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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지지이유서>
노근/ 박봉팔닷컴/ 기사입력 2011년 9월 20일 오후/ 날씨 흐림
유시민이여, 유시민이여! 당신을 향해 쏟아지는 작금의 무수한 비난과 손가락질을 바라보니 진보통합을 대하는 당신의 진심을 믿어 의심치 않는 내 가슴은 찢어집니다. 노무현 대통령께서 어려움에 처하셨을 때 당신이 분연히 일어나 함께 비를 맞아줬듯, 당신이 진의를 의심받고 곤란한 상황에 처한 지금 당신 옆에 또 한 명의 유시민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에 가슴이 미어집니다. 한갓 지지자에 불과한 제 자신이 아무런 힘이 되어 드리지 못하는 것에 눈물이 쏟아집니다.
100년 가는 정당을 목표로 한다는 '당 사수파'는 당신에게 노무현 정신의 훼손 책임을 물으며 민주노동당과의 합당은 결단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주장하고 10월 1일로 예정된 전당대회 자체를 거부하는 움직임을 보임으로써 당신을 옭아메고 있습니다. 아직 수면위로 불거지진 않았으나 혁신과 통합에 합류할 것으로 보이는 이병완 상임고문 등의 '대통합파'는 민주노동당과의 통합은 현명한 선택이 아닌 것 같다는 말로 당신이 제안한 진보통합을 정면으로 거부하고 있습니다.
당신은 이미 지난 4.27 재보선 이전 참여당의 미래와 진보의 진로에 대한 깊은 성찰과 남다른 혜안을 바탕으로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와 함께 교감, 선거 패배 이후 대중적 진보정당 건설이라는 새로운 길을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미처 생각지 못한 위와 같은 내부의 반대에, 대한민국 정당정치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는 진보통합의 길은 한 걸음도 내디뎌 보기 전에 좌초될 위기에 처하게 됐습니다.
이 현실이 너무나도 아프게 다가와 저는 아무런 지위와 권위도 없는 일개 개인일 뿐이지만 당신의 결정에 절절히 공감하고 무한히 지지한다는 의사를 표명함으로써 작으나마 귀한 힘을 보태 드릴까 합니다.
먼저 '당 사수파'의 주장에 반박합니다. 그들은 당신이 노무현 정신을 훼손하고, 민주노동당에 흡수통합의 방식으로 합당하려 한다고 비판합니다. 100년 가는 정당이란 당원들의 소중한 꿈을 짓밟고, 개혁당 사례까지 들먹이며 당을 파탄내고 있다고 비난합니다. 그러나 이 주장은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는 소리입니다. 염치가 있다면 당원들이 당신에게 해서는 안 되는 소리입니다.
노무현의 뜻을 잇기 위해 참여당원들이 필요로 했던 인물은 누구였습니까. 유시민 뿐이었습니까? 민주당의 친노 인사인 한명숙, 안희정, 이광재는 왜 참여당에 오지 않습니까? 당적이 없는 김두관, 이해찬은 왜 참여당에 오지 않습니까? 한 번도 친노 인사가 참여당에 합류하지 않음으로써 섭섭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지요. 노무현 대통령의 정신을 잇기 위해 천호선, 이병완 등이 창당을 준비할 때에 그 정신에 공감하고 이해타산에 대한 고려 없이 초개처럼 자신을 던져 우리와 뜻을 나눈 이가 누구인지를 생각해 보십시오. 오직 유시민, 그 사람만이 우리의 마음을 보듬어 주었습니다. 어쩌면 창당을 준비하며 유시민에게 합류해 달라고 사정을 했는지도 모를 일이지요.
그는 바보입니다. 노무현과 너무 닮은 바보입니다. 참여당에 입당한 것을 보면 그렇습니다. 한 번 생각해 보시죠. 유시민이 노무현 대통령 서거 국면에서 "반드시 복수하겠다"는 말과 함께 민주당에 입당했다면 그의 정치적 입지는 어느 정도일까요? 과연 참여당 대표 수준일까요? 여러 부침이 있었겠지만 박근혜에 대항할 강력한 후보는 안철수씨가 아니라 지금도 유시민이었을 것입니다. 더구나 오늘 날 이렇게 말도 안 되는 비난과 질시를 받지 않았어도 됐을텐데 말이죠!
