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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입니다.
무슨 말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여러분과 마찬가지로 저 또한 예기치 않은 일이기에, 유시민 후보에게 할 말도, 여러분에게 드릴 말씀도 사실 준비한 것이 없습니다. 그저 오랜 길동무인 유시민 후보의 어깨를 감싸 안았듯이 그냥 여러분께 글을 쓸 뿐입니다.
생각해보면 유시민 후보와 저는 오랜 길동무, 그것도 정말 서로 악운이 드센 길동무였던 것 같습니다. 맨 처음 만난 곳도 시위 현장이었고 서로의 동질감을 확인한 것도 감옥 안이었습니다. 경찰 눈치 안보고 처음으로 같이 일한 것도 야당 초선의원실의 몸 고되고 돈 안되는 일이었습니다. 사실 우리의 동행길은 그리 낙이 없는 길이었습니다.
낙이 없는 길이기에 즐거웠는지 모릅니다. 저는 후배 시민이의 거침없음과 번뜩이는 감수성을 사랑했고 유시민 후보는 선배 이해찬의 날카로움과 뚝심을 자랑했던 것 같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 같이 싸우고, 수구 언론과 싸우고, 한나라당과 싸우면서 함께 걷는 길은 낙이 없어도 함께 걷기 때문에 즐거운 길, 그것이 저와 유시민 후보가 함께 걸어온 길입니다.
그렇기에 저는 유시민 후보와의 관계를 묻는 언론들에게 ‘청출어람’이란 말을 거침없이 할 수 있었고 유시민 후보는 항상 ‘존경하는’이란 말로 우리가 다른 길을 걷기를 은근히 바라는 사람들에게 일침을 가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제가 유시민 후보에게 단일화의 압력을 넣었다고 말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유시민 후보가 자기 욕심을 차린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저는 그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너희들이 우리를 아냐’고.
우리는 단일화의 필요성에 동의했고 다만 방법과 시기에 대해 의견이 달랐을 뿐입니다. 그리고 서로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는 너무도 당연한 상식을 지켰을 뿐입니다. 그리고 이제 단일화를 했을 뿐입니다.
유시민 후보, 한명숙-이해찬 지원, 한명숙 후보, 유시민-이해찬 지원, 이해찬 후보, 한명숙-유시민 지원... 그 어느 것도 가능한 일입니다. 중요한 것은 누가 후보가 되느냐가 아니라 누가 이명박을 이길 가능성이 높은가...이 단 한가지 뿐입니다. 우리가 걷는 길이 같기에 누가 맨 앞에서 걸을 것인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제 제가 앞에서 걷게 되었습니다. 한나라당과 수구 언론이 쏟아내는 총알에 쓰러져야 한다면 제가 맨 먼저 쓰러질 책임을 지게 되었습니다. 다만 제가 쓰러지면 유시민, 한명숙, 나아가 한국의 민주주의와 평화, 개혁을 염원하는 사람들이 같이 쓰러지는 것이기에, 저는 쓰러지지 않을 것입니다. 쓰러져 사느니 서서 죽는 길을 택할 것입니다.
유티즌 여러분께 같이 길을 걷자고 하고 싶습니다. 사랑하는 연인이 떠난 듯한 허무함에 마음 둘 곳을 모를 여러분들에게 부끄럽고 민망하지만 손을 내밀어 달라 청합니다. 제가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한국의 민주주의와 평화,
그리고 개혁을 올곧게 지키기 위해 호소합니다.
이제 저는 제 마지막 전장을 향해 달려가겠습니다. 유시민 후보, 한명숙 후보가 저와 함께 달릴 것입니다. 그렇기에 두렵지 않습니다. 여러분, 같이 달려주십시오. 이해찬이 대선 승리, 그리고 민주정부 3기 창출로 여러분의 손길에 답하겠습니다.
늦은 주말의 밤, 조금이라도 평안하셨으면 하는 마음을 전합니다.
2007. 9. 16.
이 해 찬이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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