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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김정남 복귀 가능한가
지난 6월 8일 중앙일보는 김정일 위원장의 큰 아들인 김정남을 전격 인터뷰한 기사를 실어 세상을 놀라게 했다. 김정남은 여유 있는 표정으로 유럽 망명설을 부인하면서 “김정일의 건강은 양호”하며 “천안함에 대해 모른다”고 답했다.
그동안 김정남은 북한 3대 후계 세습에서 김정은에 밀려 중국 마카오 망명설 등이 흘러나왔었다. 또한 지난해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남을 중국으로 내쫓은 것으로 알려져 주목됐다.
올 초에는 일본 언론과 인터뷰에서 망명설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힌 김정남은 해외에서 북한의 무기 수출과 쌀 수입 작업에서 성과를 내 김 위원장의 환심을 얻어 평양 복귀를 꿈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전문가인 조봉현 기업은행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복수의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일이 지난해 8월 쓰러지고 나서 11월까지 약 3개월간 매제인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이 김정남과 손 잡고 정남을 후계자로 만드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며 “몸을 추스린 김정일이 굉장히 화가 많이 나 정남을 12월 베이징으로 쫓아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후 베이징과 마카오 등지를 떠돌던 김정남은 지난 2월16일 김정일 생일 행사를 맞아 평양으로 다시 들어오려 했으나 김정일이 이를 불허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김정남을 지지한 장성택도 함께 숙청하고 싶었으나 여동생인 김경희가 암으로 중태에 빠지면서 남편인 장성택에게 여동생을 돌보는 대신 자리를 유지시켜 준 것으로 전해졌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장성택과 김경희는 몇 년 전부터 별거했고 장성택은 다른 여자와 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정남의 강력한 후원자로 알려졌던 장성택이 올 들어 김정운 지지로 돌변한 데 대한 의문이 풀리는 대목이다.
한편 김정남은 여전히 후계구도에 미련을 갖고 있고 김 위원장의 환심을 얻기 위한 사업을 해외에서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연구위원은 “김정남은 구체적인 성과를 통해서 명예를 회복하고 평양으로 복귀하려고 하고 있다”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자신이 만든 ‘창광상사’란 회사를 통한 무기수출 사업과 식량난 해결을 위한 쌀 수입 작업”이라고 말했다.
후암 북문연 "김정남의 잦은 언론 노출은 김정남을 옹립하기위한 친중국 개방파의 치밀한 선전전술"
북한 권력구도를 보는 관점 중에는 권좌를 둘러싼 왕자들의 암투로 전락시킨 경향이 강하다. 폐쇄적인 북한의 권력 지형을 추측하는 가상 시나리오는 많지만 그 중 양대 세력의 충돌로 보는 관점도 흥미롭다. 사단법인 후암미래연구소 산하 북방문화연구팀(이하 북문연)은 북한을 김정남으로 대변되는 친중국 ‘개방파’와 김정은으로 대변되는 ‘민족끼리’라는 철학을 가진 ‘주체파’의 대립으로 분석했다.
개방파는 김정남을 옹호하며 중국과 같은 개방정책을 표방하게 하여 북한을 경제에서부터 송두리째 중국의 속국으로 만들려는 세력이다. 주체파는 이를 반대하며 자주적인 노선을 추구하는 데 김정일이 김정은을 후원하고 있다. 중국에도 거리를 두지만 그렇다고 친서방노선을 추구하는 건 아니다. 30살 밖에 안 된 김정은을 택한 무리수를 둔 이유도 반 개방파 정서 때문이다.
개방파와 주체파는 오랫동안 대립하여왔다. 김일성의 죽음과도 깊은 연관이 있다고 분석한다. 중국의 개방요구(즉 중국의 정치경제적 속국)를 거절한 김일성의 최후였다는 것. 김정일은 치열한 견제와 암투 속에서 주석이 아닌 '국방위원장'으로 살아남으며 서서히 중국을 견제하기 시작했다.
2004년 중국이 주도한 것으로 의심되는 용천폭발 사건으로부터 살아난 김정일은 중국과 적대적인 모드를 본격화한다. 자신의 죽음을 대비해 후계작업에 박차를 가한다. 남한의 햇볕정책으로 출구를 삼았던 북한은 2008년 남한에 우파정권이 들어서자 큰 혼란에 빠진다. 주체파는 중국의존을 강조하는 개방파와 갈등의 골은 깊어졌다. 이때 후계자 수업을 받던 김정남은 친중국으로 돌아서고 김정일과 대립하면서 국제미아 신세가 되고 만다.
하지만 김정남이나 김정은은 얼굴마담 일뿐 그 배후는 중국과 주체파다. 두 배후의 이해관계를 관찰하면 두 황태자들의 행적은 언론용 쇼일 뿐이다. 현재 군부를 장악하여 실권을 쥐고 있지만 해외자금은 중국의 비호아래 김정남이 관리한다. 다시 말해 중국은 김정남을 택하여 길들이며 자국의 꼭두각시를 북한의 권력서열 1위로 등극시키기 위해 해외자금 관리를 허용하고 외교력이 있는 것처럼 힘을 실어주고 있다.