유시민은 기성 정치인의 눈에는 너무나 바보처럼 민주당에서는 정당 정치의 개혁이 불가능함을 경험적/직관적으로 알기에 그 길을 택하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그는 참여당이 생기지 않았다면 민주노동당에 입당했을 것이란 말을 한 적도 있습니다. 우리는 그가 참여당에 합류했다는 유일한 친노, 그것도 메가톤급 영향력을 갖춘 인물이었다는 그 점을 이미 다 잊어버린 것입니까. 두고두고 고마워해도 모자랄판에 모욕주고 비난하기입니까?
그리고 '당 사수파'는 오래 걸려도 바보처럼, 노무현처럼 독자 노선을 뚜벅 뚜벅 걸을 것을 주장합니다. 그런데 이것도 한 번 생각해 보시지요. 과연 참여당이 노무현 바이러스의 숙주가 기꺼이 되겠다는 순수한 의병정신, 과연 그것만으로 지난 6.2 지방선거에서의 성과를 이루었다고 생각하십니까? 단언하건데, 유시민이 참여당에 오지 않았다면 당원의 숫자는 물론이요, 참여당이 획득한 지방의회 의석과 비례대표 의석 모두 절반 이하의 성적을 기록했을 것입니다. 유시민이 참여당에 오지 않았다면 이 글을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작성하고 있는 본인도 참여당원이 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겨우 국회의원 한 석 없는 보잘것없는 성과도, 그나마 유시민이 함께 하였기에 가능했던 결과였단 말입니다.
현재 '당 사수파'가 유시민에게 가하는 비판의 목소리는 너무나도 잘못된 것입니다. 오히려 유시민보다 참여당을 생각하고 참여당의 창당정신과 노무현 대통령을 기억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유시민이 과연 참여당 독자노선이 대선 지지율에 아무런 반등을 가져오지 못하기에 민주노동당과 합당하려는 것일까요? 노무현 대통령을 까맣게 잊어버렸기에 민주노동당과 합당하려는 것일까요? 100년 가는 정당이란 정신이 하찮아서 민주노동당과 합당하려는 것일까요?
사람은 학습해야 하고 거기에서 배워야 합니다. 우리는 노무현 대통령을 잃고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한 명의 인물이 천신만고의 노력과 하늘의 도움 끝에 대통령의 자리에 오르더라도 개혁과 진보의 길이 얼마나 어려웠던가요. 유시민은 자신이 대통령이 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으로 정치 풍토의 혁신을 시도하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비정상적인, 그리고 지역주의와 결합하여 기이하기까지 한 양당제가 바뀌지 않은 상황에서 대통령 유시민이 탄생하더라도 그는 노무현이 당했던 똑같은 수모를 겪을 것입니다. 어쩌면 우리는 그를 잃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 때 다시 오백만이 모여 울고 불면 대체 무슨 소용입니까?
보수를 가장한 수구세력인 한나라당과, 중도/자유 성향의 민주당으로는 새로운 변화를 갈망하는 국민의 열망을 담아낼 수 없음이 경험적으로 명백합니다. 그렇다면 정치인은 이해타산이 아니라 국민의 뜻을 보고 가야합니다. 기존의 프레임을 극복해서 깨어있는 시민들의 조직된 힘으로 다시는 민주주의가 흔들리지 않는 기반을 만들어야 합니다. 유시민은 바로 그러한 시도라 할 수 있는 진보통합의 노선을 주장하는 것이지 '당 사수파'가 말하는대로 자존심이 없거나 노무현정신을 잊었거나 민주노동당에 흡수되어 100년가는 정당이란 소중한 당원들의 뜻을 잊어버린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노무현 대통령께서 한나라당에게 '대연정'을 제안하셨었죠. 현재의 선거제도로는 도저히 지역주의를 극복할 수 없기에, 작은 진보정당도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파격적인 제안을 하셨습니다. 대통령님이 돌아가시자 선거법을 개정해야 한다면서 그러한 '대연정' 제안이 "역시 노무현"이라는 찬사로 바뀌었습니다. 대통령님의 그 제안에 비하면 유 대표가 제안한 이번 진보통합의 경우는 너무나 상식적인 주장입니다. 너무나 현실적인 가능성이 담보되는 주장입니다. 유시민도 잃어야 그 때 가서 "유시민이 진보통합을 제안했던 것은 신의 한 수 였어"라며 유빠 정당을 창당할 것인가요?
