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제 일하면서 라디오 뉴스를 듣다가 내 귀를 의심했다. 한참동안이나 기가 막혔었다. 그리곤 혀를 찼고, 눈살을 찌푸렸고 그 다음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이러니까 당신은 유시민의 적수가 되지 못하는 겁니다. 당신의 그릇이 이렇게 작을 줄은 몰랐네요.'
내용인즉, 아래 기사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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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후보측 최우영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국민에게 심판 받은 친노 세력이 민주당 안방을 차지하고, 수도권에 친노 벨트를 완성했다"며 "부패와 무능으로 부도난 회사 주주들이 야당의 경기도지사 후보 단일화 쇼를 통해 경력을 세탁하고 간판만 바꿔 속속 위장 개업 하는 꼴"이라고 폄하했다.
그는 또 "유 후보는 선거판만 벌어지면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전국구 철새, 일은 안 하고 말만 많은 메뚜기 후보"라며 "유권자들은 어느 날 갑자기 경기도로 날아온 철새 대신 우직하고 부지런한 개미후보, 발로 뛰는 서민후보 김문수를 선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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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에서는 심상치 않은 기류를 느끼고 이미 단일화 결과가 나오기 하루이틀 전부터 당 대표가 유시민을 흔드는 발언을 해댔었다. 결과적으로는 더욱더 유시민 홍보를 해줘서 박빙의 승리를 거두는데 일조를 했다고 말할 수 있지만 말이다. 야권 지지자들은 '이들이 유시민 될까봐 두려워하고 있구나, 초조해 하는구나...'를 읽어버렸으니까.
이런 상황이니 한나라당에서 당 대변인을 통해 온갖 나쁜 말로 비난을 퍼붓는 것은 이해가 된다. 정치판이 원래 그런 거 아닌가? 여당과 야당의 '논평'이라는 것 자체가 정반대 되는 것을. 그러나 당 차원이야 그렇다 쳐도 함께 경쟁해야 할 사람이 막 경쟁 상대로 결정된 사람한테 건네는 첫인사 치고는 정말 내 귀가 민망하다. 나도 그렇게 생각하지만 우리 첨맘님이라면 결코 이런 식의 논평을 내진 않았을 것이다.
"유시민 후보가 국민참여당-민주당의 단일후보로 된 것을 축하한다. 앞으로 정책 대결을 통해 선의의 경쟁을 해보자."는 식의 덕담을 건냈을 것이다. 자기 생각이 어찌되었건 전 국민이 보는 가운데 합의와 절차를 거쳐 승자가 된 사람이고, 싫든 좋든 자기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가 되었는데 기껏 한다는 논평이 다른 것도 아니고 '인신 공격'이라니, 후보 자신도 그렇거니와 주변 참모의 수준도 참 알 만하다. 네거티브를 할 날은 많고도 많이 남아 있건만, 예선전 거쳐 막 링에 오르려 대기하고 있는 선수를 발로 차듯 하다닛! 모름지기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은 '페어플레이' 정신을 잘 알 것이다. 오늘 첨맘님이 '불펜'(엠팍)에서 정치도 스포츠처럼 재미있게 하고 싶다는 글을 쓴 것 같은데 혹시 김문수 후보는 스포츠를 별로 안좋아하는 사람은 아닐까?
첨맘님이 김문수 후보 입장이었다면 축하인사와 함께 꽃다발(혹은 축하 화분)을 보냈을 것이다. 100% 장담한다.
이게 바로 초조하고 불안하다는 증거다. 자신 있다면 링위에서 내려보며 "어서와라, 기다리고 있다, 멋지게 이겨주마."라는 식의 여유를 부릴 텐데. 통도 작고 참 못났다. 첨맘님은 자신있게 말했었다. "네거티브 할 겁니다. 정책에 대한 네거티브......" 첨맘님이 네거티브 벼르고 있다니까 겨우 '인신 공격' 네거티브로 대응하나?
그런데 우리 첨맘님, 참 너그럽게도 받아들이신다. 오늘 '서두원의 SBS 전망대'의 인터뷰 전문을 보다가 난 웃겨서 넘어갈 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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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두원/진행자:
네. 유시민 후보께서 어제 단일후보로 확정이 되니까 한나라당 쪽에서 이런 평가가 나왔습니다. “실패한 정권의 핵심인사가 단일화 쇼를 통해서 위장재개업을 했다.” 이러면서 “유시민 후보는 전국구 철새다, 메뚜기 후보다.” 이렇게 비판이 쏟아져 나왔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 유시민/국민참여당 경기지사 후보:
한나라당도 좀 불편하신가 봅니다. 제가 단일후보가 된 것이. 근데 철새, 메뚜기, 우리 진행자께서는 인용하시면서 혹시 기분이 괜찮으신가요? 저 비판하시는 건 괜찮은데 애꿎은 철새하고 메뚜기까지 끌어넣어서 이렇게 하면 철새하고 메뚜기한테 좀 미안합니다.
(중략)
그런 것이고, 김문수 후보가 직접 그런 말씀을 하시지는 않은 걸로 압니다. 메뚜기, 철새, 누구의 사람, 이런 거.
▷ 서두원/진행자:
네. 그런 얘기는 직접 하지 않았죠.
▶ 유시민/국민참여당 경기지사 후보:
네. 그러니까 선거중이니까 참모들이 비난하는 건 있을 수 있죠. 그거에 대해서 일일이 제가 후보 입장에서 어떻게 논평하겠습니까? |
논평이 품위있는 논평답지 않으니 이에 대한 논평은 할 가치가 없다는 거겠지. 그저 철새와 메뚜기한테 미안할 뿐. 하하하.
그리곤 점잖게 말씀하셨다. "김문수 후보가 직접 그런 말씀을 하시지는 않은 걸로 압니다."라고. 이 대목에서 김문수 후보는 움찔하지 않을까? '대변인'이 누군가? 그리고 '대변인 논평'은 무엇인가? 김문수 후보의 생각과 마음을 헤아려 대신 말해주는 사람이 대변인이고, 이 대변인이 논평을 낸다는 것은 공식 보도 자료란 거다. 이런 공식 자료를 김문수 후보가 미리 보지 못했을까, 이런 보도 내용이 나갈 거란 걸 미리 듣지 못했을까? 이걸 모를 리 없는 첨맘님은 상대 후보에 대해 존중하는 태도를 보인 것이다. 누구는 창피한 줄 알아야 한다.
김문수 후보도 당당하게 이번 경쟁에 임해주기 바란다. 리틀 MB가 되어버린 김문수 후보, 과연 MB의 정책이 좋은 것인지 아닌지 첨맘님과 화끈하게 토론해주길, 오늘밤 토론에서. 철새니 메뚜기니 하는 소리는 앞으로 입 밖에 내지도 말아야 한다. 그래봤자, 자신 없으니 인신공격이나 해대는 걸로 비춰질 수 있으니 김 후보가 얻을 건 하나도 없는 것이다. 국민은 그런 쫌팽이 같은 사람이 '대선 주자'로 거론됨이 몹시 불쾌해질 수도 있으니까.
대범하게, 자신 있게, 당당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