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패러다임 및 일자리창출과 관련하여 '사람희망정책연구소'에서 작성한 자료를 여건이 될때마다 올릴 예정입니다.
일자리창출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시도하고 있는 뉴패러다임과 세계각국의 일자리창출의 실태에 대하여 조금이나마 이해의 폭을 넓힐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읽어보시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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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직업훈련이 일자리 창출비결
유럽연합의 핵심전략

지난해 12월 첫째 날은 유럽연합(이하 EU)의 ‘미니헌법’으로 불리는 리스본조약이 정식 발효된 날이다. 2001년 유럽연합 정상회의가 ‘유럽 장래문제협의회’를 구성 논의를 시작한지 8년만의 일이었다. EU는 이로써 EU통치체제의 효율성을 크게 개선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리스본조약에 따라 대통령을 선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유럽의회의 권한을 체계적으로 강화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리스본조약에 서명한 국가는 유럽 27개국이다. 도대체 이들은 EU통치체제를 강화해 무엇을 하려고 한 것일까. 리스본조약 초안의 주역인 유럽장래문제협의회가 문제해결을 위해 8년간에 걸쳐 논의한 내용은 무엇이었을까?
그 해답의 실마리를 유럽연합의 의회가 회원국의 의회 상임위에 제출한 관련문건에서 얻을 수 있다. 이에 따르면 리스본 조약의 기본적인 목적은 가입국의 경제성장과 일자리창출이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인적자원의 수준을 높인다는 것이 핵심전략이다. 특히 지식과 지속가능성을 기반으로 일반교육과 직업교육을 강화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 가운데 직업교육 내지 산업교육을 일자리창출로 연결하는 전략은 독일로 상징되는 적극적 노동시장정책의 핵심이었다. 독일은 이 정책으로 유럽에서 성장과 일자리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한 대표적 사례이기 때문이다. 상기 문건은 EU가 바로 독일의 이러한 성공경험을 토대로 일자리창출 전략을 구사할 것임을 밝히고 있다.
과연 독일의 적극적 노동시장정책이 무엇이기에, 직업교육 수준이 어떠하기에, 그리고 어느 수준의 성과를 거두었기에 유럽 27개국이 핵심전략으로 채택했을까. 이러한 질문에 앞서 노동시장정책에 대해 간단히 짚어볼 필요가 있다.
노동정책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일자리와 관련된 노동시장정책을 ‘소극적 일자리 창출 정책’과 ‘적극적 일자리 창출 정책’으로 구분한다. ‘소극적 노동시장정책’(passive labor market policy)은 실업보험과 같이 실업자의 생계보호를 위한 노동시장정책을 가리킨다. 특히 구조조정 등으로 인한 조기퇴직자 대책 등이 이에 속한다. 이에 반해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active labor market policy)은 실업자들의 (재)취업활동을 돕기 위한 정책을 의미한다. 따라서 일자리창출 유발목적을 지닌 정부의 각종 프로그램이 이에 속한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는 직업훈련, 상담 및 직업지도, 일자리나누기 등이 있다.
독일은 소극적, 적극적 정책을 포함해 OECD 국가 중에서 GDP 비율로 볼 때 노동시장정책에 가장 높은 지출을 실시하는 국가군에 속한다. <표 1>에 나타난 바와 같이 노동시장정책 지출과 적극적 노동시장정책지출의 GDP 비율을 OECD 국가간 비교하면 독일은 덴마크, 벨기에, 네덜란드 다음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반해 미국, 영국, 한국, 일본은 GDP 비율의 0.14% 수준에 불과하다<표 2>.
<표 1> 노동시장정책 지출비용 GDP 비율 (2007)
자료:OECD, Employment Outlook 2009.11
<표 2> 노동시장정책 지출비용 GDP 비율 (2007)
자료:OECD, Employment Outlook 2009.11
전통적으로 독일은 소극적 노동시장정책과 관련해 실업시기에 상대적으로 수당지급이 관대했던 나라다. 뿐만 아니라 적극적 일자리창출정책은 독일이 다른 유럽국가에 비해 단연 돋보인다. 특히 실효성 측면에서 그렇다. 실효성의 비결은 직업훈련이다. 당연히 직업훈련은 적극적 노동시장정책 총지출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대목이다. 통독 후에도 독일은 국내총생산(GDP) 비율로 측정했을 때 덴마크와 네덜란드 다음으로 직업훈련에 가장 많은 지출을 하는 OECD 국가에 속한다<표 3>. 반면에 미국, 영국, 한국, 일본은 <표 4>에서 보는 바와 같이 직업훈련 지출이 현저히 낮음을 알 수 있다.
