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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아 먹으라는 밭이지 흙 쓰고 들어가라는 거야, 이 미친 것들아. 콩밭에서 웬 금이 나온다구 이지랄들이야 그래."
하고 목에 핏대를 올린다. 밭을 버리면 간수 잘못한 자기 탓이다. 날마다 와서 그 북새를 피고 금하여도, 담날 보면 또 여전히 파는 것이다.
"오늘로 이 구뎅이를 도로 묻어 놔야지 낼로 당장 징역 갈 줄 알게."
너무 감정에 격하여 말도 잘 안 나오고 떠듬떠듬거린다. 주먹은 곧 날아들 듯이 허구리께서 불불 떤다.
"오늘만 좀 해보고 고만두겠어유."
영식이는 낯이 붉어지며 가까스로 한마디하였다. 그리고 무턱대고 빌었다. 마름은 들은 척도 안 하고 가 버린다. 그 뒷모양을 영식이는 멀거니 배웅하였다. 그러나 콩밭 낯짝을 들여다보니 무던히 애통 터진다. 멀쩡한 밭에 구멍이 사면 풍풍 뚫렸다.
예제없이 버력은 무데기무데기 쌓였다. 마치 사태 만난 공동 묘지와도 같이 귀살쩍고 되우 을씨년스럽다. 그다지 잘되었던 콩포기는 거반 버력더미에 다 깔려 버리고 군데군데 어쩌다 남은 놈들만이 고개를 나풀거린다. 그 꼴을 보는 것도 자식 죽는 걸 보는 게 차마 못할 경상이었다. 농토는 모조리 떨어질 것이다. 그러나 대관절 올 밭도지 벼 두 섬 반은 뭘로 해내야 좋을지. 게다 밭을 망쳤으니 자칫하면 징역을 갈는지도 모른다. 영식이가 구뎅이 안으로 들어왔을 때 동무는 땅에 주저앉아 쉬고 있었다. 태연 무심히 담배만 뻑뻑 피는 것이다.
"언제나 줄을 잡는 거야."
"인제 차 차 나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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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엔 콩도 뜻밖에 잘 열리고 맘이 좀 놓였다. 하루는 홀로 김을 매고 있노라니까,
"여보게, 덥지 않은가. 좀 쉬었다 하게."
고개를 들어보니 수재다. 농사는 안 짓고 금전으로만 돌아다니더니 무슨 바람에 또 왔는지 싱글벌글한다. 좋은 수나걸렸나 하고,
"돈 좀 많이 벌었나. 나 좀 꿔 주게."
"벌구 말구, 맘껏 먹고 맘껏 쓰고 했네."
술에 거나한 얼굴로 신껏 주적거린다. 그리고 밭머리에 쭈그리고 앉아 한참 객설을 부리더니,
"자네, 돈벌이 좀 안할려나. 이 밭에 금이 묻혔네, 금이."
...
...
수재는 낙담하는 기색도 없이 늘 하냥이었다. 땅에 웅숭그리고 시적시적 노량으로 땅만 판다.
"줄이 꼭 나오겠나?"
하고 목이 말라서 물으면,
"이번에 안 나오거든 내 목을 비게."
서슴지 않고 장담을 하고는 꿋꿋하였다. 이걸 보면 영식이도 마음이 좀 되는 듯싶었다. 전들 금이 없다면 무슨 멋으로 이 고생을 하랴. ...
... 그는 비슬비슬하다 어느 틈엔가 구뎅이 속으로 시나브로 없어져 버린다. 볕은 다스로운 가을 향취를 풍긴다. 주인을 잃고 콩은 무거운 열매을 둥글둥글 흙에 굴린다. 맞은쪽 산밑에서 벼들을 베며 기뻐하는 농군의 노래.
"터졌네, 터져."
수재는 눈이 휘둥그렇게 굿문을 뛰어나오며 소리를 친다. 손에는 흙 한 줌이 잔뜩 쥐었다.
"뭐?"
하다가,
"금줄 잡았어, 금줄."
"응!"
하고 외마디를 뒤남기자 영식이는 수재 앞으로 살같이 달려들었다. 허겁지겁 그 흙을 받아들고 샅샅이 헤쳐 보니 딴은 재래에 보지 못하던 불그죽죽한 황토이었다. 그는 눈에 눈물이 핑 돌며,
"이게 원 줄인가?"
"그럼, 이것이 곱색줄이라네. 한 포에 댓 돈씩은 넉넉 잡히대."
...
"네, 한 포대에 오십 원씩 나와유."
하고 대답하고 오늘밤에는 꼭 정녕코 꼭 달아나리라 생각하였다.
...
* 김유정 - '금 따는 콩팥'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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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휴대폰 만지작거리며 설정한 벨소리 가운데,
"전화왔다! 메시진데 속았지?" 하는 메시지 알림음.
살며시 미소짓게 하는 꼬마아이의 목소리.
문득,
사람이 사람을
발등 찍지 않고 등 치지 않고...
그냥 사람이라는 이유로 사람을 표적으로 삼지 않고...
그렇게 우리
살아가고 있는 걸까, 생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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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이,
여러 지역에서 마트를 운영하고 계신다던 집의 아이 이름, 유정, 유리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