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 글은 서울송파광장 자유토론에서 함께 입력된 땡깡고옹주님의 글입니다. |
우리 곁을 떠난 세 분을 함께 기억합니다
지난 2월 말 송파구 석촌동 한 지하 셋방에서 어머니와 두 딸이 돌아가신 채 발견되었습니다. 오랜 병치레 끝에 아버지가 죽음을 택하셨고, 병원비 때문에 딸들은 신용불량자가 되었습니다. 그래도 어머니는 식당일을 하며 두 따님과 열심히 살아오셨습니다. 그러나 넘어져 팔을 다치면서 그나마 일도 못하게 되었고, 힘에 겨운 세 분은 죽음을 택하셨습니다.
이 소식을 언론을 통해 접하면서 다들 얼마나 놀라셨나요? 우리 동네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것을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일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에 골목을 들어서자면, 여기 어디선가 세 분이 살다가 가셨구나 하는 생각이 저절로 떠올랐습니다.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그렇지만 아는 사이도 아니었던 터라 뭘 어찌 할 것은 없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습니다.
마음이 편하지 않았습니다. 세 분을 그냥 잊어도 되는 것인지 자꾸 물어보게 되더군요. 나의 이웃이 힘들고 외로워하다가 죽음을 선택했는데, 이웃들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넘어가도 좋은 건지 자꾸 묻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런 죽음을 막을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세 분의 죽음을 기억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건 알 수 있었습니다. 우리 마음이 불편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 불편을 마주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생각을 가진 송파구 주민들이 몇 명 모였습니다. 그리고, 가신지 49일 즈음을 맞아 작은 추모의 자리를 마련하고자 합니다. 이 자리는 아주 조촐하게 마련됩니다. 세 분에 대한 추모의 마음을 모아 세 분의 허전한 가슴을 메우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마음을 이어주는 상자를 통해 같은 동네 살아온 이웃의 마음들을 이어볼 생각입니다.
우리 동네는 자랑할 것도 참 많습니다. 하지만, 속상하고 아픈 것이 왜 없겠습니까? 세 분의 죽음은 우리가 마주해야 할 우리의 아픈 모습입니다. 어찌하겠습니까? 나의 곁에 세 분이 계셨던 것을요. 그것을 잊지 않는 것이 출발입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는 동네를 만들기 위해서요. 세 분을 기억하는 자리, 함께 해주시지 않겠습니까?
세 분을 기억하는 자리
: 2014년 4월 16일(수) 저녁 6시-8시30분, 석촌호수(서호사거리 근처)
준비하는 사람
: 김신범, 김태훈, 임후상, 전순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