<표 3> 적극적 노동시장정책 중 교육훈련관련 재정지출비중(對 GDP)의 국제비교 (2007)
자료:OECD, Employment Outlook 2009.11
<표 4> 적극적 노동시장정책 중 교육훈련관련 재정지출비중(對 GDP)의 국제비교 (2007)
자료:OECD, Employment Outlook 2009.11
독일의 직업훈련프로그램을 조금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연방고용청은 직업훈련 참여기간에 소득 부양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훈련과정 비용과 학습자료와 같은 프로그램의 직접 비용을 부담한다. 뿐만 아니라 육아, 교통, 숙박을 위한 부가적인 비용도 보조한다. 이러한 다양하고 실질적인 지원을 받는 직업훈련은 크게 다섯 가지 유형 즉 △단기훈련 △기본 직업훈련 △심화 직업훈련 △재훈련 △독일어 학습과정으로 나뉜다.
먼저 단기 훈련은 12주이나 두 번째 기본 직업훈련기간은 2년 혹은 3년으로 이뤄진다.(이중 기본 직업훈련프로그램은 웹진 다음 호에서 ‘독일의 중소기업 경쟁력’과 관련해 상세히 다룰 예정이다.)
흥미로운 부분은 세 번째로 독일의 심화직업훈련이다. 이 훈련은 전문분야에서 요구사항들이 변화하는데 맞춰 구직자들의 숙련을 조정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데 대부분의 다른 OECD 국가들과는 대조적으로 독일이 이들 과정에 투입하는 인적자본 투자는 상당히 실질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몇몇 과정은 단기훈련으로 이뤄지기도 하나 필요한 경우 대부분 2년, 3년간 이뤄지며 훈련 후 사회적 신뢰가 따르는 공식적인 전문가 등급이 수여되기 때문이다.
반면 대부분의 OECD국가의 심화훈련은 독일보다 훨씬 짧게 나타난다. 길어봤자 6개월에 불과하다. 스웨덴의 경우 이 과정들은 4개월이며, 스위스는 평균적으로 2개월에 불과하다(Gerfin and Lechner, 2002/EEO, 2002). 덴마크의 경우 더욱 짧고 집약적인데 겨우 6주에 그친다. 따라서 대부분의 나라에서 심화직업훈련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그리 강하지 않은 편이다(EEO, 1997). 이 점이 바로 독일과의 커다란 차이점이다.
네 번째로 재훈련의 목적은 훈련을 받고 전문분야에서 일했지만 구조적 변화로 인해 쓸모없어진 직업능력에 대해 구직자들로 하여금 새로운 전문가 등급을 부여하기 위함이다. 이로써 어떤 다른 분야에서 보다 나은 고용전망을 갖도록 하기 위함이다. 전문가들은 이것을 독일의 적극적 노동시장정책에만 있어 온 독특한 수단으로 지적해왔다. 미국,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스웨덴 등 몇몇 OECD 국가들도 이러한 재훈련 프로그램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인적 자본투자의 범위와 관련해서는 독일의 재훈련 제도에 훨씬 못 미치기 때문이다.
끝으로 독일어 학습과정은 이민자들의 사회통합과 노동시장 통합을 용이하게 하거나 향상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독일의 적극적 일자리정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시기는 ‘고용촉진법’이 제정된 1969년이다. 이 정책은 일자리창출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제조업의 경쟁력 제고가 일자리창출로 이어지는 선순환고리 정책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일자리정책은 EU 뿐만 아니라 아시아에서도 관련전문가들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례다. 특히 고도성장이 멈추고, 사회는 고령화사회로 접어들고, 일자리 창출은 감소하는 상황에 처한 일본이 2000년대에 도입하고자 노력했던 사례다. 독일이 바로 성장의 둔화시기, 노령화시기, 일자리감소시기인 1970년부터 이 정책을 도입해 큰 성과를 얻었기 때문이다. 일본뿐만 아니라 아시아에서는 대만의 전문가, 심지어 중국의 전문가들도 벤치마킹의 의견을 제시한다.
독일은 경쟁력 제고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선순환경제를 만들기 위해 지난 40여 년간 인적 자본에 엄청난 투자를 해왔음을 알 수 있다. 특히 능동적 일자리창출전략은 엘리트 교육이 아닌 직업훈련을 특색으로 구사했다. 과연 영미권과 아시아에서는 어느 국가가 이러한 전략을 성공적으로 착근시켜 영미권과 아시아의 모델역할을 할 수 있을까. 성장과 일자리창출을 위해 직업교육훈련에 공동으로 나선 EU가 영미권과 아시아에서 아직도 직업교육훈련을 도외시 한 채 엘리트교육에 함몰돼있는 몇몇 나라에 던지는 질문이 아닐까.
<이벽규 사람희망정책연구소 부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