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유시민 지지자도 진보지만, 여기서 말하는 진보는 민노당 진보신당을 지지하는 단 3%에 한정한다. 단 3%다. 그냥 무시해 버려도 괜찮을 것만한 수치다. 그러나 그 3% 진보는 단지 유권자 비율로만 볼 수 없는 그 무엇이 있다.
일반적으로 진보 언론으로 분류되는 한겨레, 경향, 오마이, 프레시안, 미디어오늘 등등 언론이 진보신당.민노당을 비판하는 것을 본 적 있는가. 거의 없다. 왜 그런가? 과거 노빠 매체로 널리 알려진 데일리서프도 기자들의 정서와 의식에 막혀 그런 시도조차 못했다. 정서적으로 보자면 예쁘게 포장된 진보를 벗겨내는 작업이 부담스럽다. 의식적으로 보자면 이 진보를 마침내 최종적으로 가야 할 목표와 길을 제시하는 나침반으로 인식한다. 만약 그 나침반이 마분지로 탁탁 오려 붙인 가짜에 불과하다면 당연히 길을 잃을 것인데 그런 가정을 절대 외면한다. 하여 비약적으로 말하자면 진보 언론은 단 3% 진보가 디디고 있는 물적토대로 전락한 것이다.
노무현. 유시민의 비극적 운명의 예감에는 이런 물적토대가 전무하다는 사실이 있다. 단 3%에 불과한 진보가 확보한 물적토대를 우린 가진 바가 없다. 대표적인 예로 한겨레를 보자. 한겨레는 한발은 3%진보에 한발은 호남의 일부 보수적인 정서에 발을 담그고 있다. 편한대로 마음 가는대로 발 놀림질이다. 여기서 유시민과 국민참여당은 저기 멀리 떨어져 있다. 이 사실에 동의한다면 이쯤에서 '그래 우리 언론이 필요해' '우리 언론을 만들자' '인터넷을 우리가 장악하자' 등 올바르긴 하나 진부한 주장이 따르겠다.
과거 서프는 혜성처럼 등장한 논객 박봉팔에 열광적인 환호를 보낸 바 있다. 욕쟁이 파이터에 보내는 그 환호에 대해 어떤 이들은 쉽게 납득하지 못했다. 끝내 서프가 진보?가 아니라고 실망하며 떠난 이들도 있었다. 당시 박봉팔은 보수.진보를 넘나 들며 3% 진보를 까부수는 정교한 논리를 개발해 싸웠다. 그 이전까지 서프도 3% 진보를 신성불가침의 영역처럼 여겼다. 이를 박차고 나와 여기저기 쑤시니 환호를 보낸 것이다. 그러나 논리로 그들을 까부수고 이긴다고 한들 속은 시원한데 뭔가 허망하다. 그래서 우리가 이기냐는 말이다. 논리로 그들을 깨고 우리 언론을 만들고 인터넷을 장악한들 2012년에 우리가 이기는가. 핵심은 물적토대다. 강력한 토대인 예의 진보 언론을 우리편으로 끌어 들이지 못하면 정권 탈환의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한가지 상상을 해보자. 유시민, 손학규, 이정희, 심상정이 서로 환한 웃음으로 끌어 안고 사진 한번 박고 '2012 권력 탈환을 위해 우리 같이 갑니다'라고 타이틀이 나온다면 정국의 격랑은 야권이 중심이 된다. 한번 시도해 성공했고 여전히 유효하다. 그리고 이 길 밖에 없다. 첨맘님이 2012 투표지에 야권 후보는 단 한명만 있어야 한다고 말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플랜이 중요한 이유는 유권자 숫자의 연대 이상의 의미가 있다. 예의 진보 언론을 흡수하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해서 단 3% 진보의 몸값이 비싼 것이다.어떤 지지자도 언론조차도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인의 행보를 쫓아가게 되어 있다. 이것은 법칙이다.
각 정치인들을 연대시키는데 여러 방법이 제시되고 있다. 내가 보는 핵심은 비싼 몸값의 단 3%와 어떻게 함께 하냐는 거다. 하나는 지금까지 나온 '따로 또 같이'다. 이대로 따로 가다가 야권 후보단일화 경선을 거쳐 단 한명만 선출하는 민주적? 방식이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말이 좋아 민주적 경선이지 3%진보에게는 사실 폭력적인 방법일 수 있다. 애초에 안되는 세력을 들러리로 세운다는 기분이 들지 않을까. 또 다른 하나는 현재 문성근님이 주도하고 있는 백만민란이다. 주지하다시피 백만송이 운동의 영향권은 사실상 민주당과 국민참여당이다. 3% 진보가 눈 하나 깜짝도 하지 않으리란 것쯤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결과적으로 그 운동이 성공해 민주당과 국민참여당이 합당한다고 하자. 과연 시너지 효과가 있을까? 답은 이미 우리 마음 속에 있다.
현실적으로 가능한 방법은 정치적 협상과 정책연대 밖에 없다고 본다. 정치적 협상에서 얼마나 많은 지분을 주고 정책연대에서 얼마나 많은 양보를 주고 받는가 하는 거다. 지분에 있어 분명한 것은 15%의 지지를 받았던 김종필이 50%의 지분을 보장 받았듯 3% 숫자 이상을 줄 수 밖에 없다. 이 과정은 정치인들이 알아서 하는 거고 실제 우리의 관심사는 정책 연대다. 상당한 정책의 수정과 양보가 따를 수 밖에 없으리라 전망한다. 좀 더 많이 좌측으로 갈 수 밖에 없다는 뜻이다.
최근 첨맘님은 스스로 국민참여당 정책원장을 자청했다고 한다. 아마 이러한 정책연대의 전망을 가지고 먼저 자청한 게 아닐까^^ 전국 각 대학에서 '진보정치의 미래'를 강연하는 것도 단 3%가 점유하며 너무나 협소해진 이 나라의 진보 테제를 넓히려는 의도가 있으리라 본다.
한편, 지난 6.2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속절없이 쏟아진 20만 무효표를 다시 상기해 본다. 그 무효표에는 민주당 내 일부 유시민 비토의 정서도 한 몫했겠지만 단 3% 진보의 비토도 더 컸을 거라고 진단한다. 밉지만 같이 갈 수 밖에 없고 같이 가자니 그들의 몸값은 비쌀 수 밖에 없다. 물적토대를 구축 못한 우리 세력이 맞이 할 설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