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에서 아침 8시에 출발하는 차편에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타더군요.
여기저기서 온 사람들이 총 35명이었습니다.(전에 탔을 때는 운전기사님 포함해서 4명이 버스를 타고 갔었는데...)
다행히 몽스포님이 먼길가는 길동무가 되어주셔서 외롭지는 않게 출발하게 되었지요.
체육관에서 셔틀버스를 갈아타고 팽목항에 도착해서 쓰레기 분리수거를 도우고 가족식당의 저녁식사 준비를 도왔습니다.
남자 손길이 할 줄 아는건 없었지만 밥 한통은 제가 지었어요.
인천에서 오신 다른 자원봉사자분과 누가 밥을 맛있게 지었나 맛보기로 했는데 결과는 무승부...
저녁은 후원들어온 양념갈비로 맛있게...
늦은 저녁엔 팽목항에서 알게된 다른 자원봉사자분들과 방파제에서 요런조런 이야기도하고...
몽스포님은 시민광장 홍보도하고 회원가입도 권유하시고...ㅋㅋㅋ
아직도 진도 팽목항에는 이렇게 황당한 보고자료를 떡하니 붙여놓고 있답니다.
9월13일자 "범정부사고대책본부"보고 내용인데...
선박344척, 항공기 9대, 군/경 등 인력 934명 투입하여 수색하였으며...어쩌구저쩌구...
오늘은 선박 337척, 항공기 14대, 군/경 등 인력 982명 투입... 어쩌구저쩌구...
범정부대책본부에 대한 대책본부를 만들어야할 듯합니다.
저내들의 계산방법은 사고 처음부터 지금까지 바뀌질 않았네요...
실종자는 10명입니다.
진도체육관에는 6가족이 팽목항에는 3가족이 남아 있다고합니다.
지현이도 그 중의 한명입니다.
실종자 가족들과 지현이 부모님을 보면 너무 가슴이 아프다더군요.
가족식당에는 단원고에서 내려오신 정성신영어선생님이 식당일을 맡아서 하시고 계셨습니다. 음식해주시는 아주머니도 한 분 새로 오셨다고 그러시더군요. 저는 이모님하고 불러드렸는데 음식맛이 구수한게 맛있더라구요.
정성신선생님은 사고나기 바로 전날까지 아이들을 가르치셨다고 말씀하시면서 눈물을 흘리시는데 이 울보도 그만...
더 황당한 것은 지금 진도 식당은 정부지원은 전혀 없이 개인사비와 일부의 후원으로 꾸려지고 있다더군요. 이런 황당할 수가...
파리들이 많길래 파리모기 잡는 해충퇴치기계를 벽에 붙여두면 좋겠다고 했는데 어떻게 구할 수있는 방법이 없다더군요. 말하는 제가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아서 어디라도 숨고 싶더군요.
쌀도 후원받아서 사고 김치도 감자도...
더 오래 남아서 도와드리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하는 것이 미안할 따름이었습니다.
다음번에 뭘 좀 더 잘 준비해서 내려가야겠다 다짐도해보면서...
팽목에서 만난 공무원합격자 두분과 인천의 아름답고 용감한 여성분이 이 글을 읽을지도 모르겠네요.
잘하면 내일 몽스포님의 개비에스 1인 시위에 응원나오실지도 모르겠군요! ㅎㅎㅎ
진도에 내려가면 항상 새로운 좋은 인연들을 만나게 되네요.
아이들이 저에게 주는 선물일지도...
날씨가 조금씩 추워지는데 걱정입니다.
실종자 가족분들과 유가족분들의 마음이 따뜻해지기를 바라고 또 바라며 함께하겠습니다.
힘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