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의 발단에 제가 있었습니다.
대표로서 그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는 것이 무척 곤혹스럽습니다.
먼저 운영규약에 대한 집착이 있었음을 시인하고 글을 전개하고자 합니다.
시민광장의 정체는 운영규약을 통해 강력한 이원집정부제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이는 아마도 시민광장의 이상적 정치 지향과 함께 초창기 1기 대표와 집행위원장의 위상과 역할 등으로부터 자리잡아온 형태라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대표는 전체를 총괄 대표하는 지위를 가지면서 중앙집행위원회의 고문, 집행위원의 임명동의권(사실 임명권도 아니죠), 그리고 최고 의결단위(총회 및 전참여회원투표, 중앙운영위원회)의 발의권과 의장직의 권한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보기에 따라서는 그다지 큰 권한이 부여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요즘 이너써클에 관한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려옵니다. 그런데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저는 그런 비슷한 것에도 접근해 본 적이 없습니다. 단지 제 주변에 제가 좋아하거나 일방적인 호감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참 많습니다. 그렇게 단지 관계들을 쌓아나간 것 뿐입니다. 그런데 그런 분들 간의 다툼이 상당히 많이 일어납니다. 1년 내내 '상왕' 얘기들 참 많이 들었습니다. 제가 부족해서 생긴 반응들이겠지만 말이죠. 그래도 올해 제일 의미를 둔 개인적인 바램은 시민광장에 새로운 바람을 가져오고 싶었습니다. 인적 균형과 교체를 포함해서 말이죠(위험한 말인가요?) 그런데 개인 돌다리가 사실 뭐 힘이 있겠습니까? 대표로서 가지고 있는 몇 안되는 대표 권한의 적극적인 행사 그리고 그저 회원들을 보고 가자는 마음 뿐 이었습니다.
해프닝으로 끝난 검은 닉 부활 시도와 생뚱맞아 보였을 정의당 서울시당위원장 선거 개입이 대표적인 경우였고요. UBO 지원금 논란의 공개화, 중앙운영위원회에서 여러 차례 위임 받았던 사항들이 그런 내용들입니다.
아무튼 그런 일련의 흐름들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상근자와 집행위원장 문제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 대목에서는 정말 사적영역을 제외해야지만 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을 다시 강조합니다. 왜냐하면 본 상황의 당사자들이 제가 정말 좋아하고 깊이 소통했던 분들이고 제 이야기를 이해해 주실 것이라는 믿음에 기반하기 때문입니다.
상근자는 집행위원입니다. 집행위원은 규약 상 집행위원장과 대표가 임명제청하고 동의를 하면서 구성됩니다. 이 말은 곧 집행위원은 대표, 집행위원장의 임기와 함께 그 임기가 종료되는 것을 뜻합니다. 단순합니다. 제가 당선되고 집행위원회를 구성해 나가는 과정도 역시 그 과정를 통해서 이루어 졌습니다. 비상근자를 포함해서 집행위원은 그래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의 운영원리가 그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관료화, 비선화의 씨앗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소통이 부족한 부분이 있었고 개인적으로 그 부분들은 이미 사과를 드렸지만 여전히 마음의 빚을 안고 있습니다.
집행위원장 상근 겸임에 대한 생각은 그렇습니다. 후보자들이 운영규약 개정을 포함한 2014년 시민광장의 설계에서부터 염두에 두었던 사안이라고 이해하고 있으며, 아마도 선거 이후에 집행위원회를 구성해 나가면서 어떤 식으로든 공론화의 과정을 거칠 수 밖에 없었을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우리 시민광장의 논의 구조가 그렇게 녹녹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 사실(당시로서는 계획이었겠죠)이 총회 당일 밤에 공개되면서 이런 상황까지 이르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지금 이미 벌어진 상황 앞에 놓여 있습니다.
누구랄 것 없이 우리 모두에게 소중한 광장의 당면 문제들을 어떻게 헤쳐 나갔으면 좋겠습니까? 게시판의 글들을 통해서 회원님들의 생각들을 많이 들었습니다. 불과 보름정도 임기를 남긴 대표로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총회 당일 대표 당선자께서 해주신 긴급제안에 따라 의결된 바 있는 '시민광장 운영방향 모색 및 운영규약 개정을 위한 특별위원회(약칭 : 규약개정 특위)'의 구성을 위한 중앙운영위원회가 회기 중에 있습니다. 그리고 서울대표께서 안건 발의한 ‘2014년도 집행위원장 궐위에 따른 문제 처리의 건’에 대해서 논의 중에 있습니다. 중앙운영위원 중 한 분의 ‘집행위원장 궐위에 대해선 1차로 선관위에 유권해석을 요청하고 이게 재선거 사안인지 아닌지가 명확하게 결정 나야 그에 맞는 논의를 할 수 있다’고 보는 의견도 제출되어져 있습니다. 그 부분에서 소수 이견이 있었음을 알려드립니다.
‘운영규약 제12조 '중앙운영위원회는 시민광장의 상설의결기구로 시민광장의 운영과 관련된 중요사항을 의결하며...'에 근거하여 본 안건이 시민광장의 운영과 관련된 중요사항임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며, 또한 제13조 발의에 있어 중앙운영위원의 발의와 3인 이상의 동의로 안건 채택에 관한 절차를 정상적으로 밟았기 때문에 안건상정에 무리가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먼저 운영규약 개정은 제 임기와 상관없이 차기 대표와 함께 특위의 공동위원장으로서 회원들의 목소리를 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제일 길게 느껴지는 12월입니다.
현 중앙집행위원장 당선자의 궐위에 대한 문제도 중앙운영위원회에 맡겨 주실 것을 간곡하게 부탁드립니다. 그 과정과 그 결과를 지켜봐주시고, 그것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시는 회원께서는 임시총회 발의를 통해서 문제제기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어떤 경우라도 중앙집행부가 공석이 되는 상황은 피했으면 합니다.
이런 혼란의 상황에서 대표가 기댈 수 있는 부분은 역시, 운영규약으로 돌아가 버리네요.
우리 모두의 현명한 대처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