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6, 618, 726. 어떤 비밀을 간직한 숫자일까? 분명한 사실, 행운의 로또번호는 아니라는 것.
지난 수요일(2일) 서울 신문로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 정면에 걸려있는 연분홍 플래카드에 ‘비밀의 숫자’들이 아로새겨져 있다. 이들은 각각 (3월 2일 기점) D-406 총선, D-618 대선, D-726 대통령 취임 을 말하고 있다.
“시간을 역사로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대토론회” 라는 슬로건이 이 숫자들의 의미를 되살리고 있다.
2011년 3월 2일, ‘백만송이 국민의 명령’과 ‘복지국가와 진보대통합을 위한 시민회의’ 공동주최로 열린 <2012년 야권연대 및 야권연합을 위한 대토론회 [선거연합, 가능한가?]> 현장의 뜨거운 열기를 간략하게 정리해봤다.
국민의 명령 최민희 집행위원장의 사회로 포문을 연 이날 토론회는 1부 <선거연합 가능한가?>를 주제로 국민의 명령 문성근 대표와 진보통합시민회의 이학영 대표상임의장의 발제와 주요 정당대표들의 토론, 2부 국민의 명령 여균동 집행위원 사회로 진보언론매체 패널과 함께한 <촌철비평> 순으로 진행됐다.
민주진보진영이 국민에게 드리는 감동, 그것이 바로 ‘야권단일정당’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국민의 명령 문성근 대표는 “시대정신이 무엇인지 묻고 싶습니다. 국민은 지금 내장이 다 빠져 나간 듯 허망해 하십니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4월 총선에서 어떤 방식이든 한나라당과 1:1 구도를 만들어내야 한다는데도 이의가 없으나 이보다 앞서서 민주진보진영이 대오각성하여 믿음직한 상대로 다시 태어났는지 그리고 시대정신은 제대로 갖추었는지가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선거연대를 넘어 연합단일정당으로! ‘국민의 바다에 들어와 ‘정파’라는 배를 띄우라‘
문대표는 “야5당이 한 번에 통합이 가능한가? 라는 패널의 질문에 ”원샷단일정당이 (차선책인 진보대통합보다) 훨씬 쉽고 효율적이다. ‘국민의 명령’에서는 정당들끼리 통합하라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城안에 있는 야5당이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성문(城門)을 열고 드넓은 광야로 모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 진보대통합, 후 민주대연합
이어서 “진보의 재구성과 실현가능한 선거연합”을 주제로 이학영 진보통합시민회의 대표상임의장의 발제가 진행됐다. 이의장은 “30% 내외의 분포를 보이고 있는 진보 성향의 국민을 반영하고 대변할 진정한 진보대통합 정당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환골탈태가 선행되어야 하고 진보진영이 민주당에 대해 기득권을 버릴 것을 요구하듯이 진보진영 내에서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기득권을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의장은 “지금은 새롭게 진보의 재구성․재편을 논의하는 시기인 만큼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면서 함께 하는 모색이 필요한 시기다.”라며 상반기까지 좀 더 실현가능한 방법을 찾아 집중하자고 말했다.
문성근 대표와 이학영 상임의장의 주요 발제에 이어 민노당 강기갑 전대표, 진보신당 노회찬 전대표, 국민참여당 유시민 참여정책연구원장, 민주당 정동영 최고의원이 ‘선거연합, 가능한가’를 주제로 토론을 벌이며 서로 다른 시각차를 보였다.
“야권연대필요성” “시간이 없다” 는 공감, 하지만!
토론에 참석한 네 명은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한나라당과 1대1 대결구도를 형성하지 못할 경우 총선과 대선 모두 분명히 패배할 것이라는 점은 공유하면서도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야권통합과 연대의 결과물을 얻을 지에 대해서는 적지 않은 의견 차이를 보였다.
말, 말, 말
“마을저수지가 터져 온 마을이 잠길 판인데 정치권은 내 집 물꼬 때우느라 아웅다웅이다.”
