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 글은 서울영등포광장 출석부_자유글에서 함께 입력된 비성님의 글입니다. |

회사 망년회로 자정께까지 달렸는데 소풍 가는 어린 아이의 마음처럼 밤잠을 설쳤습니다.
저는 오늘 아침 8시 40분 기차로 노짱님이 계시는 봉하마을에 갑니다.
가서 노짱님께 인사드리고 박석 주변에서 노니다가 해가 지면 찜질방에 가서 잔 다음 내일 부엉이바위에서 2011년 첫 날을 맞으려고 합니다.
한해를 마무리하며 제 놋북에 저장되어 있는 사진들을 꺼내 보며 하나씩 추억을 떠올리다가 오랜만에 가슴 먹먹한 사진 한 장을 보았습니다.
진보성향의 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목정평) 상임의장이셨던 서일웅 목사님을 뵌 적이 있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서로 노짱님의 정치철학에 삘이 꽂혀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누었었지요. 그러면서 지갑속에 항상 부적처럼 지니고 다니시는 명함 한 장을 꺼내 보여주셨습니다.
'사람사는 세상 노무현'
연세도 노짱님보다 많으시고 보수 성향 지역인 대구에서 사시며 사모님과 처가에서 노짱님을 싫어하셔도 한결같이 노짱님을 좋아하셨던 분이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 우리 삶과 역사의 모순이 드러났습니다."
목사님이 시무하시는 마가교회 주보에 항상 쓰여져 있는 문구입니다. (문구를 보며 얼마나 고맙(?)던지...)
마태, 마가, 누가에서 나오는 그 마가가 아닌 '마음이 가난한 이들의 신앙공동체' 마가교회 교인들...
가난한 마음으로 노짱님을 언제나 간직하고 싶습니다.
얼마 전에 알았는데 아래 글은 노짱님의 유서전문이라고 합니다.
사실관계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언론에서 앞 부분은 빼고 뒷 부분만 보도하였다고 합니다.
앞 문단과 뒷 문단의 표현 느낌이 좀 달라 아닌 것 같기도 하지만 어찌됐든 앞부분도 당시 노짱님의 마음이셨을 것 같아 마음이 짠합니다.
모두들 한해 마무리 잘 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고 많은 만큼 많이 많이 누리세요. 평안을...
사는 것이 힘들고 감옥 같다.
나름대로 국정을 위해 열정을 다했는데 잘못됐다고 비판받아 정말 괴로웠다.
지금 마치 나를 국정을 잘못 운영한 것처럼 비판하고
지인들에게 돈을 갈취하고 부정부패를 한 것처럼 비춰지고
가족, 동료, 지인들까지 감옥에서 외로운 생활을 하게 하고 있어 외롭고 답답하다.
아들, 딸과 지지자들에게도 정말 미안하다.
퇴임 후 농촌마을에 들어와 여생을 보내려고 했는데 잘되지 않아 참으로 유감이다.
돈 문제에 대한 비판이 나오지만 이 부분은 깨끗했다.
나름대로 깨끗한 대통령이라고 자부했는데
나에 대한 평가는 먼 훗날 역사가 밝혀줄 것이다.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신세를 졌다.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이 받은 고통이 너무 크다.
앞으로 받을 고통도 헤아릴 수가 없다. 여생도 남에게 짐이 될 일밖에 없다.
건강이 좋지 않아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책을 읽을 수도 글을 쓸 수도 없다.
너무 슬퍼하지 마라.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이 아니겠는가?
미안해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
화장해라. 그리고 집 가까운 곳에 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라.
오래된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