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박지원씨의 현장 연설을 듣고 많이 놀랐습니다.
"이희호 여사가 적극 유시민을 도우라고 했다. 호남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나는 이제 유시민의 정치적 경호실장이다...."
이번 선거의 결과에 관계 없이 그 연설만으로도 저는 굉장히 만족했습니다.
우리 대장이 협로를 벗어나 이제 대로로 갈 수 있겠구나 기뻤습니다.
깡촌 촌놈? 노짱을 대통령으로 만드는데 박지원씨가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는
것은 알 사람은 다 아는 이야기죠. 읽다 보면 무지 기분이 좋아지는 글입니다.
그런데 우린 이제부터 정말 고민해야 합니다.
지지자가 대장을 대로로 내보야할지, 같은 협로로 가자고 졸라야 할지를...
오로지 선택은 첨맘님이 하는 것이며, 그가 대로로 나간다면 큰 박수를,
협로를 택한다면 같이 로프 묶고 오를 수 밖에 없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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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에 대한 호남 비토론의 실체를 둘러싼 논쟁이 뜨겁군요. 서영석님이 촉발한 이 계속된 논쟁에 Crete님이 구체적 근거와 통계를 제시한 수준 높은 분석글로 서영석님이 곤란한 상황에 봉착한 것 같습니다.
광주 토박이로서 견해를 말씀드려만 할 것 같습니다.
우선 대단히 흥미로운 점은 서영석님은 예전에 지금과는 정반대의 논지인 "호남 비토론은 허구"라는 글을 쓴 적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서영석님은 호남, 특히 전남/광주 사람들 중에 유시민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에 대해 장황한 반론의 글을 올린 것입니다.
그 때 제가 이 주장에 대해 강력한 반대의 글을 올린 적이 있고, 그 글이 대문에 걸렸습니다. 요지는 유시민에 대한 호남 비토는 엄연한 현실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저의 작년 글 "심상찮은 민주통합시민행동 - 큰 일을 저지를 듯" 참고.
제가 혼자 느꼈던 것인지 모르나, 저의 강력한 반론의 글이 올라온 뒤 서영석님의 호남 비토론이 허구라는 주장은 잠잠해졌고, 오히려 유시민이 호남에서 비토당하고 있음을 현실로 인정하기에 이르렀다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그러더니 급기야 최근에 "유시민의 패배 배후에는 호남 비토론이 자리 잡고 있다"는 글을 쓰셨더군요. 작년에 쓰신 글의 정반대의 논조로 글을 쓰신 셈이죠.
그렇다면, 정말 유시민에 대한 호남 비토는 사실일까? 이 시점에서 저는 다시 한번 이 중대한 질문을 던져 봅니다.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광주 토박이인 제가 가장 잘 안다고 자부합니다. 물론 광주 사람들 중에서도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이 있을 수도 있을 것이나, 대체로 제 견해가 광주 사람을 대표한다는 생각을 갖습니다.
답은 이렇습니다.
유시민에 대한 호남의 비토 정서는 엄연한 사실입니다. 민주당 의원들이 유시민을 얼마나 싫어했는지를 보면, 또한 지금도 여전히 그러하다는(이번 선거를 통해 놀라울 정도로 많이 순화되었지만) 사실을 보면 답이 나옵니다.
영남 패권주의를 타도하자는 동프라이즈가 존재하고, 또한 최근에는 친노 인사들을 대폭 후보로 내세운 민주당에 강력 반발해서 새로운 당, 평화 민주당을 다시 만든 한화갑과 그 일당들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지역 정치인의 정서는 지역 주민들과 상당히 공유됩니다. 그것은 지역 정치인의 선동질로 인한 결과입니다. 즉, 호남 정치인들이 유시민의 대한 반감을 확대 재생산해서 호남 전반에 비토 정서를 만들어낸 것입니다.
그렇다면 유시민에 대한 호남의 비토가 얼마나 심한가?
과거에는 지역 정치인들의 선동으로 상당히 심한 편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 들어와 노무현 대통령의 비통한 서거 이후, 특히 이번 선거 기간을 통해 놀라울 정도로 순화되었습니다. 쉽게 말하자면, 2-3년 전만 해도 유시민에 대한 반감은 유의미할 정도로 높았는데, 지금은 많이 약화되었다는 것이 답인 것 같습니다.
사실 유시민의 원죄(?), 즉 그의 김대중 비판, 특히 그를 삼김으로 싸잡아 비판하고 김대중의 정계 복귀와 평화 민주당 창당, 그리고 김대중의 대통령 후보를 반대하고 제 3후보론을 강력하게 주장한 원죄가 호남과 호남 정치인의 유시민 반감의 최대 원인으로 뿌리내려 있습니다.
바로 이런 과거에 대해 유시민은 역사의 흐름 속에서 옳은 것으로 판명된 김대중과 호남 사람 앞에 정직하게 사과를 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역사의 결과론을 가지고 자신이 결국은 잘못했었다는 것을 시인한 것일 뿐, 저는 당시 유시민의 김대중 비판이 절대 잘못된 것은 아니었다고 봅니다. 당시 상황과 역사적 흐름 속에서는 김대중의 행위는 반-민주적으로 평가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저도 유시민님과 마찬가지로 역사의 거대한 흐름 속에서 김대중님의 과욕과 무리수로 보인 선택들이 결국 역사와 민족을 위한 필연의 선택이었음을 깨닫고 있습니다.
