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먼 나라 힌두교 대사원에 갔다가 그곳에서 손이 여덟 개인 신의 아내를 만났습니다 문득, 손이 열 개라도 모자라는 우리 나라 어머니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지나가는 말로 수작을 걸었습니다
여덟 손을 가진 신의 아내여 빛나는 신들의 시대, 백포도주로 강을 넘치게 하고 떠오르는 보름달을 그 위에 멈추게 하던 신의 시대에서도 여자는 일하는 어머니였습니까 아니면 임신과 출산의 기계였습니까
신들은 이마에 땀을 내지 않지만 백성의 마음으로 들어가야 한답니다 내 남편 위시누는 머리가 넷이지요 동서남북 백성을 점지하기 때문이고 내 팔이 여덟임은 사면팔방 백성들의 마음을 보살피기 때문이랍니다 생기복덕 발원하는 백성들을 훈육하고 다스리고 먹이고 잠재우고 축복하고 일으키고 싸매주고 위로하는 일이란 신의 아내가 담당하는 것이지요 남편 위시누는 통치를 주관하고 나는 그 내조를 책임졌답니다
아하, 공―사 역할 분리가 당신 시대 것이군요 지금도 그 일을 하고 계십니까?
파리나 날리고 있답니다 세속의 남자들이 대권에 골몰하고 그 여자들이 내조에 서원하니 우리는 속세에서 버림받았답니다 신들은 사원에 갇힌 신세랍니다
신이 버림받은 시대 인간 승리 시대를 어떻게 보십니까?
오고 있는 역사는 언제나 개벽세상이고 와 있는 역사는 언제나 남자세상이었으니 이제 평등하지 않은 것은 종래 버림받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