그리고 '대통합파'에게도 묻고 싶습니다. 여러 당원들도 지적하신 것처럼, 야권이 모두 하나의 빅 텐트 아래 모여 정파등록제를 실시하는 '혁신과 통합' 식의 대통합을 지지한다면, 대체 민주노동당과 함께 못할 이유는 무엇입니까? 진보통합을 완수하고, 민주당과 그나마 대등할 수 있는 상황적 여건을 조성한 뒤 야권의 단일 후보로 참여당의 정신을 이을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정상 아닙니까? 지난 경기도지사 선거와 김해(을)에서 받았던 모진 오해와 힘을 가진 야권의 맏형 민주당의 횡포를 다시 겪고 싶으십니까? 문재인씨가 절대로 그럴 일 없다고 약속을 하던가요? '혁신과 통합' 속 '국민참여정파'에서 주도적인 위치를 선점하고 싶으신 것 아니고요?
민주노동당과는 함께 하는 것이 현명치 못하다 하시면서 민주당과는 한 텐트 속에 들어갈 수 있다는 논리는 진보통합이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만의 그것이 될 경우 도로민노당이 되고 국민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듯, 민주당과 국민참여당만의 통합이 될 경우 도로 대통합 민주신당이 되는 것입니다. 열린 우리당을 해체하고 노무현에게 비수를 꽂았던 바로 그 당입니다. 그 곳에서 손학규, 정동영씨와 무엇을 하실 생각입니까? 만년 야당에서 광주 서구 의원이나 지역구 위원장 정도 하시면 노무현 정신을 잇는 것입니까?
중언이 되겠지만 양당제로는 대한민국 정치 문화에 발전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한나라당이 악이고 민주당이 선이라는 이분법의 논리는 한나라당이 건전한 보수이고 민주당이 건전한 진보일 때 가능한 얘기일 때 서로가 써 먹을 수 있는 논리입니다. 과연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진짜 보수이고 진짜 진보입니까? 안철수 현상을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했던, 기성 정치에 염증을 느끼고 무엇인가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는 유권자들을 포용하려면 정답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것 뿐입니다. 이제는 이것을 모르셔서가 아니라 알지만 어떤 다른 의도 때문에 부정하시는 것 아닌가 의심이 될 지경입니다.
'당 사수파'와 '대통합파' 모두 10월 1일의 전당대회를 거부하거나, 혹은 전당대회에 참석하되 진보통합에 반대하는 의사 표시를 이야기 하십니다. 그러면서 유시민 대표가 수 차례 얘기했던 진보통합의 당위와 예상되는 성과를 지독하게 의심합니다. 그러면서 이상하게도 자신들은 어떠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당을 사수하여 독자노선으로 100년을 가자는 것 말고, 민주노동당과의 합당이 현명하지 못하다는 말 말고, 어떤 비전을 통합을 지지하는 당원들에게 제시할 수 있습니까? 노무현 정신을 더 온전히 잇고 참여당의 정신을 더 널리 전파할 수 있는 방법은 과연 무엇입니까?
진지하게 묻고 싶습니다. 당신들은 유시민 대표의 '국가란 무엇인가'를 한 번이라도 제대로 읽어 보았습니까? 국민참여당이 당의 대표적인 정책 노선으로 얘기할 수 있는 '진보 자유주의'라는 것이 어떠한 사상인지를 참여당을 모르는 유권자들에게 말씀드릴 수 있으십니까? 여러분들은 어쩌면 노무현 정신으로 국민을 섬기는 것이 아니라 백년 뒤에도 참여당의 주인이 되고 싶은 것 아닐까요?
저는 2009년 5월 교단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잃었습니다. 노무현을 죽게 만든 미친 세상에서 저는 교단에서 윤리선생이랍시고 아이들에게 착하게 살라고 가르치는 것이 그렇게나 부끄럽더군요. 그렇게 노무현에 대해 학습했습니다. 그렇게 노무현이 얘기했던 진보라는 것에 대해 공부했습니다. 그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자연스레 대두된 사람이 누구였을까요. 노무현을 잃은 비통한 심정을 새로운 희망으로 바꾸어 준 사람이 누구였을까요. 안희정이나 이광재? 한명숙과 이해찬? 김두관?