주체파를 압박하는 중국과 개방파의 파상공세는 거세다. 금년 상반기 북한의 화폐개혁실패는 주체파의 파산을 노린 중국의 공작이라는 분석이다. 중국은 천안함 사건의 파장을 이용하여 주체파의 실각을 종용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을 견제하면서도 김정남을 앞세워 외교적인 노력으로 유엔 결의를 무력화시키는 한편 주체파 김정일의 목을 조이는 선에서 사건의 파장을 조율하려하고 있다.
지난 5월 천안함 사건이후 중국을 방문한 김정일은 김정은 내정을 공식화하고 대대적인 대중국 화해 제스처를 취했다. 그러나 중국은 주체파가 옹호하는 김정은을 거부하고, 천안함 사건으로 인한 미국 공세를 대비해 중국의 군사적 영향력을 유지하는 북중 우호조약을 확인하는 선에서 끝나고 말았다.
지난 6월 친강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냉전시대에나 어울리는 1961년 북한과 체결한 북·중 우호조약을 수정하거나 폐기할 계획이 없느냐는 질문에 “이 조약의 수정 계획에 대해 현재까지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미국에 대한 경고인 동시에 북한의 보호막이 무엇인지 상기시키는 김정일에 대한 압력을 노린 양수겸장일수 있다.
하지만 주체파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핵보유를 선언하더니 최근 핵융합반응 성공을 과시하며 자주 정신을 고수하고 있다. 또한 북한 화폐개혁 실패 책임의 희생양으로 지난 3월 처형된 박남기 전 당 계획재정부장과 다른 1명을 “종파주의자에 매수된 간첩”으로 몰아 내각의 과장급 이상과 평양시 중간 간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순안사격장에서 공개처형했고, 나머지 관련자 10여명도 강건군관학교 마당에서 처형했다. 최근엔 그 혈족들도 정치수용소로 이송했다.
또한 6월 4일 북한은 중국 접경지역에서 불법 무역 활동 혐의로 총격을 가해 3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했다. 이 사건과 관련, 중국 당국은 외교부와 랴오닝성 정부를 통해 책임자 처벌과 재발 방지를 요구하며 중국 언론은 “옛날 같으면 망국멸족을 당했을 것”이라며 흥분했다. 중국의 심기를 거스르는 매우 이례적인 사건이었다.
"남북 경색 정상회담으로 풀어야" 개방파와 주체파의 암투가 치열해지고 있다. 김정남의 북한 내 측근들이 숙청되었다고 알려졌고, 지난 6월 2일엔 김정은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리제강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 의문의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장군 멍군이다.
하지만 주체파는 시간이 갈수록 구석에 몰리고 있다. 김정일의 건강이 변수다. 김정일 없는 김정은은 아직까지 시기상조이기 때문이다. 주체파의 마지막 돌파구는 민족끼리 악수하는 남북정상회담이다. 최근 김정일은 북한 언론에 자주 등장해 자신의 건강을 과시며 남북정상회담에 문제가 없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이에 개방파는 남북 직거래를 막기 위해 김정남을 전면에 내세워 김정일과 김정은을 허수아비로 만드는 교란 전술에 혈안을 올리고 있다. 개방파는 김정남을 해결사로 서방에 알리는 노력은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김정남이 국외 언론에 자주 노출되고 있으며 지난달에는 중앙일보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정은의 불안한 세습을 선전하고 김정일에게 김정남을 택하라는 압력이자 김정일 변고시 북한의 사실상 세습 대권자로서 전 세계에 낙인 받으려는 치밀한 공작 행보라 풀이하고 있다. 김정남은 자유분망한 돌발행동으로써 가끔 중국의 의도와 벗어나는 행동을 저지르기도 한다.
현재 남북정상 만남의 공은 남쪽에 넘어와 있다. 애타게 구애하는 김정일 정권을 받아줄 것인가, 뿌리칠 것인가. 받아줄 경우 MB는 햇볕정책을 재현하게 되어 자신의 정권기반이 되는 우파 이념적 모순에 빠질 것이고, 뿌리칠 경우 나중에 개방파에 넘어간 북한과는 더 이상 통일을 바랄 수 없게되는 역사적 대죄를 짓게 된다.
남한은 김정남을 지지해야할 것인가 김정은을 지지해야할 것인가. 북문연의 최근 보고서는 "두 인물의 정치적 노선보다는 김정일 사후에 벌어진 급변에 어떤 것이 보다 실리적인가로 접근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즉 예상치 못한 북한의 내부 붕괴 변고가 일어날 경우, 개방파는 북한의 권리를 중국에 헌납하려 할 것이며, 주체파는 그 반발로 차라리 남한 민족에 양도하려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
보고서는 “우리는 주체파든 개방파든 어느 한쪽에 적대적일 필요는 없다. 하지만 주체파와의 신뢰는 보다 적극적이어야한다. 그래서 김정일 살아생전 MB와 전격적인 남북정상회담은 가장 큰 보험이다. 모든 권력 이념과 이해관계를 초월해 역사에 통일 대통령으로 남을 대승적 결단이 긴요한 때”라고 끝을 맺고 있다. <김영수 기자(buscard@whoim.kr)/인터넷신문 후아이엠(www.whoim.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