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야
- 이육사 -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데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해 휘달릴 때도
차마 이 곳을 범하던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을
부지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내리고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의 뒤에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
"광야"는 일제 말기의 항일 지사이자 시인인 이육사의 대표작입니다.
육사는 22세때인 1925년 독립 운동 집단인 정의부, 군정서, 의열단에 입단했고,
북경의 조선 군관 학교를 졸업하였으며 일제에 의해 17회나 옥고를 치뤄야 했던
실천적인 독립 운동가였습니다. "광야"는 조국의 광복을 염원하며 일제에 당당히
맞서서 항거하는, 독립 운동가의 높은 기상이 엿보이는 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