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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안의 엽서〕"니 돈이면 그렇게 하겠어?"-"왜 진흥제 이후에 신라는 발전을 안 한 겁니까?"(선덕여왕 인용부분)
길형구 | 2009-10-16 16:36:50 | 조회 840 인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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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안이 전하는 엽서 한장〕

 

너무 책만 본다고 타박 받는 저이지만 TV 드라마도 꽤 즐깁니다.

특히 사극은 관심이 많아서 챙겨봅니다. 사극은 역사적 사실과 작가의

상상력이 적절히 버무려져 재미도 있거니와, 역사가 그렇듯이 늘 새롭게

가슴에 와 닿는 것이 많습니다.

 

요즘은 MBC의 인기드라마인 「선덕여왕」을 즐겨 보는데, 며칠 전

보았던 장면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나중에 선덕여왕이 될 덕만 공주는

그 당시 최고의 실세였던 미실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덕만>  “새주께선 현명하십니다. 모든 것에 대한 통찰도 뛰어나시고...

행동력, 지도력 모든 것이 뛰어나십니다. 헌데 왜 진흥제 이후에

신라는 발전을 안 한 겁니까?” ... “새주께서 통치하시는 동안은 한 번도

없었던 일이니까요! 그렇게 늘 공포로만 다스려 오셨으니까요.”

 

미실> “어찌 그렇습니까”

 

덕만> “새주님은 나라의 주인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새주께서

나라의 주인이었다면 백성을 자기 아기처럼 여겼을 테고

그럼 늘 이해시키려 하고, 늘 더 잘되길 바랐겠죠, 허나 주인이 아니시니

남의 아기를 보는 것 같지 않았겠습니까? 늘 야단치고, 늘 통제하고,

늘 재우고만 싶겠죠.

   

덕만공주 말대로 미실은 권력을 누리는 데만 관심을 가집니다.

나라의 주인이 아니었기 때문에 나라의 바탕인 백성을 억누르고 야단치고

통제해서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는 데만 관심이 있었다는 것이겠지요.

 

저는 요즘 서울 시내 곳곳을 두 발로 밟고 다닙니다. 일찍이 제가

해보지 못했던 길 밟기를 하며 예전에는 볼 수 없던 사람들도 만나고

새삼 스쳐 지났던 풍경 이면에 숨어있던 진실의 한 단면을 봅니다.

당장 해결 방안이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더라도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 문제해결의 첫 걸음이 될 것이라는 마음입니다.

 

서울을 걷다 보면 두 가지가 우선 눈에 띕니다.

하나는 집 앞과 골목이 깨끗해진 것입니다.

정부가 어려워진 경기를 되살려보고자 2조원에 가까운 재정을 들여

벌이고 있는 ‘희망근로사업’ 덕이라고 합니다.

두 번째는 도무지 제대로 길을 걸을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시도 때도 없는 보도블럭 교체 공사, 버스전용차로 공사,

공원에 나무 새로 심기 등 마치 밀린 숙제하듯 서울시내 온갖 공사가

동시다발로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것을 보면서 故 정주영 명예회장님이 떠올랐습니다. 대학을 졸업한 후

말단 사원으로 입사해 현대자동차 사장이 되기까지, 저에게 가장 많은

가르침을 주신 분이 바로 고 정주영 명예회장님이십니다.

 

정주영 명예회장님 말씀 중 특히 생각나는 것이

 “니 돈이면 이렇게 하겠어?”입니다. 무슨 뜻이냐고요?

바로 덕만이 한 얘기와 똑같은 것이지요. 지금도 마찬가지이고,

이 말씀은 제가 일을 할 때마다 떠올리며 의사결정 할 때 푯대로 삼는

말입니다. 국회의원이 되어서도 항상 이 말씀을 머릿속에 새기고

일했습니다.

 

그렇듯 이런저런 생각을 할 때마다 항상 제가 서두에서 말씀드린

“내 돈이라면”이라는 말이 의사결정과 행동의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내가 주인이라면 돈을 이렇게 쓸까?

 

집 앞과 골목길을 깨끗이 하는 것은 참 좋은 일이지요.

그러나 막대한 국공채를 발행해서 마련한 돈을 매년 멀쩡한 보도블럭을

갈아엎어 버리는데 쓸 것이 아니라, 좀더 생산적인 일에

써야하지 않을까요. 이를테면 인도의 반을 가로막는 가로수를 정리하던지.

아니면 지하철에서 노년을 보내고 계시는 우리 어르신들에게 희망근로보다

좀 더 나은 사회적 일자리를 만들던지.

 

이 돈의 주인이 나라면 꼭 필요한 곳에 돈을 쓸 겁니다. 그것도 아껴서

도로도 내고 보도블럭을 깔며 편리하게, 또 오래가게 깔아야지

해마다 그것도 시도때도 없이 공사를 해서 막상 걷기를 방해할 정도가

돼서야 되겠습니까?

더 나아가 도로를 넓히고 새로 내는 것도 그렇습니다. 새 아파트를 짓고

뉴타운 사업을 하며 주민들을 몰아내고 있는데요. 그 사람들이 살지 못하는

도시는 이미 대한민국의 대표도시, 자랑스러운 서울이 아닐 것입니다.

 

이게 아닙니다.

방법을 찾아보아야지요. 더불어 같이 잘 살 수 있는,

 ‘같이 잘 사는’ 서울을 만드는 방법을.

 

다시 선덕여왕의 덕만공주와 미실 이야기로 돌아가 볼까요?

 

덕만> “주인이 아닌 사람이 어찌,

나라를 위한 꿈을 백성을 위한 꿈을 꾸겠습니까?“

 

권력유지에만 급급해 백성을 공포로 다스리는 미실에게

“주인이 아닌 사람이

어찌 나라를 위한 꿈을 백성을 위한 꿈을 꾸겠습니까?”

라고 말하는 덕만공주의 말은 정말 적확(的確)한 지적입니다.

 

경영학이나 경제학, 나아가 법학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는

“주인-대리인”문제입니다. 대리인은 자기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기 때문에

주인의 이해와 곧잘 상충됩니다. 많은 이론들이 이런 이해상충을 해결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지요.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항상 이런 질문을 가슴에 새기면서 행동하는 것이 아닐까요?

 

그래서 걷고 있습니다. 현장에 답이 있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걷고

많은 사람의 이야기를 듣겠습니다. 이를 통해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생각합니다. 언제 문제가 없던 때가 있었나요? 중요한 것은

그것에 대해 함께 느끼며 같이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것이지요.

 

서울을 걸으면서 꿈꿀 수 있는 자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그리고 꿈을 꿉니다.

넉넉하고, 아름답고, 멋지고, 창조적인, 잘사는 서울을 상상하며...

 

2009년 10월 12일
이 계 안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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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는나그네  

어찌 같은 이슬을 독사가 먹으면 독이 되고 젖소가 먹으면 우유가 된다드니...
같은 현대 물을 먹은 명박이는 저절스런 질떨어지는 CEO였고
이계안 전의원 같은분은 개념있는 의원님이 되셨을꼬?
09-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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