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의 오만과 독선과 자기통제력의 한계를 서울시민의 거부로 잠을 재웠다.
정치학의 행위에는 자신의 생각과 화합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화합하고 조화를 이루어 영향력을 지니는 조직을 결성한다. 그것이 정치적 행위가 추구하는 목표이다. 결국, 정치행위는 다른 사람을 설득하고, 또 다른 사람들에게 설득되는 것이다. 그래서 정치행위에는 남을 이해하고 배려하는‘가슴’이 절실히 필요하다. 오세훈에게 정치적 행위는 책속에 갖혀있는 공염불이었다.
오세훈은 "야당안이 받아들여지면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고 줄곧 밝혔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결과와 관계없이 그의 정치행위에서 주민을 생각하는 따뜻한‘가슴’을 발견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가 서울시민으로부터 외면당했고, 파면되었다. 투표로 결정된 무상급식안은 많은 돈과 정력을 낭비하며 서울시민의 주민투표를 할 만한 정책안이 되지 못했다. 유권자 836만명이 그정도의 사안으로 투표를 하게 하는 것은 오세훈의 오만과 독선과 아집이다. 오세훈이 저지르는 권력의 남용과 끔찍한 정치적 막장행위가 “민주주의를 악용한 추악하고 더러운 정치행위”로 영원히 기록되어야 하며, 지탄 받아 마땅하다.
오세훈의 정책은 서울의 겉모습을 바꾸는 데 막대한 비용을 쏟아붓느라 정작 글로벌 금융위기로 어려워진 시민의 생활을 돌보고 생태환경을 개선하는 데에는 소홀했다. 6천억원 이상의 예산이 들어간 한강 르네상스 사업은 자연성 회복이라는 측면을 도외시한 대규모 조경공사일 뿐이다. 디자인서울 사업을 시행하면서는 노점상 거리를 정돈하고 가판대 교체작업을 벌이자 형편이 어려운 서민들 돌보기 보다 부자들만을 위한 시정을 펼치려 했다. 또 서울광장과 광화문광장은 운영 과정에서 갈등이 끊이지 않아 '소통 없는 일방적 정책 집행'의 대표 사례로 꼽혔다. 특히 민선 5기 들어 무상급식 논란을 중심으로 1년여간 계속된 시의회와의 갈등 국면을 슬기롭게 풀어나가지 못하고 주민투표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한 것은 오세훈 서울시정 5년의 최대 실정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8월 24일. 복지국가로써의 틀을 잡을 수 있는 역사에 길이 남을 투표를 했다. 오세훈이 일을 만들었고, 한나라당이 지지를 했다. 결과는 오세훈이 졌다. 예견된 결과였기에 그의 형편없는 짓거리가 모두에게 웃음을 사기 충분했다. 비판의 화살이 오세훈과 한나라당의 과녁을 정확히 궤뚫었다. 목에서 흐르는 피를 어쩌지 못하고 허둥대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국민의 인권을 강화하는 일과 복지국가에 대한 사회 전반의 변혁의지를 알지 못하고, 우리 사회가 지켜야 할 보편적 가치를 존중하고 가꾸지 못할 때 이 화살은 언제나 정치인의 목과 심장으로 파고 들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권력의 향기에 취해 있는 우매한 자들이 그에 취해 향락에 빠져 있을때 활시위는 더욱 더 강하게 당겨져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누구인가? 부활의 화신 아닌가? 일제의 친일로부터 내려오는 기회주의의 전통을 오늘에 되살려 생명과 권력과 부를 창출하고 재생산 시키는 역전의 용사들 아닌가? 이번 투표의 결과로 언제나 그들을 지지할 사람들의 결집 인원이 서울시에서 25.7%라는 것을 확인했다. 물론 투표자 모두가 찬성의 투표를 한 것은 아니겠지만, 여야 모두에게 이 투표율은 매우 의미있는 정치의 바로미터가 될 듯하다. 민주당등의 야당도 정신 차려야 한다. 25.7%의 지지율을 가슴에 담고 있는한, 정치인들은 모두 국가의 미래에 대해 좋은 선택을 하리라 믿는다.
“복지 포퓰리즘과의 전쟁”을 선포한 오세훈 일병과 한나라당이 전쟁에서 참패했다. 식물인간이 된 오세훈은 서울시장을 사퇴하였다. 그러나 내용적으로 그는 사퇴한 것이 아니라, 서울 시민들에 의해 해임되었으며 파면당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