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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개혁님. 아래 글에서 '재판을 만드는 것'에 대하여 화두를 제시했습니다.
가령 이번 헌재결정이 형사재판이었다면 사람의 목숨이 달려있는 것이기에 얼마나 살인적인 재판이 되는지에 대하여 비교토론하고 싶었는데, 댓글을 보니 그럴 마음이 전혀 없으신 것 같아서 그냥 넘어갑니다.
아래 토론과정을 거치고, 댓글 중 님의 합리에 대한 가치관을 보면서 이 토론의 중심에는 결국 합리성에 대한 님의 몰인식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원론적인 의문이 생깁니다.
님께서는 합리적인 것을 참 좋아하시는 분 같고 아래 글에서도 합리성에 대하여 의견을 표하셨는데요, 님의 말씀에 의하면 합리성은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고 평가하는 것, 솔직한 마음으로 사회통념에 얽매이지 않고 사고하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님의 말씀처럼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과 그것을 평가하는 것은 말처럼 그렇게 쉬운 것만은 아닙니다. 가장 어려운 것일 수도 있겠죠. 사실의 영역과 평가의 영역이 따로 존재할 수도 있고, 두개가 혼재할 수도 있으며, 더욱이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도 어렵고 그것을 평가하는 것은 더더욱 어렵습니다. 사실이 곧 진실일까요. 진실이 곧 진리일까요. 솔직한 것이 꼭 바람직한 것일까요. 똑같은 사실을 똑같이 보고도 보는 사람마다 머리속에 열두가지 생각을 하고, 그 열두가지 생각이 하루에도 열두번 변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사회통념을 뛰어넘는 것은 말처럼 쉬운가요. 사회통념이란 사회평화를 유지하는 정신적 공통기반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의 이해관계를 정리하는 역할을 합니다. 님도 그것 때문에 얻고 있는 이익이 많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깬다는 것은 엄청난 노력과 시간과 자기희생이 따르고 때로는 목숨까지 요구합니다. 또한 사회통념이란 사회구성원의 정당한 신뢰를 통하여 구축되는 것이기에 일반적인 보호가치 있는 신뢰의 총체입니다. 법을 공부하셨으니 그 정도는 아실테구요. 또 그렇게 미디어법을 유효로 보고 나경원을 옹호해서 얻는 이익이 사회통념을 깰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지는 더더욱 의문입니다.
님이 말씀하시는 것만이 합리적이고 타인이 말하는 것은 비합리적인가요. 님의 말만 가치가 있고 남의 말은 가치가 없는 것인가요. 님의 말만 솔직하고 사회통념에 구애받지 않는 것이고 남의 말은 하찮은 사회통념에 불과한가요. 토론과정이 적절하고 별 문제가 없었다면, 다수의 주장을 수긍하고 양보할 현실적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합리적인 것 아닌가요.
님께서는 남의 말은 전혀 이해하려들지 않으면서 같은 주장만 계속 반복하시는 듯 합니다. 그렇다고 딱히 남의 주장에 대한 반론도 제시하지 않습니다. 오류에 대하여 지적을 하면 반박도, 변명도 하지 않습니다. 저를 비롯하여 다른 분들은 님의 주장 그 자체를 놓고 나름의 합리성을 가지고 논리적으로 계속 반론했는데도 말입니다. 무엇이 합리적인 것인지 정말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의견이 다르다고 별로 열받지 않습니다. 님께서 좀 열받으신 듯하여 드리는 말씀입니다. 윤리도덕적으로 크게 문제가 있거나 역사적 관점에서 명백히 잘못되지 않은 한, 오늘 서로 견해를 달리해서 토론하더라도 내일 같이 밥을 먹으면서 웃을 수 있는 그런 토론문화를 저는 기대합니다.
한가지 어줍잖은 충고 드리자면, 가치평가를 할 때는 '정의'를 가장 중심에 놓고 평가하시길 바랍니다. 정의가 무엇이냐구요. 저는 멍청해서 정의가 무엇인지 아는데 몇년 걸렸습니다. 님도 한번 고민해보시길.
마지막으로, 합리란 무엇인가요. 합은 그렇게 중요한 말은 아니고, 리(理)가 무엇인가요? 님의 관념의 크기를 한번 알고싶어서 질문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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