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어제 써두었던 글입니다. 아래 어떤 글에 대한 반론이 아닙니다.)
제가 요즘 시민광장에 틈날 때마다 들어옵니다. 일하면서 아예 시민광장 창을 계속 띄워놓고 일 없을 때는 계속 들어오는 거죠. 한 때는 무관심 상태로 뚝 끊어보기도 했었고, 다시 관심 안에 들어왔을 때 어떤 기간 동안은 인터넷 접속할 시간 자체가 없어서 못했었지만 요즘은 다시 시간적 여유가 생겼답니다. 제 직업상, 지난주부터 신종플루 환자와 일반 감기 환자가 줄어들기 시작했고 이번 주 들어서는 지난 주보다도 더 감소했기 때문이랍니다.
한동안 조용해서 좋았는데 제가 나타나서 별로 유쾌하지 않을 분들도 계실 겁니다. 그런 분들에겐 참 죄송하네요. 그래도 어쩌겠어요? 한솥밥 먹기로 한 사람들이니 누구 때문에 밥맛이 떨어지더라도 밥그릇을 뺏을 수는 없는 일이잖아요. 소화를 잘 시키고 병이 나지 않으려면 스트레스 받지 말고 기분 좋게 먹을 수 밖에요.
며칠 전 ㄱ님의 좋은 글에 대해 찬물을 끼얹는 댓글을 썼었습니다. 저로서는 아쉬움이 있었기에 짚고 넘어간 겁니다. 저 개인적 생각이지만, 제가 생각하는 내용만 있었다면 아낌없이 추천을 드릴 수 있는 글이었기에 아쉬움이 더 컸는지도 모릅니다.
제가 예상했던 검정닉의 비난 댓글이 하나도 없어서 놀라웠습니다. 시민광장 게시판 문화에 변화가 생긴 걸까요? 좀 더 두고 볼 일이겠죠.
저의 댓글을 보고 후련하다는 비공식적 반응도 있었지만, 저를 또다른 '깨달음'으로 안내한 건 오히려 반대 의견이었답니다. 그것도 저랑 제일 가까운 사람이요. 별로 좋아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예전엔, 약간 문학적인 표현으로 하자면 '핍박 받는' 입장이었기에 날카롭고 자기 방어적인 글을 써야 했지만 지금은 입장이 많이 바뀌지 않았느냐, 그렇다면 이젠 무극이아빠님처럼 포용하는 글을 써야 한다는 것이 요지였습니다. 무서운 시어머니 역할보다는 따뜻한 어머니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겠죠.
듣고 보니 그 말이 맞는 것 같았습니다. 결론적으로는 이제 같이 손잡고 잘해보자면서 예전 일을 들춰 상대를 궁지로 몰아넣은 것이 결코 잘하는 일은 아닐 겁니다. 제가 제 소신껏 언행을 하듯 그들도 자기 소신이 있어 지금까지의 입장을 고수했던 것이고, 첨맘님 관련해서 그들의 바람과 예상이 빗나간 것만 해도 그들에겐 충격과 혼란을 가져온 상황에 대고 잘못된 입장에 대해 인정한다면 사과까지 하라고 윽박지른 형국이 되었으니 저의 댓글이 얼마나 가혹하고 잔인했을까요?
가혹했다면 죄송합니다.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면 사과드립니다. 화합을 말하는 사람이 화합의 전제조건을 단 것은 화합하지 말자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좀 더 여유로운 입장에 있는 사람이 어려움에 빠져있는 사람들에게 아량을 베풀어야 한다는 것을 잊고 있었습니다. 이건 결코 가진 자의 오만함이나 거드름 같은 것이 아닙니다. 저도 소수 의견이 되는 어려움에 처해봤었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 피해의식이 생기고 반감이 생기는지를 기억해냈기 때문입니다.
한솥밥 먹는 사람들끼리 과거 청산하고 발전적인 미래로 나아가자라고 하는 것은, 한일간의 역사를 청산하고 발전된 양국 관계를 만들자는 것과는 다른 것이어야 하겠죠. 우리는 '유시민'이라는 한 사람을 같이 지지하는 '동지'니까요.
생각해보니, 그들 입장에서는 현 상황이 참 어이없고 분노까지 치밀어 오를지도 모르겠더군요. 연초에 양편으로 갈려 싸울 때의 쟁점은 하나였습니다. 조금 과장이 될지도 모르지만 이해하기 쉽게 쓰겠습니다. 한편에서는 시민광장에 있는 일부 신당 참여자들이 시민광장을 신당에 통째로 갖다 바치려고 한다는 우려를 나타냈었고, 다른 한편에서는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신당할 사람들은 나가서 할 것이니 걱정말아라, 다만 신당이 생기고 첨맘님이 참여한다면 시민광장에서 신당 참여를 권유하는 정도는 할 수 있지 않겠느냐 하는 것이었지요.
이 두 노선이 첨예하게 대립하며 이전투구를 했었는데 현 상황은, 첨맘님이 신당에 참여하셔서 험난한 길 함께 가자고 지지자들에게 호소하고 계시고 시민광장 분위기는 첨맘님을 따라가야 한다는 것이 우세한 모양새로 마무리지어진 것입니다. 그들이 우려한 것처럼 통째로 갖다 바치거나 시민광장을 정당 조직화한 것은 아니지만 그에 준하는 상황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요. 그들 입장에서는 반대 노선의 사람들이 자기들이 한 말을 지키지 않은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고요. 나가서 한다더니 나가지도 않고 오히려 신당 적극 참여자가 시민광장의 대표까지 하겠다며 나선 상황이니까요(그러나 이 분은 11/22일까지만 참여당에서 맡은 직분을 끝내고 시민광장에만 집중하시겠다 했습니다). 물론 누군가 이 쪽 노선을 대표해서 공식적으로 약속을 한 건 아니고 논쟁 중 개인들 의견이었지만요.
이 시점에서 우리는 또다시 시민광장의 정체성 문제에 봉착하게 될 겁니다. 이제는 큰 틀에서 합의를 이루었으면 좋겠습니다. 소극적 활동을 하는 단순한 팬카페에 머물러야 하느냐, 적극적 활동으로 첨맘님을 뒷받침하는 길을 갈 것인가?
저와 다른 입장에 있는 분들께 부탁을 드려봅니다. 첨맘님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어떤 경로를 통하든지 알아보시고 지금까지 견지해온 노선을 조금만 수정해서 같이 손잡고 가자고요. 시민광장 초창기부터 유빠의 자부심은 무엇이었습니까? '일당백 전사'나 '유빠 사전에 불가능은 없다' 같은 것 아니었습니까? 이런 자부심과 조용히, 조심스럽게 첨맘님 뒤를 따라가자는 순수 팬카페론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잖습니까? 그리고 올해 두분의 전임 대통령 서거 후 시민광장 회원이 두 배 가량 늘었고, 이는 시민광장 구성원들의 성향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이들은 두 분 대통령님의 유지를 이어받아 '행동'하고자 하는 사람들이며, 힘을 키우기 위한 '조직화'의 열망이 높은 분들입니다. 그러니 시대와 상황의 변화를 받아들이시고 노선을 조금만 수정해주십시오.
국민참여당 적극 참여와 시민광장의 적극적인 첨맘님 활동 지원, 이것이 쌍두마차가 되어 첨맘님을 태우고 훨훨 날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