기를 하면서도 강하게 느꼈던건 소위 한나라당 텃밭이라는 영남지방보다 더 수구적이고 기회주의적인 고장이 충남이라는 것을 새삼 느꼈던 것이다.
그래서 우선 시작한 것이 내 고향 천안에 기초광장을 설립한 것이다.
왜 내가 시민광장과 신당을 결부짓는가?
첨맘님의 속뜻은 결코 신당의 기치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기 때문이다.
나는 그분의 진보 개혁을 향한 진정성을 강력히 신뢰한다.
그분이 언제 신당에 합류하실지.. 아니 아예 합류를 안하실지는 몰라도, 적어도 그분과 뜻을 함께하는 시민광장 사람들이라면 주체적으로 직접행동을 하는것이 그분을 서포팅하는 것이라는 내 판단이다.
나는 솔직히 첨맘님을 비롯해 이해찬, 한명숙의원등 거물 정치인이 신당에 합류한다고해도 그분들이 바로 당 요직을 맡는 것을 탐탁치 않게 생각한다. 다같이 밑바닥부터 절차를 밟으라 주장할 것이다.
"각자의 입장은 틀리지만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와 목적은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합니다..각론은 틀리더라도 총론은 같다는 것, 그것이 저와 당신을 잇는 동지애의 기본이라 생각합니다." 천안광장의 레몬라인님이 남긴 글이다. 왜 같은 변화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서로간의 미묘한 차이점마저 인정하지 못하는 속좁음을 내비치는가?
비단 직접행동이 정당활동뿐이겠는가. 가깝게는 자기 옆사람을 설득하는 것에서부터 시민운동, 봉사활동등 수만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나는 개혁당의 향수를 절대 잊지 못하기 때문에 내 나름의 길을 걷는 것이다.
정당활동 한다고 내가 뭐 크게 달라지는 것도 없다.
아직 학생이기 때문에 내 본분인 공부를 하면서, 남는 시간에 사회공동체에 관심 쏟는 것뿐이다.
그런데 이런 신당을 가지고 같은 진영에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왈가왈부 갖은 양념을 뿌려대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런 사람들에게 한가지만 묻고 싶다.
당신들은 이상향을 꿈꾸는 사람들 맞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