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짱님이 훌쩍 멀리 떠나신 후 축구고 나발이고 전혀 관심이 없어졌어요. 작년 5월 24일 새벽에 맨유가 챔피언리그 결승전에 진출했었죠. 이제서야 아 그날이 축구 게임이 있었구나 떠올랐습니다. 당시에는 혼이 나가 있는 상태라 당연히 몰랐겠죠.
올해 월드컵이 열린답니다. ㅋ 티비 광고에 연아와 승기가 나와 노래 부르는거 보면서 이제 월드컵이구나 새삼 실감합니다. 올해는 좀 관심 가져볼까 생각했는데 지난달 24일 한.일전 개최하는거 보면서이제 축구라면 만정이 다 떨어졌습니다.
다시 멍준이가 고개 디밀 생각하니 그저 우리 테베즈신이 강림하사 한 7대떡으로 깨지고 오라고 성원?을 보내고 싶습니다. 저만 그런가요??
사실 축구와 정치의 관계는 상당히 밀접합니다. 국민에게 희망을 주었던 월드컵도 있었죠. 우리 2002년 월드컵도 그랬죠. 전 축구 경기 자체도 감동이었지만 딴지 어죽이 총수의 '우리는 강팀이다' 글을 보고 슬금슬금 눈물을 훔쳤습니다.
오마이나 박노자가 이를 광기라고 표현하자 어죽이 총수가 '니들은 모른다. 경기가 끝난 후 쓰레기 한톨 없도록 왜 우리가 왜 꾸역꾸역 청소를 하는지..한국인만이 안다. 우리가 왜 그래야 하는지를... 우리는 강팀이다' 구절이 마음에 선명히 박힌 그 글을 전 당대 최고의 명문으로 꼽고 싶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 글을 기억하고 있죠. 우리는 이 월드컵의 신명과 함께 당시 '선택 2002'에서 극적으로 민주주의를 향해 나아갔습니다.
더 강렬한 희망의 메세지를 전한 월드컵도 있었습니다. 54년 스위스 월드컵에서 서독은 결승에서 축구를 발레처럼 하는 것으로 유명한 역대 최고의 강팀 헝가리를 꺽고 우승했습니다. 이 월드컵도 축구 이상의 의미가 있었습니다. 당시 독일은 결코 강팀도 아니었고 우승은 커녕 예선전 통과도 어렵다고 평가되는 팀이었습니다. 헝가리는 4년째 A매치 무패를 달리던 마법의 팀이었죠. 1라운드 예선전에서 서독은 헝가리에 8:3으로 크게 졌습니다.
결승전이 열리던 날 독일의 모든 전동차는 멈췄고 국민들의 귀는 라디오에 쏠려 있었습니다. 헝가리를 꺽고 우승이 확정되자 국민들은 거리로 쏟아져 나와 "발터 발터"(당시 독일 공격수)를 외치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축구가 희망이었습니다.
경기 외적인 요소가 더 극적인데 50년 월드컵에서 독일은 전범국가로 찍혀 자격이 박탈당했습니다. 전후 전범자로 찍힌 독일 국민들은 절망과 어두움, 자신감 상실에 보수적인 기민당 아데나워 집권 후 자칫하면 다시 역사가 반동으로 치달을 위험이 가득했습니다. 독일 역사가들은 입을 모아 이 월드컵 우승이 독일의 반동을 막고 민주주의로 가는 자신감을 주었다고 기술합니다. 독일은 이 후 경제 성장 뿐만 아니라 정치도 눈부시게 발전합니다. 물론 축구도 엄청나게 잘하게 됐죠.
우리는?....지금은?
2002년 폴란드전에서 태극기를 흔들며 월드컵 박수를 치던 노짱의 모습이 선연합니다. 그립습니다. 축구 하면 이상하게도 그 분이 떠오릅니다. 축구가 희망이 되는 날 다시 월드컵 박수를 치고 싶습니다. 그럴 수 있을까요. 그런 날이 다시 올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