“진통을 겪은 송아지는 잡병이 사라진다. 이것이 생명의 신비요 잠재력인데 사람과 정당, 정당과 정당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 민주노동당 강기갑 전 대표 -
“야권연대가 제대로 됐다면 애당초 국민의 명령이 출범하지 않았을 것이다”
“다 합하려다 보니까 무지개 연합이 될 수밖에 없다. 무지개는 아름답지만 오래가지 못한다" - 진보신당 노회찬 전 대표 -
“단일화, 마음만 있으면 방법은 다 있기 마련이다”
"승리에 대한 보장은 없지만 가깝게 다가서는 길, 무조건 단일화는 좋은 일” - 국민참여당 유시민 참여정책연구원장 -
“야권단일정당이 되겠는가 회의론자가 많은데 저도 당을 만들어도 봤고 합쳐도 봐서 안다”
“정치도 사람이 하는 것이고 역사도 사람이 하는 것이다” -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
민주노동당 강기갑 전 대표
“집채 만한 바위도 훑을 수 있는 격류가 강물 아래 흐르고 있다. 국민의 요구를 정치권은 알아야 한다”
“날이면 날마다 사고치는 MB 수습하느라 2년이 다갔다”며 운을 뗀 강의원은 “백만송이 국민의 명령에 대해 고생이 많고 큰 역할에 감사드린다”며 "진보진영의 대통합이 우선 실현되고 민주당과 대등한 규모가 되어야 2012년 민주당과 후보연대든 선거연합이든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한 “타임오프에 걸려있다. 6월안에 공식적인 결과가 없으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진보대통합을 먼저 하자”고 말했다.
진보신당 노회찬 전 대표
“전국을 돌며 다니는 국민의 명령을 지켜보며 부끄럽고 가슴이 아팠다”고 소회를 밝힌 노회찬 전 대표는 “강력하고 대중적인 새로운 진보정당 창당이 요구된다”며 "야권단일정당도 좋지만 단일화 되면 과연 이길 수 있는가? 이것이 과연 지속가능한 당인가?"라며 현실적인 문제를 지적했다. 대안으로 “ ‘국민의 명령’이 제기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당명을 ‘선거연대’, ‘야권연대’, ‘야권단일후보’ 등으로 해서 한시적인 선거연대기구를 정당으로 등록하는 일명 ‘가설정당’을 만들자고 주장했다.
국민참여당 유시민 참여정책연구원장
유시민 정당은 “대(大)를 뺀 진보통합은 바람직하고 무척 훌륭한 일이다”라며 “조심스럽지만 이 정도의 훌륭한 일을 함께할 수 있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야5당과 시민사회세력 등 야권이 대통합하는 것은 좋지만 훌륭하게 발전시킬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라며 실질적으로 민주당을 제외한 3당(민노당,진보신당,국민참여당)통합론'에 대해 무게를 실었다.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
“야권단일정당案을 더 지지한다”고 서두를 연 정동영 최고의원은 “현재 민주당 지도부 대부분은 ‘국민의 명령’에 대해 깊은 관심과 기대가 있으며 올 9월정도 복지국가를 위한 단일정당 추진기구를 출범시킬 수 있다”며 야권단일정당론에 대해 비중을 두었다. 이어서 "총선,대선관련 각 정당의 스케줄이 이미 나와 있기 때문에 올 12월까지 논의를 끝내야 한다"고 강조하며 “‘가치동맹추진기구’를 만들어 정책과 비전, 구성 등에 대해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촌철 그리고 비평
여균동 국민의 명령 집행위원의 유쾌한 사회로 진행된 2부 촌철비평은 참석한 패널들의 신랄하고 날카로운 의견과 질문공세가 이어져 ‘선거연합’ 논의에 좀 더 선명한 활기와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프레시안 고성국 기획위원은 “민주당과 야권,민주진보세력이 하나가 되어 2012년 여소야대정국을 만드는 즐거운 상상을 해본다”는 정동영 최고의원의 발언에 대해 “김칫국부터 마시지 마라"며 ”야권이 단일화한다고 무조건 선거에서 이기는 것은 아니다“라며 경고했다.
한겨레신문 김의겸 선임기자는 앞서 1부 토론참석자들의 ‘시간이 없다’는 공감대에 “더운 바람 불기 전까지 논의를 정리해야 한다”고 쐐기를 박았다.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는 “‘국민의 명령’은 1년여 동안의 여러 흐름 중 가장 참신한 흐름”이라며 요즘 ‘백만송이 장미’노래를 좋아한다고 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오대표는 ‘토론정례화’‘각 당별 내부논의 공개“”새로운 흐름을 대표하는 사람들의 논의 초대“를 제안하며 국민들에게 야권연대의 흐름을 널리 알리고 여전히 느릿하게 진행되는 논의에 속도를 붙이자고 당부했다.
간략하게나마 팩트(Fact) 위주로 <2012년 야권연대 및 야권연합을 위한 대토론회 [선거연합, 가능한가?]>를 정리해봤다.
토론회장에 걸린 연분홍색 플래카드 때문이었는지 문득 옛노래가 생각난다.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오늘도 옷고름 씹어 가며 산제비 넘나드는 성황당 길에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알뜰한 그 맹세에 봄날은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