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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주체사상을 배울려면 차라리 나에게 오십시오
김민주 | 2012-05-30 10:44:21 | 조회 8299 인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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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사상 배우고 싶으면 차라리 제게 오십시오 (33)

by 주성하기자   2012/05/30 7:30 am
 
 
주성하: 김일성 종합대 출신. 사범대 교수 , 1999년 탈북. 2002년 대한민국 귀화
 
 
 
지금 주사파들을 비난하는 100개의 손가락에 제 손가락은 더하고 싶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주사파를 추종하며 난투극에 뛰어든 앳된 청년들을 보고 다시 생각했습니다. 이미 휘어진 나무를 바로 세우긴 어렵겠지만, 올곧게 자라나야 할 새 묘목들이 휘어지려 하니 너무 아까워서입니다.
 
 
주사파를 추종해 젊은 그대들이 배우려는 것은 과연 무엇입니까. 사상입니까, 가치입니까, 용기입니까.
 
혹 주체사상을 배우고 싶습니까. 그렇다면 차라리 제게 오십시오. 훨씬 더 잘 가르쳐줄 수 있습니다. 저는 김일성대 최고의 교수들에게서 직접 주체사상을 배운 정통파입니다.
 
주체사상을 만든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도 생전에 저를 ‘동지’라고 했습니다.
 
물론 낮엔 대학에서 시장경제를 배우고 밤에 주체사상을 독파한 이들을 주사파라 부른다면 저는 ‘시경파’, 즉 북한 시장경제파라 불려야 할 겁니다.
 
낮엔 대학에서 주체사상을 배우고, 밤엔 ‘국부론’과 같은 금서를 몰래 베끼면서 시장경제를 학습했으니 말입니다. 그렇더라도 주체사상을 놓고 논쟁한다면 저들에게 한 수 가르칠 자신이 있습니다.
 
진보적 가치를 배우고 싶습니까. 그 역시 주사파들이 아주 싫어하는 저 같은 사람에게 오십시오.
 
저는 체질적으로 진보주의자입니다. 겉으론 만민평등을 외치지만 실제론 한줌의 기득권을 위해 인민이 무리로 굶어죽어도 아랑곳하지 않는 체제에 도저히 적응해 살 수가 없었기에 목숨 걸고 북한을 탈출했습니다.
 
인간의 존엄과 자유, 평등은 제가 추구하는 최고의 가치입니다. 동아일보에서도 저는 지금껏 진보주의자로 살아왔습니다.
 
제가 쓰는 기사는 늘 진보적 가치를 짓밟는 북한의 독재와 3대 세습을 비판하는 것이었고 소리 없이 죽어가는 동포들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독재를 비호하는 자와 비판하는 자. 저들과 나의 차이입니다. 어떤 가치를 원하십니까.
 
용기를 배우고 싶습니까. 제가 남쪽에 와보니 여기는 정권 타도 구호는 다만 유행일 뿐이고, 심지어 법정에서 ‘김정일 만세’를 외쳐도 불구속될 뿐입니다.
 
하루하루 신변을 위협받는 저 같은 사람은 이런 사회에서 대단한 민주투사인 척, 엄청난 박해라도 받는 척 꼴값 떠는 인간들을 보면 우스울 따름입니다.
 
남쪽에는 ‘꾼’들처럼 떠들썩하지 않아도 더 위험한 곳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사람이 많습니다.
 
정권에 손가락질만 해도 본인과 일가가 멸족되는 북한에서 태어났다 해도 저들이 과연 지금처럼 용기 있는 ‘척’했을까요. 아마 정반대의 모습으로 둔갑했을 것입니다.
진정한 철학과 가치, 용기를 잃은 인간에게 남는 것은 부끄러움도 모르는 권력욕과 물욕뿐입니다. 우리는 지금 그 사례들을 똑똑히 보고 있습니다.
 
탐욕에 빠지면 인간의 초보적 양심 또한 거리낌 없이 팝니다. 독재를 독재라 말하지 못하고, 세습을 세습이라 부르지 못하고, 인권 유린을 인권 유린이라 단죄도 못하고 눈 뜬 장님 시늉을 하는 것처럼 말이죠.
 
하지만 주사파가 양심 판 대가를 챙길 날도 이젠 끝나고 있습니다. 주사파와 북한은 한 머리에서 나온 샴쌍둥이입니다.
 
궤변과 거짓으로 포장하던 실상이 만천하에 공개돼 지탄과 고립에 빠진 처지까지도 똑같네요. 이들이 살아날 길도 거덜 난 이념을 버리고 개혁개방을 하는 딱 한 가지뿐입니다.
 
그런데도 청년들이 주사파를 추종하겠다면 어쩔 수 없습니다. 인계(人界)에 불량품이 오죽 많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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