틀렸습니다. 오직 유시민이었습니다. 노무현을 알면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사람이 유시민입니다. 이것은 굳이 노무현 대통령이 퇴임하실 때 봉하에서 "내 과"라고 소개하셨던 일화를 소개치 않아도 자연스러운 주장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노무현 정신을 얘기하고 노무현 바이러스를 온누리에 퍼뜨릴 숙주를 자칭하면서 유시민의 진보통합 제안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니요?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너무나 가슴이 아픕니다. 유시민의 진보통합이라는 합리적인 제안과 새로운 비전 제시가 그 진의를 의심받고 모진 비난의 소리로 돌아오는지. 어떻게 그토록 합류하기를 바랬던 이에게, 그리고 그렇게 바보처럼 합류해서 자기 지지율 다 깍아 먹으면서도 아무런 원망 없이 우리를 데리고 함께 가려는 이에게, 이런 형편 없는 대접을 하시는지요.
저는 이번 진보통합이 부결되면 유시민 대표가 탈당을 하시고 몇 달 푹 쉬신 후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통합파, 민주노총과 진보적 시민단체가 합류할 새로운 진보정당에 합류하시길 간곡히 권하고 싶습니다. '당 사수파'나 '대통합파'가 지금 들으시기엔 "노근이가 어디서 약을 팔어?" 하시겠지만 제 모든 것을 걸고 장담합니다. 유시민 대표 혼자만 민주노동당이 중심이 된 진보통합당에 합류해도 그 정당의 지지율은 갑절 이상 뛰어오를 것입니다. 그리고 참여당의 통합을 지지하던 당원님들은 거의 모두 그 정당으로 옮겨갈 것입니다. 우리는 그 곳에서 다시 시작하면 됩니다. 우리는 그 곳에서 우리의 방식으로 노무현의 정신을 세상에 나누어 줄 것입니다.
혹시 유 대표께서 책임을 지고 사퇴하신 후 정치를 은퇴하셔도, 생각하기 싫지만 그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유시민은 원래부터 책 쓰고 강연하며 리버럴하게 살아야 어울리는 분이니까요. 그가 정치권 밖에서 살아간다 하여도 그는 여전히 잠재적 대선 후보군으로서 일정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지지율을 기록하는 사람이니까요. 문재인 이사장께서 자연스럽게 부각되었듯, 유시민 대표도 일생을 통해 이룩한 그의 삶이 그를 가만히 있어도 부각되는 위치로 이끌 것입니다.
그런데 '대통합파'는 혁신과 통합으로 합류한다고 쳐도 '당 사수파'는 어찌하실 생각인지요. 시민광장의 조직력보다 못한 수준의 1% 정당이 되어 비장하게 노무현 정신 수호로 임하시다가 내년 총선에서 장렬하게 전사하시고 이 다음 하늘로 돌아갈 때에 거기 가서 아름다웠노라고 말하실 것인지요. 진심으로 걱정이 되어 드리는 질문입니다.
유시민은 '당 사수파'와 '대통합파'의 현재 상황과 같은 수위의 비판을 받을 일을 하지 않았습니다. 전당대회 거부를 조직하시고 있으니 느끼셨을테지만 아직 유시민을 믿고 진심을 이해하는 참여당의 당원이 훨씬 더 많습니다. 이 사람들과 함께하는 통합 지지의 입장에 서 있기에 저는 마지막까지 10월 1일에 웃을 상상을 하며 통합 지지의 의사를 천명합니다. 여러분들이 전당대회를 거부하든, 투표에서 반대의 표를 행사하시든 각자의 자유입니다. 하지만 제가 굳이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여러분들이 하는 비판에는 중대한 오류가 있으며 제대로 어떻게 할 것인지를 밝히지 않는 측면도 강하게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되려 분명한 비전과 방향을 제시한 유시민이 먹지 않아야 할 욕을 먹는다면 지지자의 입장에서는 그를 옹호하는 이러한 지지이유서를 남길 의사 표명의 자유도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의사 표명의 심경이 이처럼 안타까움을 동반한다면 열린 마음을 갖고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움직일 수 있는 가능성이 있을 것이란 기대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판단하기에 대한민국 정치의 운명이 걸린 진보통합의 중차대한 사안에 대해, 애끓는 심정으로 유시민 당 대표에 대한 지지의 변을 마칠까 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