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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시작하는 새 출발에 앞서 대중적 진보정당의 성공 가능성에 대한 단상
큰가방 | 2012-08-25 02:24:47 | 조회 10715 인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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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을 주도한 경기동부의 패권적 행태에 절망을 느껴 새 출발을 다짐하지만, 그 새 출발이란 것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란 예감이 든다.

통합 전에 진보 진영에서 보여준 그 답답한 안목이 지난 몇 달 사이에 바뀌진 않았을 것이라 보기에.  그래서 요즘은 '노동중심성'을 외치는 이들을 보면서 슬슬 불안감이 엄습해 온다.

 

노동중심성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떠오른 말은 여성상위시대였다. 두 말의 공통점은 '치우침"이다.

남성 위주의 사회에서 여성의 권리를 찾기 위해 투쟁을 하는 것은 정당한 것이지만, 이제부터 여자가 권력을 쥐고 남자를 부려 먹어야 한다는 주장은 또 다른 불공평을 낳으면서 조화와 평화를 해치는 결과를 가져온다. 남녀 평등이 정답이다.

노동자가 억압 받는 것을 구제한다는 취지에서 노동 운동을 적극적으로 하는 것은 당연히 필요하다. 그러나 노동자에게 권력을 주고 자본가를 죄악시 하는 공산주의는 자체 모순으로 인해 역사에서 사라지고 있다. 노동자와 사용자는 함께 잘 살아야 하는 것이다.

노동을 중심으로 놓자는 말은 사용자들을 불편하게 만든다.  최근 급격히 늘고 있는 자영업자들도 따지고 보면 사용자다. 한 두 명이라도 직원을 고용해야 한다면 그는 곧 사용자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자영업자들은 영세하다.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망하지 않기 위해 인건비를 가지고 고민해야 하는 사람들이다.  
 
직원을 회사의 주인으로 만들어서 함께 회사를 발전시키려는 노력이 종종 소속감 약하고 개인의 출세를 우선하는 직원들의 배신으로 어려움에 빠지는 것을 경험해 본 경영인들은 주인과 고용인의 조화로운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이 참으로 어려운 숙제라는 것에 공감할 것이다. 그리고 그에 대한 모범 답안은 아직 없다. 다만 찾으려고 노력할 뿐이다.
이 사회를 정의롭고 조화롭게 만든다는 것은 사회 구성원 모두의 입장을 고르게 이해하고 배려해야 한다는 의미가 된다. 노동자도 살고 사용자도 사는 세상을 만들어야 그게 진짜 건강한 사회다. (사실은 노동자라는 말 자체가 현대 사회 구조를 정확하게 반영할 수 있는 용어가 아니지만....)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대중적 진보정당"의 의미를 잘 새겨야 한다고 본다. "대중적 진보정당"이라는 말은 대중의 인기와 영합하는 정당을 만들자는 의미가 아니다. 가급적 사회 모든 구성원의 이익을 공평하게 보장하는 편향되지 않는 정당을 고민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개념이 곧 "대중적이고 진보적인" 정당인 것이다. 

그런 정당을 만들기 위해 서로 약간의 차이를 극복하고 진보 진영이 함께 움직이자는데 오히려 차이를 부각시키고 계층간, 집단간 위화감을 조성하는 용어를 그렇게 큰 목소리로 외칠 필요가 있을지 의아스럽다.

좌, 우, 진보, 보수, 중도...이런 용어들이 참으로 나를 불편하게 만든다.

나는 차라리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 라는 말이 훨씬 가슴에 와 닿는다.

정의로운 사회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를 통해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들을 해결하자는 포괄적인 목표를 정해 놓고, 개인의 욕심을 위해 거짓을 능력으로 여기는 이들을 배제한 가운데 함께 고민하면 길이 나오지 않을까? 그런 정도의 과업을 함께 할 사람들로 뭉쳐서 정당을 만드는 것이 그렇게 복잡하고 어려운가?
     

덧글쓰기 | 전체글 5건이 등록되어 있습니다
조이풀  

명확한 기준이나 이해가 있을 때 대중적진보정당은 가능하다 보여집니다.노동중심성이란 언어가 주는 낯설음이 있어요.그 낯설음을 극복해가는 시간도 필요하고, 노동중심성을 시민평등이라는 큰 틀, 국민주권에서 이해하는 자세도 있어야합니다.
12-08-25

정연 엄마  

패권 애들이 붙들고 휘두르는데 사용을 많이 한
노동중심성, 진보란 글씨.....

