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영은 오랫동안 노무현 대통령의 대변인을 했다. 그러나 그의 가장 중요한 신체 기능은 ‘입’이 아니라 ‘귀’에 있었다. 청와대 4년과 봉하마을 1년, 모두 5년 내내 노 전 대통령에게서 한 치도 떨어지지 않은 채 대화를 듣고 기록했다. 노 전 대통령도 그에게 이런 주문을 했다. ‘더도 덜도 말고 자네가 본 대로 쓰게. 덧붙일 필요도, 일부러 뺄 필요도 없네.’” (2013. 10.17 한겨레 칼럼 ‘노무현과 윤태영’)

노무현과 윤태영

오랫동안 세상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그가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자 그 자체만으로도 화제가 되었습니다. 바로 윤태영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속마음을 가장 잘 읽는 참모로 꼽히며 노무현의 필사, 대통령의 복심, 대통령의 입으로 불렸습니다.

1988년 당시 제13대 국회의원으로 정계에 진출한 노무현을 처음으로 만났고, 1994년 제14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선한 노 대통령의 첫 저서 <여보 나 좀 도와줘> 집필을 도우면서 그와의 동행이 시작됩니다. 

참여정부 시절엔 두 차례 청와대 대변인을 지냈고, 부속실장과 연설기획비서관을 지내는 동안 노 대통령을 그림자처럼 수행했습니다. “기록은 역사”라는 철학에 충실했던 노 대통령은 언제나 윤태영을 곁에 두고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기록하도록 했습니다.

윤태영은 노 대통령의 공식 일정은 물론이고 개인 일상까지 함께했습니다. 휴일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래서 노 대통령이 마주했던 상황과 고뇌, 생각과 궁리의 실체, 그리고 마음까지 기록할 수 있던 유일한 사람이라고 평가받습니다. 퇴임 후까지 이어진 윤태영의 ‘노무현 기록’은 수백 권에 달하는 휴대용 포켓수첩, 1백권의 업무수첩, 1400여개 한글파일로 남아있습니다.

윤태영의 글과 말

윤태영은 아주 겸손하고 성실한 성품을 지녔습니다. 노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노 대통령의 생각을 가장 정확히 아는 ‘복심’으로 불린 데는 타고난 재능도 있지만 성실한 노력의 덕분일지 모릅니다. 대변인 시절 새벽부터 밤중까지 매일 수백 통씩 걸려오는 기자들의 전화를 참을성 있게 받아주고, 어떤 상황이든 반드시 회신하는 그의 성실함은 유명합니다.

윤태영은 <기록>에서 말과 글에 대한 노 대통령의 열정을 8쪽에 걸쳐 자세하게 썼습니다. 말과 글에 대한 집착이 남달랐던 배경, 사상과 생각을 말로 정리하고 글로 남기기 위해 애썼던 이유, 책이나 글을 읽은 후 깊은 인상을 받고 사람을 발탁한 경우, 글쓰는 참모의 역할에 대한 기대, 노 대통령 특유의 연설이 만들어지기까지 과정 등입니다.

노 대통령은 ‘책을 읽을 수도 글을 쓸 수도 없는’ 상황을 맞은 뒤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의 서거 직후 윤태영은 “이제는 다시 볼 수 없는 그 모습이 영결식을 앞두고 다시금 보고 싶어진다. 미치도록…”이라고 절규했습니다. 

영결식장을 눈물짓게 했던 한명숙 전 총리의 조사는 그의 심경을 옮겨놓은 사실상의 고백이었습니다. 윤태영은 그 뒤로 한참을 자신 스스로가 ‘책을 읽을 수도 글을 쓸 수도 없게’되었습니다. 힘든 시간을 버티고, 견디어 다시 세상에 나온 게 <기록>이란 책입니다. 

“그에 대한 기억과 기록을 재구성하여 그를 지금 이 순간 우리와 함께 호흡하고 있는 노무현으로 그려내고 싶은 것이 유일한 소망”이라는 윤태영의 간절한 바람이 이룬 <기록>과의 특별한 만남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노무현의 숨결 '기록' 신청하기]

▶ 대구: 6월 5일(목) 19:30, 대구 노무현시민학교 강의실(북구 침산4거리)

▶ 서울: 6월12일(목) 19:30, 노무현재단 강의실(6호선 광흥창역 4번출구)

▶ 대전: 6월19일(목) 19:30, 기독교연합봉사회관 컨벤션홀(중구 문화동)

▶ 부산: 6월26일(목) 19:30, 노무현재단 부산위원회 강당(1,2호선 서면역 7번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