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동의하는 건 아니지만, 많이 배우게 하는 글이 있어서 퍼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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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아버님은 전라도 태생이십니다. 뭐 설명 않드려도 알겠습니다만, 골수 민주당이시죠.
아무래도 저는 서울 출생이라 지역색이 좀 희석되다보니 정치적 성향차이로 인해 언쟁을 하게 될 경우가 많습니다.
6.2 지방선거때였습니다. 호남향우회에서 어떤 후보가 지역에 출마를 했으니 아버지 얼굴봐서 한표 찍어라. 입당원서에 서명해라 이런식이었죠. 그날 밤 아버님과 대판 한바탕했습니다. 저는 이미 참여당 당원이기도 했거니와 자식의 정치적 의사를 부모의 의사에 맞춰 재단하고자 하시는 그 폭력성이 싫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것이 한국사회에 고질적으로 만연한 가족주의 기반의 정치적 폭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종종 우리나라에서 사라져야할 3대 단체가 자유총연맹, 고대 동문회, 호남향우회 세가지라고 말씀드리면 호남이 워낙에 당해왔기 때문에 호남 향우회로 우리끼리 똘똘 뭉쳐서 생존해왔는데 니가 뭘안다고 그렇게 불만이냐 하시더군요. 그렇죠 심정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건 아닙니다. 하지만, 처음 선의의 목적으로 결성된 호남향우회가 오히려 지금에와서는 우리 민주주의가 더 나은 단계로 발전하는데 장애물이 된다는것도 사실일거라 생각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경상도 출신으로 전라도당이라 해도 진배가 없는 민주당의 대권후보로 나섰습니다. 김영삼의 3당야합으로 인해 민주주의의 역사를 이어가던 경남 민주세력은 고사되는 지경에 이릅니다. 그런 와중에 노무현 후보가 민주당의 대권후보로 나섰다는 사실은, 저를 포함해 국민들로 하여금 지겹고 신물나는 지역주의에서 벗어난 새로운 시대가 열리지 않겠는가 하는 꿈을 꾸게 만듭니다.
하지만 그당시 이인제 후보에 대한 역겨움이 반동을 일으킨 점에 더해서 정동영 후보가 좀더 정치일선에 일찍 나서 정치적 자산을 쌓았다면 노무현 대통령이 경선에서 반드시 승리했을거라는 보장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우리가 남이가’로 귀결되는 지역당으로써의 민주당의 역사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우려를 증명이라도 하듯, 정당한 경선과정을 거쳐 민주당의 대권후보가 되셨음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후단협을 통해 노무현 흔들기에 나섰고 대통령이 되신 이후에, 이것도 부족해서 탄핵이라는 만행에 동조하는 짓을 저질렀습니다.
민주당이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에 동조하게 된 가장 큰 이유를, 저는 ‘버르장머리 없다는 인식’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뭐, 좀 거칠게 표현한다면 ‘경상도에서 굴러온 주제에 우리가 크게 양보해서 대통령까지 만들어줬으면 어른들을 알아 모셔야지 감히 민주당의 정통성과 원로들을 부정하고 열린우리당을 창당해?’라는 괘씸함이랄까요? 아마도 그당시 민주당 원로(?)들을 지배하는 인식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건방지다. 싸가지 없다. 배은망덕하다’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지 않았을까요?
이미 민주당(민주당의 주된 지지기반인 호남민)은 노무현 대통령의 전례를 보아 다시는 경상도 출신 대통령을 만들지 않겠다는 마음의 결심을 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정동영이 2007년 대선때 최소한 이명박과 박빙의 승부만 해주었더라도, 민주당은 진즉에 정동영 후보체제를 굳혔으리라 생각됩니다만 김대중 대통령님이라는 걸출한 인물에 대한 반동인지 아직 그만한 인물을 내지 못하고 있는것이 호남민의 고민이 되겠지요.
결국, 민주당내에서 이미 유시민 대표에게는 정치적 사형선고가 내려진 상황이라고 판단이 됩니다. 또한 이를 반증하는 또 하나의 사례가 김두관 지사가 무소속을 유지하고 있는 이유일 것입니다. 유시민 대표에게서 노무현의 데자뷰를 느끼는 것이겠지요.
이야기를 좀 바꿔보겠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님이 과연 유시민 장관에게 ‘어른노릇’을 하고 싶어하신 적이 한번이라도 있었는지가 좀 궁금한 대목입니다. 노무현 대통령께 유시민 대표는 정치적 후계자라기보다 정치적 동지 관계가 아니었나 합니다. 유시민 장관의 변호를 맡으면서 민주화 운동에 입문하셨다는 두분의 특이한 인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이 부분은 사실관계의 혼동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유시민 대표를 노무현의 ‘정치적 경호실장’이라고 부르는 것은, 두분 관계의 표면만 이해하고 있는 호사가들이 하는 말일 뿐입니다. 마찬가지로, 김대중 대통령님께도 노무현 대통령은 정치적 후계자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단언컨대 새로운 시대를 바라는 국민들은 ‘누구의 정치철학을 온전히 답습’하는 따위의 정치인을 기대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참여당이 창당하고 거기에 제 스스로가 주저없이 합류했던 이유는, 새 시대의 정신이 어디에 있는가에 대한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이명박 정권으로 인해 우리 국민들 참 고생이 많으시고, 4대강 사업을 비롯해 나라살림 또한 엉망이 된지 오래입니다. 정권교체 정말 이루고 싶습니다. 하지만, 다음 대선의 정권교체가 제 개인에 있어서 최선의 목표는 아닙니다. 정말 상상도 하기 싫은 일이지만, 정권교체에 실패하고 박근혜가 대통령이 된다면 또 5년 기다리면 됩니다. 버틸 수 있습니다.
오히려 바라마지 않는것은, 열린우리당 창당의 꿈이었던 100년 가는 진보정당의 꿈이고 우리의 리더가 그 새시대를 열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정권교체라는 명제에 함몰되어 부실한 성을 쌓았다가 5년후 다시 정권을 내주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가슴아픈 실패의 경험은 참여정부 한번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참여당의 섣부른 창당과 유시민 대표의 행보를 우려하는 친노 원로분들의 걱정에서, 유시민 대표에게 향한 강금원 회장님의 걱정에서 유시민 대표의 ‘버르장머리 없음’이라는 인식을 발견한다면 다소 과장된 억지일까요?
마음 놓으시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결코 제밥그릇 지키기를 위해 시작한 싸움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오로지 앞으로 참여당이 스스로 증명해 나가야할 몫이기 때문입니다.
원문 주소 -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2&uid=2387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