저는 유시민의 원죄를 그렇게 이해하고 보듬어 주지만, 또한 그런 과거에 대해 정직하게 광주/호남 사람들에게 용서를는 구했으니 더욱 그러하지만, 여전히 많은 호남 사람들과 지역 정치인들은 유시민을 용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현실입니다.
오해하지 마실 것은 이것이 일반적인 호남인의 정서가 아니라, 유시민을 싫어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상당히 높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호남 비토라는 용어를 사용할 때 오해를 사지 않도록 조심해야만 합니다. 유시민을 싫어하는 사람이 많긴 하지만, 호남인의 보편적 정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또한 최근들어, 그리고 이번 선거를 통해 그 반감이 놀라울 정도로 줄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즉 여전히 유시민에 대한 호남 비토의 정서가 상당히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저는 서영석님이 분석한 "유시민의 패배 원인이 호남 비토"라는 견해에 대해서는 반대합니다.
유시민의 패배는 호남 비토, 호남의 반란표 때문이 아닙니다. 오히려 역으로 유시민이 김진표를 누르는 파문과 기적의 주체는 호남 반란표였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고로 진실은 이겁니다. 제가 볼 때 전라도 분들이 유시민 싫어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꽤 많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유시민을 전략적으로 지지했습니다. 호남 사람들은 한나라당 떨어뜨리기 위해서라면 충분히 그렇게 하고도 남습니다.
더구나 이번에 박지원이 마치 유시민 참모라도 되는 마냥 붙어다니며 선거를 도왔습니다. 저는 이번 선거에서의 박지원의 그런 모습을 통해 그를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더 지켜봐야 겠지만 박지원, 이사람 큰 인물인 것 같습니다.
박지원이 유시민을 얼마나 싫어했을지는 짐작이 갑니다. 유시민의 주군 노무현님이 어쩔 수 없이 지시한 대북송금 특검 때문에 감옥까지 갔다 왔으니 말이죠. 그럼에도 박지원은 유시민에게 올인합니다. 정말 이 자체만으로도 저는 감동 받았습니다.
또한 실제로 박지원은 호남인들의 반-유시민 정서를 없애려고 무척이나 노력했다고 합니다. 유시민 역시 예전에 몇 번 김대중에 대한 비판을 사과한 적이 있었지만, 이번에도 진심으로 사과를 하고 김대중 대통령을 압도적으로 평가해줬습니다. 그러니 성과가 없을 수가 없지요. 박지원으로 인해 민주당과 유시민의 간격이 좁아진 만큼 호남인과 유시민의 간격도 좁아지게 된 것입니다.
경기도에서 그럼에도 유시민이 진 이유는 무엇인가? 호남인들이 유시민을 절대적으로 밀었는데도 왜 패배했을까? 그 이유는 경기도에 호남 사람 인구 비율이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지 않아서 일 수 있고, 경기 북부 지방과 경기도의 노년층을 중심으로 북풍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였다고 봅니다. 실제로 경기도의 경우 50대 이상의 한나라당과 김문수 지지율이 타지역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납니다.
정리하자면 이러합니다.
호남의 유시민 비토 정서는 현실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대체적인 정서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것이 과거에는 상당히 유의미한 수준이었고 현재도 여전히 유의미하다 할 수 있으나 민주당,특히 박지원을 중심한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대단히 많이 줄었습니다.
호남인들에게 그 비토의 정서가 여전히 유의미한 수순일 수도 있으나 호남인들의 높은 정치 의식을 고려해 볼 때, 그것이 경기 지사 선거에서 유시민 반란표로 이어졌다고 볼 수 없습니다. 결국 서영석님의 진단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것입니다. 호남 비토 정서가 존재한다고 본 점에서는 옳았으나, 그것이 유시민 반란표로 이어졌다고 분석한 점에서는 틀렸습니다.
또한 서영석님의 유시민에 대한 호남 비토론을 보편적인 호남인의 정서로 오해하고 서영석님을 다구리하는 분들도 옳지 않다고 봅니다. 분명 글 전반적인 흐름 속에서 서영석님은 호남 비토 정서를 보편적인 정서라는 의미로 말하진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명확한 의미 설명 없이 글을 전개해 감으로써 그런 오해의 소지는 줄 수 있지만, 서프에서 글을 읽는 수준의 독자라면 그 정도는 파악할 수 있어야할 듯합니다. 즉, 서영석님의 호남 비토 정서의 의미는 일부의 비토이긴 하나 박빙의 승부에서 당락을 결정짓는 변수였다는 것으로 읽어야 합니다.
그러나 다시 짚어드리고 싶은 것은 예선에서 김진표를 밀어내고 유시민을 추대한 반란을 저지른 호남이, 본선에서 유시민에 대한 비토의 반란표를 던졌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이 점은 서영석님의 큰 오판입니다. 유시민은 다른 요인으로 패배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설사 호남에 유시민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해서 큰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유시민이 김대중처럼 90-95%를 받을 필요도 없고, 오히려 그렇게 되면 부작용이 더 클 겁니다. 역설적으로 현재로선 적절한 반대가 있는 것이 동서 화합에 더 낫고 영남에서 반감을 덜 삽니다. 그러니 꼭 나쁘게만 볼 필요는 없는 것이죠.
사실 호남은 이제 이번 선거를 통해 유시민을 더욱 긍정하며 받을 준비를 하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민주당이 큰 역할을 했고, 유시민도 적극 자세를 낮춰 많은 점수를 땄습니다. 이번 선거는 바로 그것이 정말 또 하나의 큰 성과였다고 봅니다.
원문 주소 -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2&uid=1693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