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을 보고도 잘못이라 말하지 못한다면 존경받는 원로라 할 수 없다.이만섭 전 국회의장이 YTN 방송을 통해 원로랍시고 정치권을 훈시한 장면을 보니 답답하다. 그는 어느 쪽도 편애하지 않는 정치권 훈시로 가끔 초대된 듯한데 문제의 본질을 외면하는 양비론을 듣자면 기가 막힐 따름이다.
알고보면 양비론도 아니었다. 양비론은 포장일 뿐 교묘하게 현 정부 편에 서서 4대강 사업 예산을 반대하는 야당을 왜곡한다. 정부와 여당의 정치력 부재를 언급하지만 야당을 향해 '반대를 위한 반대'로 표현하는 그 속에는 4대강 사업의 잘못됨에 대한 가치의 판단도 없어 보였다. 원로라는 분이 어떻게 정책 사안에 대한 문제의식 조차 없단 말인가
그러나 판단이 없는게 아니었다. 세종시 논란에 이르러서는 '기업도시'가 옳다는 견해를 들으니 이만섭의 파란만장했던 '정치철새 행각'이 떠올랐다. 전두환 정권에서는 관제야당의 총재였고 그 후로 신한국당과 민주당에서 오고가는 철새의 대표격이라 할 것이다. 철새 정치인이 이명박 정부에 편애하는 것이야 놀랄 일도 아니다.
그는 과거의 예산 정국이 성탄절을 넘기지 않았다면서 야당을 질책한다. 문제가 있어도 두리뭉실하게 넘어가자는 것이다. 이만섭이 활약한 과거의 정치가 매사에 그렇게 무원칙했으니 이 나라의 정치,경제,사회가 아직까지 이 모양 이 꼴이 아니던가
원로가 이 모양이니 현직 국회의장이야 오죽하겠나. 대통령의 전화 한마디에 야밤을 통해 야당과의 논의 없는 '노동법' 날치기를 강행했던 김형오 국회의장, 미디어법과 4대강 사업이라는 목표가 성취되었으니 이제와서 '직권상정' 폐지 운운하는 기만적 행위는 쓴 웃음을 짓게한다. 기일내에 협상되지 않으면 큰 일이라도 날 것처럼 시기를 못박아 '직권상정'을 위한 빌미 찾기에만 혈안이 된 김형오의 사기극에 이 나라의 근본이 흔들리고 있으니 여러모로 우스운 꼴이 되었다. 그러고도 정치발전이던가
이런 모양새는 언론도 다르지 않았다. 의회정치를 파괴한 거수기 한나라당을 두고 '안상수 다시 봤다'며 치켜 올리는 '조선일보' 보도 행태야 어디 한 두 번 보는 것도 아니어서 놀랄 일도 아니다. 문제는 그 밖의 방송사와 신문사들이다. 눈 앞의 날치기를 보고도 침묵 또는 '축소보도'하면서 문제의 본질을 외면하는 '양비론'만 일삼는 행태는 더 이상 가만 두고만 볼 수 없다. 2010년은 그야말로 검찰과 함께 언론의 문제에 대한 집중 성토가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될 만큼 중대하다 할 것이다.
이른바 해바라기 언론의 특성이라 할까? 참여정부에서는 자유를 만끽하다 못해 만만하다 싶어 조그만 실책에도 물어 뜯었던 그들이 권력의 폭력앞에서는 눈치보기 바빠 침묵으로 빌빌거린다. 그것도 모자라 찬양까지 하지 않는가.
그들은 지난 정권의 4대개혁 입법에는 파토를 놓다시피하였지만 '4대강 사업'의 잘못됨에 대해서는 비판력을 무디게 하는 양비론 또는 침묵이었다. 보편적 사고의 소유자라면 누가봐도 무엇을 비판하고 검증해야하는지 언론 스스로가 잘 알 것이다. 중립적 보도행태는 옳고 그름의 가치에 대해 용기 있게 말하는 정론이래야 그것도 가능하다. 현 정권의 폭력앞에 빌빌거리거나, 잘못된 권력과의 코드가 맞아서 검증조차 하지 못한다면 그게 어디 '정론'이라 할 수 있는가
한나라당은 4대강 사업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야당과의 논의 없는 '날치기 강행'으로 2009년을 마감하였다. 이러고도 이명박 정부가 고건 전 총리를 앞세워 '사회통합위' 운운하니 여지없이 진정성 없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하였다.
국민이 동의하지 않는 법안 날치기의 한나라당, 여기에는 물론 '박근혜'도 예외가 아니었다. 4대강 토목공사를 통해 떡고물이라도 바라는 '자치단체장들'과 연계된 침묵 및 동조가 아니라면 도대체 무엇이었을까? 그렇지 않고서야 '국민의 부정적 여론을 보고도 모르쇠 할 수 없다. 국민여론에 저렇게 무감각해서야 어떻게 차기 대권주자로 주목받는지 신기한 일이다.
