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이명박 대통령은 텔레비전 연설에서 “대한민국은 바른 길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오만과 독선에 빠진 한나라당 이명박 정권을 이번 지방선거에서 심판한 국민들을 보면 분명 우리나라는 바른 길로 가고 있다. 국민은 바른 길로 가고 있다.
하지만 권력은 그렇지 않다.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은 분명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
국민들로부터 호된 심판을 받은 대통령은 여전히 민심을 무시하고 아무런 반성도 하지 않는다. 선거에 참패한 한나라당은 자기만 살겠다며 남의 탓만 하고 있다.
오늘 대통령 연설은 여느 때의 라디오 주례 연설과는 달라야 했다. 선거가 끝나고 대통령이 국민 앞에서 공개적으로 발언하는 첫 번째 자리다. 국민들은 당연히 대통령이 민심을 깊이 깨달아 잘못된 정책과 국정 기조를 바로잡겠다고 말할 것으로 기대했다.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구체적인 인적 쇄신 방안을 제시하길 바랐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은 여전히 자신만 옳다고 주장했다. 또 선거가 끝난 지 열흘이 넘어서야 국민 앞에 모습을 드러내 놓고도 아무런 쇄신책을 내놓지 않았다.
세종시 백지화는 국가 백년대계고, 사대강 사업은 경부고속도로 건설과 같다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 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우리 국민들은 세종시, 사대강 등 현 정권의 잘못된 정책을 심판했는데 대통령은 ‘나는 심판받지 않았다’며 버티는 꼴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눈과 귀에는 성난 민심이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모양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행정도시 건설에 대해 거짓말과 말바꾸기로 국정 불신을 초래했다. 국론을 분열시키고 갈등을 일으킨 가장 큰 책임은 이명박 대통령 본인에게 있다. 당연히 문제를 풀 사람도 이명박 대통령이다. 그런데 이 대통령은 국회에 책임을 떠넘겼다. 국정 최고책임자답지 못한 무책임하고 비겁한 행태다. 이명박 대통령은 세종시 수정을 포기하고, 원안대로 행정도시를 건설하겠다고 직접 밝혀야 할 것이다.
또 안보를 선거공작, 정치공작에 악용한 것은 이명박 대통령이다. 그 장본인이 반성은 하지 않고 “안보는 정쟁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국민과 야당을 향해 호통을 쳤다. 오만함의 극치다.
국민들은 국정기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대통령은 이런 민심을 국정 흔들기로 치부하고, “국정을 흔들림 없이 일관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오기가 느껴진다.
오만한 정권이 오기로 국정을 운영하면 국민이 불행해진다. 지방선거에 참패하고도 반성하지 않는다면 위대한 국민은 7.28 재․보궐선거에서 다시 한 번 정권을 심판할 것이다. 그래도 반성하지 않으면 2012년 마침내 위임한 권력을 빼앗을 것이다.
대통령 연설 시점이 적절하지 못하다는 점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늑장대응에 이골이 난 무능한 정권답게 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을 수용해 국정을 쇄신하는 것도 미적거린다. 선거가 끝난 후 대통령은 숨다시피 하며 책임 있는 발언을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월드컵 승전 분위기를 이용해 어떤 대안이나 변화된 태도도 없이 텔레비전 앞에 이명박 대통령이 나타났다. 아직도 국민을 정치 이벤트의 대상으로 보는 오만한 자세다. 또 당당하지 못하고 치사한 정치 행태다.
2010년 6월 14일
국민참여당 대변인 양순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