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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삼 ‘국가’가 화두다. 박명림(연세대·정치학)·김상봉(전남대·철학) 두 학자가 2월 초 펴낸 <다음 국가를 말하다>가 2쇄를 준비 중이고, 야권 주자 중 가장 지지율이 높은 유시민 참여정책연구원장이 <우리에게 국가는 무엇인가>(가제)라는 책을 조만간 탈고할 예정이다. ‘국가’에 대한 트라우마가 남다른, 국가를 상대로 ‘싸운’ 기억이 더 많은 진보·개혁 진영에서 이 시점에 ‘국가론’이 중심 화두로 떠오르는 까닭은 무엇일까. 박명림 교수와 유시민 원장을 <시사IN> 편집국에 초청해 직접 물었다. 대담은 2월28일 오후 3시간가량 진행했고, 대담 후 박 교수는 유 원장이 청한 서평을 흔쾌히 쓰기로 했다.
사회:두 분 다 국가에 관한 책을 이미 냈거나 내려고 준비 중이다. 이 시점에 왜 다시 국가인가?
박명림:개인이 어떤 삶을 사느냐 하는 문제는 많은 부분 어떤 공동체를 구성하느냐와 직결되어 있다. 공동체의 공적인 최고 책임은 결국 국가에 있다. 그런데 민주화 이전의 독재 시절은 개인 부재 시대였고, 민주화 이후 시장지상주의 아래에서는 개인 파탄과 불안을 겪고 있다. 개인 부재와 개인 파탄의 역사적 경험은 우리에게 이젠 공동체에 대해 달리 사고할 것을 요구한다. 우리 사회는 그동안 독재와 투쟁하느라 민주화에만 초점을 두었는데, 김대중·노무현 두 진보·개혁 정부를 거치고, 또 각종 국가 경제지표를 보면 결코 무능한 정부라고 할 수 없는데도 모든 구성원의 삶이 나아지지 않는 건 정부를 넘어 국가나 공동체, 공화국 차원에서 문제를 살펴봐야 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유시민:박 교수는 거시적·통시적으로 국가 문제에 접근한 것 같다. 저는 경험적 측면에서, 실제 국가 운영을 해본 입장이다보니 참 괴롭더라. 분명 우리가 국가권력을 갖고 있는데, 마음대로 잘 안 되는 거다. 잘 몰라서 안 되는 것도 있었고, 때로는 이렇게 하면 될 거 같았는데 잘 안 되는 경우도 많았다. 우리가 ‘국가’ 하면 ‘정부’ 아니냐 이런 생각을 은연중에 했는데 그건 아닌 것 같다. 컴퓨터와 비교하면 정부는 일종의 운영 시스템이고, 그 토대가 되는 하드웨어가 있는 것 아닌가. 그러니까 실제로 국가는 행동하지 않고 정부가 행동하지만 정부의 행동으로 다 설명하기 어려운 무언가가 있는 것 같았는데, 정권이 바뀐 뒤 용산참사가 나면서 ‘아! 이게 그런 게 아니었을까’ 하는 느낌이 왔다. 국가가 도대체 뭐냐, 뭔데 이런 일을 하지? 그런…. 그때 사람들 반응이, 국가가 당연히 할 일을 했다는 반응이 있었고, 국가가 왜 저런 민간의 일에 개입하나 하는 반응도 있었고 다양하더라. 국가가 무엇을 위해 존재해야 하는가에 대한, 정부를 구성하는 사람들조차도 때로는 벗어나기 어려운 조건으로서의 국가에 대해 고민하고 공감대와 합의가 있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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