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의 가슴 떨리는 1주일
다음날 12월 4일 오전 11시,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에 대한 선고공판이 서울중앙지법 320호에서 열린다.
노회찬 사건의 개요는 다음과 같다.
노회찬 대표는 국회의원이던 2005년에 국회의사당 내 법사위 회의 전(前)에, 안기부 불법 녹취록에 거론된 떡값 검사 7명의 명단을 <보도자료>로 공개하였고, 그 <보도자료>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렸다.
이에 대하여 검찰은 법적 검토에 들어갔다.
일단 노회찬 의원은 <도청 내용을 공개하거나 누설한 사람은 10년 이상의 징역과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라는 통신비밀보호법 제16조를 위반했다고 판단되었다. 또한, 형법상 명예훼손죄의 여지도 있었다.
그러나, 국회의원은 헌법상 면책특권이 있다. 국회의사당 안에서 행하는 일체의 언행은 민형사상 면책된다. 국회의사당 안에서라면, 국회의원이 무슨 말을 하든 민형사상 책임을 지지 않는다. 때문에 김대중 정부때와 노무현 정부때에 한나라당 의원들은 <아니면 말고>식의 폭로를 할 때에는 항상 국회 의사당 안에서 했다.
문제는 노회찬 의원이 <보도자료>를 자기 홈페이지에도 올렸다는 것이었다. 노회찬 대표가 국회 내에서 보도자료를 배포한 것은 헌법상 면책특권에 기해 면책된다고 하더라도, 보도자료를 자기의 홈페이지에 올린 것은 헌법상 면책특권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검찰은 노회찬 대표를 명예훼손및 통비법 제167조 위반으로 기소하였고, 변호인단은 <헌법상 알권리, 표현의 자유>등을 거론하면서 무죄를 주장했다. 그러나, 1심 법원은 노회찬 대표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고, 항소심 선고가 다음달인 12월 4일에 열리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돌아보면, 노회찬 대표가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을 최대한 활용하지 못한 점은 아쉬움이 많다.
노회찬 대표는 헌법상 면책특권에 기해 국회의사당 안에서 최대한 투쟁해도 되는 일이었다. 그럼에도 그는 국회의사당 밖에 있는 자기 홈페이지를 통해 보도자료를 재배포함으로써 면책특권의 보호를 받지 못했다.
물론, 노회찬 대표는 당시에 <나는 면책특권을 포기했다. 나를 기소하라.>라고 주장했지만, 일반적으로 생각이 다소 짧지 않았나 한다.
참고로, 일반인이 행하는 폭로사건도 <국민의 알권리, 표현의 자유>가 인정되어 무죄가 선고되기도 한다. 안기부 사건의 경우, 공적 관심사항이므로 충분히 위법성이 조각되어 무죄가 될 여지는 있다. 참고로, 노회찬 사건을 담당한 1심은 위법성 조각사유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나저나, 과연 12월 4일 중앙지법 항소심은 <국민의 알권리, 표현의 자유>를 인정해줄 것인가.
만약 노회찬 대표에게 무죄로 선고되면 노회찬 대표는 <잠시 잊혀졌다가 다시 되돌아오는 영웅>이 될 것이다.
만일 2심에서도 유죄가 선고된다면 노회찬 대표의 입지는 상당히 좁아질 것이다. 나아가, 대법원에서 1심 선고가 확정되면, 공직선거법 제18조 제1항 제2호의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를 받고 그 집행이 종료되지 아니하거나 그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되지 아니한 자>에 해당하여 피선거권이 박탁된다. 공직선거법 규정에 따라 노회찬 대표는 내년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지 못한다.
이래저래 노회찬 대표에게는 이번 주가 상당히 가슴 떨리는 시간이 될 것이다. 노회찬 대표가 유시민의 지방선거 연대 주장에 대하여 <사랑하지 않는 사람끼리 모텔에 갈 수는 없다.>라고 주장한 것도 긴장감을 덜어내기 위한 너스레는 아니었을지.
여담으로, 노회찬 대표에게 <형사사건에 연루된 상황을 즐겨라.>라는 충고를 해주고 싶다.
필자도 지만원을 모욕한 죄로 서울중앙지법에서 벌금 30만원을 선고받았다. 2008년 11월 14일에 지만원은 문근영에 대하여 빨치산 운운하는 글을 다수 썼고, 이에 대하여 필자가 <지는 만원이나 냈나?>라는 글을 썼는데, 지만원이 필자의 글을 모욕죄고 고소하였고 검찰에 지만원 모욕죄로 기소한 덕에 그런 사단이 생긴 것이다. 필자는 서울중앙지법에 항소했으며, 12월 2일에 서울중앙지법에서 1차 심리가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필자는 노회찬 대표에게 연민과 동정의 감정을 느낀다.
노회찬 대표가 이번 기회에, 대한민국 검찰과 법원이 어떤 사람들인지, 대한민국 실정법이 개혁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발목을 어떻게 붙잡는지, 사회를 변화시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절실하게 깨닫기 바란다.
더불어 노회찬 대표는 마르크스가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라고 주장했던 이유에 대하여 다시금 새기기 바란다. 약자와 소수자는 단결 또는 연대하지 않으면 강자 혹은 다수자를 이길 수 없는 것이다. 유시민의 연대 주장은 단결을 촉구하는 것일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