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부터 20일까지 제천,단양 문학기행 잘 다녀왔습니다.

참사람,조이풀,좋은하루,로즈마리,차력사,벽송거사,너나우리,도파민,은혜,편지통,처사위......

문학기행의 포인트는 자연과 사람인듯합니다.

자연이야 있는 그대로의 모습에서 계절에 따른 색만 조금 꾸몄을 뿐 관대하고 깊고 넓은 그런 자세로 우리를 반겨주더군요. 이 자연은 문학광장 스튜디오에서 사진으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사람에 대해서는 할 얘기가 많은데 우선 차력사님과 편지통님이 반가웠습니다. 다른 분들은 광장에서 몇번씩 익히 알고 지냈던터라 건성의 인사일 수 있으나 처음 만나는 분에 대해서는 각별한 신경이 필요하죠. 조용한 힘이 느껴지는 차력사님은 청주에서 세시간 반 고속버스를 타고 단양에서 합류했구요. '이 사람들 대게 웃긴다' 했을텐데 1박2일 차분하고 조용하게 분위기를 이끌어 주셨습니다.충북광장 대표로서의 포스가 경북광장 대표와는 대조적이더군요.

우리를 자꾸 정신병원에 입원 시키려 했던 편지통님. 구미광장을 확 살려놓기 위해서 열심히 입품,발품을 파신다는데 이번 기행에서 경북 구미의 시민단체 활동을 많이 홍보 하시더군요. 구미에서 총회를 하면 시민단체에서 자원봉사만 50명은 올거라고 어깨에 힘 주시더군요. 편지통님을 저는 오탁번시인의 원서문학관에서 처음 뵈었는데 흰머리에 나이가 지긋하신 것 같아 문학관의 사무장이거나 오탁번시인의 제자 되는 줄 알았습니다.(은혜님은 오탁번 시인 부인인 줄 알았어요 ㅎ)

편지통님 뭔 술을 저의 이십대처럼 마시는지..... 술자리 시작되면서

"주량은 얼마나 되요?"

" 네 약간 합니다. 소주가 일곱병 정도"

그러더니 제 옆에서 종이컵 큰걸로 받았다하면 마시고, 비었다고 머리에 털고, 그옆에서 로즈마리님 참사람님이 대작 하느라 죽어나더군요. 좋은하루님은 한줄 시낭송 해야 한다고 입만 열면 삼십분은 기본이고 15분 차이 형답게 벽송거사님은 '제 동생을 이해해 주세요'

쏘가리 잡고기 매운탕과 막돼지로 시작한 술자리는 노래방으로 이어졌습니다. 그 노래방에서 보름달 달빛 속으로 사라진 편지통님. 술에는 장사가 없죠. 어느 나무를 붙들고 싸웠는지 그 전투는 치열했나봅니다. 다음날 아침 얼굴을 보니 심하게 기스를 내셨더군요. 저는 세면대 붙들고 얼마나 웃었는지 모릅니다.아, 이 얼굴로는 기행이고 뭐고 집에 돌아간다고 하겠구나 했는데 왠걸요. 모자 눌러 쓰고 당당하게 앞장섭디다.

술 사고, 배품삭 후원해 주신 편지통님. 주위에 누가 정신병원 가야할 것 같으면 편지통님과 상담 하시기 바랍니다.

숙소 반딧불 수련원은 좋은하루님의 사촌누이가 운영하는 곳입니다. 폐교 운동장도 있고, 수영장과 노래방까지 갖추고 있는데 너무 외진 곳에 있어서 영업이 잘 안 될 것 같더구요. 매형이 막 잡은 돼지라면서 내온 따뜻한 고기, 빨간 맨드라미가 있는 텃밭 인상적이었습니다. 편지통님이 날로 파를 먹어보라고 해서 씹었다가 매워서 혼났습니다. 이 편지통님이 장회나루에서는 장뇌삼 한뿌리를 저보고 먹어보라고 하더니 엄청 댁가를 치루기도 했네요. 그러고보니 나한테는 뭘 그렇게 먹어보라고 주는지 술자리에서는

"이거 아무한테도 주지 않는 약이예요. 위가 따끔따끔 하시죠?"

주는데 안 받을 수 없고 약이라고 하는 안 먹을 수 없어 위장약 네알을 먹었는데 일반 제약회사가 만든 약입니다. 다음날 아침 '그 약 괜찮죠?' 물어보는데 그럼 좋다고 해애지 약효 없다고 말 할 수 있나요.

장회나루에서 청풍을 왕복하는 유람선을 탔습니다. 이 시간에 충주에서는 선혜님이 배타러 온다고 연락 왔는데 같은 충주호라도 만날 수는 없었구요. 아침에 탄 배 3층 갑판 위에서 캔맥주로 해장을 했죠. 이 갑판 술자리 기획은 도파민님과 편지통님이 면밀하게 진행했답니다. 저는 마시기만 하고...... 술 마시면서도 남한강 청풍호수가 보여주는 풍경은 열심히 눈에 넣었습니다.

은혜님은 현재 포항에서 혼자 채소 농사를 짓는다고 하세요. 귀농해서 지금은 단골 고객도 생겨서 물량을 못 따라간다고 하는데 귀농하신 분들 베치마킹 하시면 도움 될 듯합니다.은혜님이 원서문학관에서 오탁번시인의 시를 낭송하는데 같이 들었으면 놀라 넘어졌을겁니다.

너나우리님은 단양에서 게스트하우스와 커피 명가를 운영하고 계시죠. 내년 지방선거에서 단양군수가 되느냐 마느냐는 너나우리님의 결심에 달린 것 같습니다. 대접 그릇에 나온 커피, 한잔이면 세사람이 나눠 먹어도 될 정도였답니다.차력사님 내년에 너나우리님 많이 좀 도와 주세요. 너나우리님은 참여당 1기 충북도당 위원장 하셨답니다. 

고수동굴 얘기하고 후기를 마무리 하려고 합니다. 단양 고수동굴은 잘 알려진 석회암 동굴이죠. 삼척 환선굴, 제주 만장굴, 심지어는 비무장지대의 땅굴 등 많은 동굴을 가 보았기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기행 마지막 코스로 고수동굴을 찾았습니다. A코스, A+B 코스 할 때만해도 시간이 되면 A+B, 시간이 안되면 A코스 우리는 A코스만 택했습니다. 들어가는 입구까지만 해도 가쁜하게 들어갔고 처음에는 와, 신기하다 감탄사가 나왔드랬죠. 들어 갈 수록 뭐 이래, 왜 이렇게 더워 하다가 동굴 속에서 등산을 하다보니 야 이거 잘못 들어왔다, 이거 사기다, 어디가 출구야,  나와서 참사람님은 웃통 벗고 땀을 식히더군요.

고수동굴에 대한 너나우리님의 얕은 정보 덕분에 다리 덜덜 떨리는 동굴 구경 잘 했답니다.

후원해주신 충북광장 회원님들과 차력사 대표님께 감사드립니다.

로즈마리님 다음에는 청풍 호수 아담한 펜션에서 꼭 잡시다.

이번 문학기행의 회계는 다음과 같이 정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