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연대와 국민참여당
국민참여당이 창당된다고 했을 때, 우려와 기대가 공존했었다. 우려는 국민참여당이 야권 분열에 일조할 것이라는 것이었고, 기대는 국민참여당이 나름의 역할이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일단, 국민참여당에 대한 우려는 일반적인 것이었다. 국민참여당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후보자를 내서 소위 야권 후보 난립이 발생할 경우, 이명박 정권 심판이라는 중간선거의 본질을 흐려질 것이라는 것이었다.
반면, 국민참여당에 대한 기대는 특수한 것이었다. 국민참여당의 인적 구성은 주로 영남권 친노들인데, 영남권의 반 한나라당 정서 혹은 반이명박 정서에 힘입는다면 영남권에서 승산이 있다는 것이었다. 국민참여당 스스로도 <영남권에서는 한나라당을 견제하는 영남야당이 되겠다.>라고 천명한 바 있다.
그런데, <영남권에 한해 영남야당이 되겠다.>라는 국민참여당에게는 하나의 중요한 걸림돌이 있다. 바로 <친박연대>라는 <한나라당 이중대>의 존재가 그것이다.
친박연대의 존재론적 지위는 무엇인가. 일반적으로 <이삭줍기 정당>이다. 한나라당 문 바로 앞에 돗자리를 깔고 바가지를 놓은 후, 한나라당이 버린 후보자들을 흡수하는 역할을 친박연대가 한다. 친박연대는 이런 평가를 부정할 것이지만,실질적으로 친박연대는 한나라당이 버린 B급 정치인들로 운영된다는 점에서 그들의 부정은 설득력이 없다.
문제는, 친박연대의 <이삭줍기 전략>이 상당히 위협적이라는 점이다. 아무리 떡고물에 불과하더라도 떡 자체의 규모가 상당히 클 경우엔 떡고물 장사도 해볼만한 것과 같은 이치다. 맹수가 먹고 남은 찌꺼기를 먹고자 맹수 주변에 항상 까마귀들이 맴도는 것도 같은 이치다. 맹수만 따라다녀도 까마귀는 먹고 살만 한 것이다.
이렇게 분석해보면, 친박연대는 분명 국민참여당에게 있어 장애물이다. 친박연대가 존재하는 한, 영남권에서의 반 이명박 정서의 수혜자는, 국민참여당이 아닌, 친박연대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데, 그 친박연대가 내년 초에 한나라당과 합당할 수 있다고 한다. 친박연대와 한나라당 간에 어떤 거래관계가 있을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국민참여당의 입장에서는 듣던 중 반가운 소리다. 친박연대가 한나라당에 흡수되어야, 내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참여당은 영남권에서 교두보를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분석에 의하면, 국민참여당이 내년 지방선거 직전에 민주당과 대통합을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국민참여당이 영남권에 집중할 경우에 한해서 말이다.
국민참여당도, 만약 지방선거 전 민주당과의 합당을 할 것이 아니라면, 공연히 수도권에서 후보자를 내서 야권분열을 일으킬 것이 아니라, 영남권 진출에 당력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같은 이치로 유시민 전 의원도, 서울시장이나 경기도지사 선거가 아닌, 대구시장이나 경북도지사에 출마할 필요가 있다. 보수의 심장 대구에서 진보진영 후보로서 승부수를 펼친다는 고도의 명분도 있고, 거기서 낙선되더라도 명분과 명성을 살리는 이익이 있다. 또한, 내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되는 통해 차기 대선에 출마하지 못하는 불행(?)이 발생하는 것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
참고로, 국민참여당에 대한 기대치(=영남권 진출 교두보 확보)는 민주당에게도 기회요인이다. 민주당이 지방선거 전에 국민참여당과 굳이 당대당 통합을 할 필요가 없는 이유라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