죄송합니다.
글씨만 봐도 피로가 확 몰려오네요.ㅎㅎ

저 환자 됐나봐요~에효~~
원래 저는 진보 하겠다는 사람이 아니다 보니
이런 부작용이...

노동중심성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떠오른 말은 여성상위시대였다. 두 말의 공통점은 '치우침"이다.
심하게 공감합니다.


12-08-25

가누토  

노동중심성이라는 언어,
제게는 낯설음이 아닌 독선으로 무장한 폭력이 연상됩니다.
아무리 선해해도 시민평등, 국민주권과는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12-08-25

큰가방  

시종일관 노동중심성을 외치고 있는 이는 권영길입니다. 통합 전부터....
이 분은 아마 통합을 반대하는 입장이었던 것으로 아는데.
이런 분들까지 함께 가야하는 시점에서 노동중심성을 자꾸 강조하면 상대적으로 참여계는 노동과 관계가 없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게 되는 것이 문제입니다.

노동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고, 노동자를 중심에 놓되 노동자만을 대변하는 정당이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을 어떻게 서로 이해하고 하나가 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봅니다.
12-08-25

진아아빠  

저도 노동중심성이란 단어를 들을 때 위 정연엄마님처럼 곧바로 피로와 갑갑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무책임한 선동성 표현이란 판단을 하고 있는데, 이미 통합진보당을 비롯한
진보진영에서 확보한 절대성 때문에 누구도 해석에 나서기 어려운 신성한 언어가 돼 버렸죠.

앞으로 누가 노동중심성이란 단어를 재해석, 범위와 한계를 설정할 수 있느냐는 진보진영이
분열과 경쟁이 지속되는 시기 동안은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 만큼 어려운 숙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종교에서 자신들 신을 재해석 하자는 것처럼 모험적인 과제라는 거지요.

노동중심성이라는 단어에는 사회적으로 합의된 개념이 없습니다.
그렇기에 이 단어를 놓고 주체별로 느끼는 가치, 기대감, 인상 등이 제각각이지요.
대중 중에는 이 단어에서 노동자독재, 반자본주의까지 연상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노동자
중에는 사용자에 대한 비타협적, 배타적 이익추구를 기대하는 사람이 있을 것입니다.

요는 대중정당을 지향하면서 편향된 가치관을 표현하는 단어, 그것도 사람마다 해석과 느낌이
다른 단어를 남발하는 것은 스스로에 대해 족쇄를 채우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인데...
통합진보당, 구체적으로 말하면 구 민주노동당에서 문화로까지 정착된 구체성없는 선동성 표현,
정책 등의 틀 안에서 '노동중심성'이란 지나치게 포괄적인 표현을 새롭게 바꾸거나 국민 대중이
오해없이 쉽게 알아들을 수 있게 전달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비정규직 완전철폐'를 어차피 불가능한 현실상황을 고려하여 책임정당답게 '단계적
철폐'로 바꾸자고 할 때 얼마나 내부적 비난과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인가와 같은 경우가 될 것입니다.
사실 지금까지는 정책이나 공약을 실현성보다 선명성 위주로, 선동적 목적으로 내세워도 따지거나
결과에 대해 책임을 묻는 사람들은 없었습니다.
어차피 너도 알고 나도 알고, 현 시점에서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서로가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대중정당, 책임정당이라면 이런 자세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문제는 진보진영처럼 명분과 선명성 중시의 경직된 사고가 일반화된 곳에서 여하히 구성원들을
이해시켜 책임정당답게 표현과 내용을 근접시킬 수 있느냐는 것이고, 특히 진보가 재구성되는
시점에서 대중에 대한 친화력 확보와 타 진보세력의 우경화라는 비난공세를 조화시킬 수 있느냐는
어려운 과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여튼 '노동중심성'이란 단어는 현 진보진영의 문화 내에서 마구잡이로 쓰기는 편리하나 책임성과
대중정당이라는 지향점을 고려하면 곤혹스러움이 많은 단어입니다.
이 단어는 본격적으로 대중에게 전달되기 시작하면 많은 오해와 거부감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소수세력의 언어였기에 대중의 관심 밖이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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