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상 아는 두 사람이 있다.
두 분다 나보다 연배시며, 업무적으로도 매우 유능하신 분들이다.
헌데 나는 이 두 사람에 대한 극단의 평가를 가지고 있다.
우선 첫번째 사람인, 박모모 이사. (호칭 생략)
중국 상해로 출장을 갔을 때 '동방명주' 에 들린 적이 있다.
故 노무현 대통령의 방문 기념 사진을 보고 기쁜 마음에 카메라 셔터를 마구 눌러대는데
박이사가 슬그머니 다가오더니 대뜸 '재수없게 그 사진은 왜 찍어?' 그러는 게 아닌가.
업무 능력도 좋고 화술도 매우 좋아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지만 한편으론 그런 능수능란한
사교력이 뭔가 이해 타산적 밑밥인 듯 보여 썩 개운치가 않던 차, 하필 그로부터 저런 말을
들은 것이다. 그것도 내가 그 어떤 욕설보다도 끔찍해 마다않는 재수없다, 란 말을.
(나는 이 말은, 타인이 타인에게 하는 소리조차도 거북하다)
어떻게 노무현 대통령의 생을 '재수없다' 로 갈음할 수 있을까?
박이사의 인생 철학은 도대체 무엇이길래? 어떤 게 재수가 그득한 삶이길래?
노무현을 '경멸'하는 이들이 추구하는 생적 수단이란 건, 얼마나 낡고 닳고 끈적끈적할까.
일순간 이이에 대한 이미지에 먹구름이 끼면서 단순 그가 싫어지는 차원을 넘어,
그가 살아온 삶 전체를 의심스레 바라보고 선 나를 발견하는 것이다.
다음은 두번째 사람인, 김모모 사장. (송구하나, 역시 호칭은 생략)
최근 호주 출장을 가서 이번에 새로이 계약한 현지 한국인 딜러를 만났다.
연세도 많으신데다 많이 까칠하시고 영 무뚝뚝하여 조금은 불편해 있던 차,
시드니와 한국의 행정 명칭에 대한 얘기 도중 세종시 문제까지 대두되었는데. 이 분이
불쑥 격하게 이명박인 진짜 나쁜 놈이야, 하시는 게 아닌가. 그러더니 이내
우리쪽 눈치를 살피며 '아 대구에서 왔지. 거기는 명바기네..' 하시며 슬그머니
꼬리를 감추려는데 나는 외려 기회를 놓칠세라, 아 저도 이엠빈 매우 싫어합니다.
하며 화악 밟아버렸다. 비지니스에 정치가 끼면 자칫 골치가 아픈 지라 슬쩍 저리
운만 떼어놓고 있으니, 전임자가 해놓은 모든 걸 그저 갈아엎으려 드는 심보가
어떻고 하시면서 노무현 대통령만한 사람이 어딨었냐며 마저 말을 이어가신다.
노무현을 '존경'하는 이들이 추구하는 생적 수단이, 어찌 낡고 닳고 끈적끈적할 수 있겠는가.
원칙을 지키고 살자면 일견 비타협적으로 보이기도 할 것이며 그로 인한 까칠함이 상대에겐
때론 심적 불편도 가져다 주지 않겠는가. 나도 업무상으론 썩- 친절한 인간은 못되지 않는가.
순식간에 이 분에 대한 인상이 환해지면서 급기야 이 분이 살아온 삶 전체에 대한 어떤 알 수
없는 신뢰를 갖고 선 나를 발견하고 마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호불호가 반드시, 상대에 대한 극단적 호불호를 가져오는 건 아니다.
비판은 분명 경멸과는 다르다는 것을, 호감 또한 존경과는 다르다는 것을, 나는 인정한다.
허나 노무현 대통령의 삶을 어떤 관점에서 해석하느냐에 따른 판이한 결과치.
그 '어떤 관점' 은 분명 그들이 살아온, 살아갈, '근간적 철학' 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겠는가.
1등만이 존재 가치를 발하는 세상. 그리고
이 모두가 잘나빠진 사회, 를 향해 돌을 치켜든 어떤 한 바보에 대한 저마다의 해석.
바보를 경멸하는 것. 바보를 경외하는 것.
이 단순한 기준 하나에, 내겐, 모든 사람들이 들어 앉았으니
이 편견만큼은, 나로서도 어쩔 도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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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2월 16일.
남해 바다를 한바퀴 돌아 느지막히 봉하로 향했습니다.
작년 영결실 이후론 처음인데, 동네 초입에서부터 심장이 묘하게 쿵쾅거리는 것을 보니
그간 내가 이 곳을 못 온 것이 아니라 아니 온 거였구나, 싶더군요.
그와 그를 찾는 이들의 흔적을 찬찬히 둘러본 뒤, 사자바위에 올라
'자연의 한 조각' 처럼 떨어지는 해를 바라봤습니다.
신년이 되고서도 도통 기분이 새롭질 않아 난감했었는데
그제사 2009년이 마감되었구나. 싶더군요.
광장님들 2010년.
뭣보다 건강하시고 그리고 '쪼매는 덜 까칠' 하게 보내소서들. :)








툭, 잎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고 한 나무가 허리를 굽혔고
잎 떨어지는 가지를 아래로 숙였고
굽은 한 나무의 숙인 가지 아래로 떨어져 내려가는
딱, 한 잎이 보이고
굽은 한 나무의 숙인 가지 아래로 떨어져 내려가는
딱, 한 잎의 더 아래로 느리게 지나가고 있는 한 사람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이고
한 사람이 느리게 지나간 다음에는
인적 끊겼고
인적없는 나무 아래는 빈 것이다, 그렇게 말씀한 대로
굽은 한 나무의 빈 아래의 더 아래가
한없이 빈 저어 아래까지 내려다보이고
한없이 빈 저어 아래로 한없이 떨어져 내려가는
딱, 한 잎이 가뭇가뭇 내려다 보이고
위선환 詩, 한 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