이쯤에서 한나라당 그들내에서 느끼는 여론은 어떤 여론인지 묻게된다. 선거를 통해 집권한 여당이니 제 맘대로 해도 된다는 논리로 '정권의 탐욕'을 위해 국민여론'을 살피지 않다가, 선거때가 되면 '국민을 위해' 운운하는 패턴을 기대한 모양이다. 실상 이들 의원들을 움직일 수 있는 여론은 국민이 아니라 언론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언론의 단 하나의 질책도 못참아 언론자유를 짓밟지 않았는가. 그런 체계속에서 길들여진 언론에 의해 오판하는 악순환이 박근혜에게도 다가와 4대강 '날치기'에 동조한 격이었던가
설사 그렇다하더라도 분수에 넘치게 차기주자로 지목받는 수준이 아니라면, 박근혜는 어찌하여 대운하 의혹 사업과 미디어법에 대해 일관된 소신마저 없다는 말인가. 제 아무리 같은 소속 정당의 일이라 반대만 할 수 없는 처지라도 4대강 사업 경우처럼 명백하게 잘못된 것에 대한 가치 정도 조차 구분못해 침묵으로 일관한다면 '박근혜'야말로 거품에 불과한 한 단면이다. 오랫동안 지켜본 필자는 익히 알아본 바이지만...
더욱 더 놀라운 일은 민주당 '추미애' 환경노동위원장의 처신이다. 도대체 어떠한 실체적 비난이 무서워 '회기내 처리'라는 강박관념에 갖혔단 말인가. 노동법 개정이 해를 넘기면 안되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 해를 넘길때 문제가 있더라도 노동권이 확실하게 보장될 수 있도록 더욱 더 시일을 두고 논의해야 하는 것이다.
제 아무리 추미애 자신의 나름의 이유가 있다 하더라도 문을 걸어 잠구면서 단독 강행하는 행위는 어떠한 변명에도 정당화 될 수 없다. 망치와 톱질이 동원되었던 국회의 오명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 추미애는 정녕 모른단 말인가. 문을 걸어 잠궈 단독 강행한 한나라당이 아니던가
그 자리가 어떤 자리이던가. 소수 야당에게 주어지는 '위원장' 자리이다. 날치기 단독 상정이 난무하는 한나라당 독주속에서 야당에게 주어진 소중한 자리이다. 그런데도 어떻게 야당 의원들을 차단하고 한나라당과 단독 강행한다는 말인가.머리를 맞대고 논의하는 수고보다는 자신의 안위가 우선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자신의 안위 때문에 노동자의 노동권이 짓밟혔다면 남탓 이전에 자기 반성이 우선이다.
복수 노조와 교섭창구 단일화가 서로 다른 문제라고 말하니 아연실색이다. 복수노조는 1년 6개월로 유예되면서 '교섭창구 단일화'로 복수노조가 무의미하게 되었다. 노동 현장의 약자들을 위한 최소한의 노력 조차 볼 수 없는 사안에 추미애는 무엇이 떳떳해 변명이란 말인가. 혹여 대기업 회장들의 배부른 불만에 따라 정상적인 노동법 개정이라 착각하는 자질은 아니었길 바란다.
국민이 느끼는 정서와 다르게 정치권과 언론에서 떠드는 왜곡된 의제에 따라 판단조차 못한 오판인지 모르겠지만 여러가지 이유에서 날치기에 동조했던 박근혜와 추미애, 그렇다고 민주당이라해서 예외도 아니었다. 미디어법 강행 때와 달리 연말 새해 예산안 날치기 처리에서는 너무나 얌전한 저항이었다. 도대체 어떻게 해석해야 할 지 모르겠다.
순수한 뜻의 하천정비라 할 수 없는 4대강 사업 공사방식임에도, 대운하 의혹이 서려있음에도 , 4대강 토목공사에서 떡고물이라도 얻을려는 호남 자치단체장과 지역구 의원들의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 없는 민주당이었단 말인가. 그렇지 않다면 '폭력국회'라고 왜곡하는 여당과 관제언론의 공세가 두려웠단 말인가
민주당 정세균 대표의 이런 애매모호한 자세가 결국에는 이명박 독재에 이끌려간 모양새가 된 것이 아닌가? 미디어법 정국에서부터 전원사퇴를 각오하는 강한 저항이 있었다면 4대강 사업도 연달아 막을 수 있었음을 민주당은 알고 있는가
정세균 대표는 보수 진영의 토대가 강고하다는 이유로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말하지만 결과적으로 이것도 저것도 아닌 모양새에 MB 악법 하나 막지 못해 끌려다니는 꼴이 되고 말았다. 여기서 얻는 것이 MB악법에 대한 반사이익만 있을 뿐, 동시에 민주당의 능력에 대한 물음표도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거기에다 이젠 그 존재만으로 분열만을 야기하는 '화약고'까지 안고 가겠다고 한다. 이름하여 '정동영 복당'이다. 고향이라는 편안한 자리에 내려간 대선후보에게 민주당 후보가 이길 수가 없는 것은 당연하다. 탈당까지 감행해 민주당 김근식,이광철 후보를 낙선시키지 않았는가.
선거철만 되면 정당의 공익적 가치보다는 자신의 영달에 따라 당을 와해시키고 만드는 반복의 정당정치 왜곡도 모자라 불법,편법 경선을 감행해 자질을 의심케 하는 것으로서 대선 패배를 불러온 정동영이다.
그것도 모자라 노무현 전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정치보복성 탄압이 진행되는 와중에도 자신의 안위만을 생각해, 민주당의 만류에도 고향으로 내려가 출마한 행위는 정권의 분열공작에 동참한 것이었다. 그러고도 '정동영 복당이라니...
국민참여당의 창당소식에도 필자는 '리액션'하지 않았다. 민주당을 좀 더 지켜보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이런 식이라면 야권의 정당간의 포지티브한 경쟁으로 파이를 키우는 의미에서 '국민참여당' 응원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