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일 오후 5시 55분
신림동에 있는 선배에게 전화 걸었다. 원래 우리가 약속한 투표 시간은 오후 2시 이후였다. 영감들 투표 다 끝난 후 작전 타임을 걸었던 것이다. 오후 5시에 투표장에 도착했다는 전화를 받고 55분에 출구조사에 대해 물어보려고 다시 연락했다. 아~니 그 때까지 투표장에 있다는 것이다.
길게 똥 싼다고 투표 못하는거 아니냐고 다그치니 여태 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뒤로 200미터 넘게 더 줄 서 있다고 전했다. 구라 치지 말라고 하니 진짜란다. 대이변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신림동 쓰레빠들은 그렇게 사고를 쳤다. 개표와 동시에 출구조사가 발표되자 유시민의 석패에 실망하기 보다, 한명숙의 경합에 긴장한 것 보다, 개인적으로 서울 기초장, 의회에 더 눈길이 갔다. 명박이네가 하얗게 질려 부들부들 떠는게 눈에 보였고 승리의 축배를 들고 싶었다.
이런 말 하면 돌 날아 오겠지만 선거 초기 서울과 인천이 확실히 이긴다면 난 유장관이 석패하기를 바라는 마음도 한켠에 있었다. 대통령과 도지사는 기업으로 친다면 사장과 회계팀 대리의 관계 비슷하다. 우리 유짱을 대리급으로 써먹는건 솔직히 너무 아깝잖아. 그럼에도 유시민에 올인했던 것은 명숙이 언니가 좀 지는 정도가 아니라 많이 뒤지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경기도라도 좀 살려보고 싶었다. 또 우리 유시민 형아가 진짜 이기고 싶어 한다는 것도 알았다. 이른바 한국정치 초유의 '공동연합정부'를 지방에서부터 성공하고 싶다는 진심을 읽었다.
밤 12시 명숙이 언니의 승보를 확인했다고 생각한 순간 진짜 야~ 기분좋다 하며 축배를 들고 싶었는데... 시민광장 모임이었기 때문에 돌 맞을까봐 입 다물었다. 새벽 2시에 돌아와 부들부들 떨고 있을 명박이 동네를 생각하며 편안히 잠자리에 들었다. 아침에 눈 뜨고서야 강남 3구의 쓰리쿠션에 우리네가 당한 것을 알았다. 분했지만 1시간 만에 다시 기분이 좋아졌다. 그래봐야 3구청장이고 피 토하는 명박이네의 모습을 확인하는 순간 기분 작렬~
어째든 서울의 대이변은 과연 어떻게 연출되었나 궁금해졌다. 2시 이 후 투표율이 미친듯이 올라갔고 그 원인이 트위터와 메신저란 사실을 알았다. 그 트위터 초기에 돌린 사람들을 물어 물어 찾아 가니 딴지 어죽이 총수가 있었다. 간만에 총수한테 연락했다. "2시에 출구조사로 3%차로 뒤지고 있다고 들었다고...그래서 트위터 작살나게 돌렸지. 아 쓰빠 12시부터 돌렸으면 이겼을텐데,,,졸라 아까워"
아휴 인간아 나도 아깝다. 구라를 치던가 기왕에 좀 빨리 돌리지. 평소 잘치던 구라도 이 날 만큼은 얼어서 잘 나오지 않았나 보다. 사실 우리 누구도 한명숙의 경합은 예상 못한게 아닌가. 서울의 봄은 그렇게 왔다. 명숙이 언니의 경합이 기초, 구청장 싹쓸이로 돌아온 것이다. 어째든 총수 졸라 수고했다. 우린 이렇게 뜨거운 한방으로 싸워야 답이 좀 나온다.
고맙다고 생각한다면 어죽이 형아한테 만원씩 좀 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