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업의 방식'이란 글 내용이 좀 난해했다. 솔트씨가 나인지, 내가 솔트씨인지... 아, 난독증에 독해력 낙제점인가보다. 아전인수격(이라기 보단 내 편의적, 자의적)으로 해석을 하자면 혼자 죽을 똥 살 똥 애쓰지 말고 같이 하란 야그 아닐까?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왜 혼자 죽도록 고생해놓곤-그것이 만인이 원하는 일인지 아닌지 고려도 없이 말야-몰라주냐 징징대면 우스운 거라는 거겠지.
그러고 보니 내가 겉으로 드러내 표현했는지 속으로만 생각했었는지 모르지만 나도 1년 전(정확히는 1년에서 1, 2개월 빠지지 않을까 싶다)에 누군가를 향해 그런 요구를 했었던 것 같다. 되는 대로 하나씩 같이 하면 될 것을 왜 혼자서 전체를 다 하느라 시간만 잡아먹고 다른 사람은 손놓고 기다리게 만들었냐고. 그것이 작년 규약 TFT에서 일어났던 일이었다.
내가 잘 나고 자신있어 혼자 애쓰고는 '나 이런 것 했소!' 라고 생색내고 싶었던 것일까? 절대, 네버다. 처음부터 나 혼자 뭘 해봐야겠단 생각은 하지 않았었다. 나는 규약을 개정한 이후에 후속 조치를 해야 한다는 부담감과 책임감을 갖고 있었고, 잘 안되는 상황에서도 손을 뗄 수 없었던 것이다. 4기 상반기 TFT는 성과없이 종결되고 해산되었지만 하반기 계획은 없었다. 당장 급한 일도 있는데 아무런 계획이 없다고 했다. 회원들끼리 논의해서 하는게 어떻겠냐고. 규약 개정에 큰 역할을 했던 누군가는 이미 예전에 나가 떨어졌고, 집행부의 누구도 의지를 상실해가고 있었다. 3기부터 혼자 많은 짐을 지어왔던 사람이니 지칠 만도 했다. 이런 저런 의견 몇 번 나눈 후 나도 포기했다. 같이 뭔가를 마무리 해야 하는데 하겠다는 사람이 없는 걸 어쩌랴! 어떻게 되겠거니, 시간이 지나면 또 누군가 하는 사람도 있겠거니.
회원들 모인 곳에 가서 "우리 규정 만들어 볼까요?" 하면 회원들이 "내가 1조 맡을 테니 너는 2조 맡고, 너는 3조 맡고, 너는 4조 맡고, 너는 5조 맡고, ... 이렇게 완성시키자!" 이럴까? 어느 세월에? 뭔가 가이드라인이라도 제시하고 같이 하자 해야지. 그런다고 적극적으로 할 사람 얼마나 있을까? 4기까지 와봤으면 회원들 성향과 행동 양식이 어느 정도는 파악되는 거다. 요원하다. 그러는 사이에 4기는 끝날 것이고 하던 대로 선거 치러 5기가 되면 또 어떻게 뭘 하려고 할까? 인적 구성이 바뀐 후에.
나도 뭔가를 하려는 의지가 꺾였다. 내가 발 동동 구를 필욘 없잖아? 시민광장이 뭐라고! 내 생활의 시간을 좀 먹어서 내 일에 지장을 초래하는 곳인데! 그렇지만 당장 뭐가 필요한지는 회원들에게 알려야 하는 거 아닐까? 내가 생각하는 것이 정답은 아니겠지만, 받아들이는 것은 회원의 맘이겠지만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지 않을까? 이것만 하나 해놓고 그만 쉬자.
그래서 내가 만든 결과물이 나온 것인데 혹자는 이해를 하고 혹자는 오해를 한다. 세상사가 다 그런거지뭐. 그런 줄 알기에 꽁- 하지는 않는다. 나의 자유 의지와 너의 자유 의지는 언제든 부딪힐 수 있으니까. 자유, 이 얼마나 가슴 벅찬 단어인가! 그 단어를 모욕할 순 없고, 그 단어 때문에 모욕감을 느껴선 안되지. 질려간다는 건 누구든 줄 수 있고, 누구에게든 받을 수 있다. 그래도 어쩌랴! 누군가는 해야 하고 누군가는 질려야 하는 것을!
내가 바빠 누가 무슨 주장을 하며 사는지 챙길 수가 없다. 누군가 그러더라. 그 사람은 '조직은 관료화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고. 내 머리로는 어려운 얘기 하나도 못 알아먹는다. 그치만 이런 의문은 생기더라. 관료화된 조직일 수록 규약, 규정이 넘치지 않겠느냐고? 리더가 조직원을 어떻게 통솔할 것인가, 업무는 어떻게 수행되어야 하는가? 짜맞추어진 틀에 맞춰 돌아가는 게 혹 관료조직은 아닌가?
노짱님은 시스템화를 강조하지 않으셨던가? 첨맘님은 '장관매뉴얼'을 언급하지 않으셨던가? 규약과 규정은 조직의 틀을 단단히 다지고 업무의 효율성을 증대시킬 수 있는 거라 생각할 순 없을까? 시민광장에 필요한 각종 규정은 틀에 회원을 가두는 방식이 아니라 일종의 '매뉴얼'이고 '지침서'이고 '참고서'이다. 아무 것도 몰라서 당황스러울 때 찾아보면 답을 주는. 혹은 답을 찾는 열쇠를 주는.
오늘은 여기까지.
p.s.
경남 창녕에 있는 우포 늪지와 화왕산-관룡산을 다녀왔습니다. 8시간 쯤 걸은 듯. 저는 산에 갈 때만 체력이 넘치고 일상 생활에서는 골골하니 이상하죠? 화왕산 억새밭, 참 멋지더군요. 참 괜찮은 산행 코스입니다. 힘도 꽤 들고 땀도 많이 빼내는. 산 좋아하시는 분들께 강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