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계속 모를꺼야!??(영화 "변호인"을 보고) [138]

빗물처럼 (a_newp****)

(영화를 보기 전 먼저 "부림사건"에 대해서 검색해 보시길 바랍니다)

"세상의 모든 벽은 문이다"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지...라고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언제가 됐던 간에 장벽은 무너지기 마련이며

닫힌 문은 열리는게 이치라고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오늘 영화 "변호인"을 보면서

새삼스래 실감했습니다.

내가 사는 세상이 수를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채널을 가진

매트릭스이며 그 벽은 결코 쉽게 무너뜨릴 수 없다는 것.

우리가 그 채널을 인지하고 바꾸려고 시도를 한들

이미 그 문은 쉽게 열리지 않을 만큼 견고 하다는 것.

영화는 내가 기대했던 것 보다 디테일하지 못합니다.

좀 더 신랄한 비판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분명히...

잘못된것은 잘못 됐다고 말할 수 있어야만 그게 민주주의인겁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1980년대를 비추기만 할 뿐

지금 현실에 대한 비판이 부족해 보입니다.

영화 "변호인"은 많은것을 함축하거나 침묵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뭔가 자극제가 될만한 꺼리가 눈에 띄지 않습니다.

그냥 그 시대엔 이랬었다는 전달만 할거라면

굳이 돌아가신 그 분을 모티브로 삼지 않아도 소재꺼리는 많았을텐데 하는

아쉬움도 많이 남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지하주차장에서 한참 동안 차 안에 앉아 있었습니다.

서걱거리며 내 가슴 어디선가 뜨거운것이 올라 오는데

난 그게 무엇때문인지 잘 몰랐습니다.

멍하니 넋을 놓고 있다가 이른바 "노빠"라고 불리워질만큼 그 분을 사랑하는 

작은 형님께 전화를 했습니다.

"여보세요?"라는 목소리가 들리는데 이런 젠장...

왜 그랬을까요...

눈물이 흐르더군요.

그냥 나도 모르게 울컥~하더군요.

형님이 차분하게 묻습니다.

"뭔 일 있냐?

왜 울어?" 

간신히 말했습니다.

"형님..

변호인 볼거면 혼자 가슈..

괜히 형수 델꼬 갔다가 찌질하게 질질 짜지 말고..."

제목에 적힌 대사는 공안전문형사(차동영)가 진우를 고문하면서 하는 말입니다.

잘못한 것이 없는데,

빨갱이짓을 한 기억이 없는데

그져 쉽게 책을 접할 수 없는 공장의 여공들과

책을 나눠 보고 그들에게 자신의 지식을 나눠 주려고 했을 뿐인데

그는 진우를 잔혹하게 고문하며 묻습니다.

아니...

쇠뇌시키듯이 묻습니다.

"너 계속 모를꺼야?

뉘들 말이 서로 안맞잖아.

입을 맞추란 말이다"

나는 그 말이 흡사 이른 바 채동욱 혼외아들사건과 오버랩이 되더군요.

"그 아이가 네 아들이 아니라는 걸 스스로 증명해라"

절대권력의 불합리함에 저항하는 이에게 얼토당토 않은 화두를 던져 놓고

스스로 사실이 아님을 증명하라고 하는 세상.

소통을 원하는 국민에게 불통도 자랑스럽다고 공표하는 세상.

약속(공약)을 헌신짝처럼 내팽개치고

그져 자~알 할테니 조금만 참아 달라는 '말이 안통하네뜨'가 설치는 세상.

명백한 부정선................

거 뭐시기를 소리높여 주창하지도 못하는 어정쩡한 야당의 작태를 

지켜 봐야만 하는 세상..

다시금...

암울했던 그 시대로 돌아가 젊은 청춘들의 "안녕하십니까"라는

대자보에 의지한 채 근근히 숨을 쉬고 있는 이 나라의 민주정신...

그냥...

그랬습니다.

전철타면 시청앞이 40분 거리인데 촛불집회에

한번도 참가하지 못한 나로선 여기까지가 한계입니다.

사는게 힘들어서

내 살이가 바빠서 못간것이 아닙니다.

내 지인의 질타처럼 게을러서 못간 겁니다.

술마시느라

그 놈의 잘난 책 들여다 보느라 안간 겁니다.

그래서

내일도 나는 안녕하지 못할겁니다.

술이 좀 취해서 횡설수설입니다.

내일...

정신이 수습(?)이 되면 수정할 부분은 수정하고

첨부할것은 첨부하겠습니다.......만

정말...조~옷같이 디테일한 얘기는 차마 못 하겠습니다.

내 아들도 내 애독자이기에.....ㅠㅠ 

http://bbs3.agora.media.daum.net/gaia/do/story/read?bbsId=S101&articleId=111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