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가 끝나자,
분홍 꽃 깃발처럼 강가에 흔들린다.
구름 훌쩍 강 건너 보내고 자전거 페달을 밟는다.
강으로 달려간다.
문득 잊었던 노래가 흘러나온다.
날 만든 건 사랑, 날 안은 것도 사랑, 날 버린 것도 사랑.
웬 사랑 노래일까.
오호라,
그동안 당신들을 지독한 애인으로 삼았었구나.
내게 기쁨을 주고, 내게 꿈을 주고, 날 춤추게 했던….
저 멀리 방패연이 보인다.
가오리연도 보인다.
방패연도 없고 가오리연도 없는 난 꽃을 던질 것이다.
허공에 분홍 꽃 함성처럼 부서진다.
자전거를 버리고 인라인스케이트로 옮겨 탄다.
바람이 더 달려 보라고, 아예 날아 보라고 부추긴다.
나는 미친 듯이 속도에 몸을 싣고 강 이쪽과 저쪽을 질주한다.
이쪽에서 달려오는 사람, 저쪽으로 흘러가는 사람,
바라보면 눈이 맞을 것 같고, 손을 내밀면 덥석 잡힐 것 같다.
아, 당신도 그러나 그것으로 끝이다.
실연의 눈시울은 여전히 촉촉하고, 해질 녘 63빌딩의 스카이라인은 가히 인공 낙원이다.
묘불가언(妙不可言).
정말 좋은 건 달리 뭐라 표현할 수 없는 것이다.
그냥 느끼면 되는 것이다.
그냥 몸 속으로 가져가면 되는 것이다.
그래서 꽃을 피우면, 사무치는 마음으로 한송이 꽃을 피우면 더없이 좋은 것이다.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사람은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이거나 가장 부유한 사람이다.
우리는 분홍빛 꿈 하나로 가장 부유한 마음 한때를 살았다.
행복하였다.
질풍노도(疾風怒濤)의 여독에 피로한 당신들께 붉은 와인 한잔 권한다.
그리고 한 줄기 시.
‘일체의 무상한 것은 한낱 비유이니, 미칠 수 없는 것이 여기서는 이루어지고, 말할 수 없는 것이 여기서는 성취되었네.영원히 여성적인 것이 우리를 이끌어 올린다.’(괴테 ‘파우스트’ 마지막 연, 신비의 합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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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면 당신들과의 연애의 시간이었습니다.
실연이 그렇듯이 오늘 우리의 실패는 분명 우리를 연단시킬 것입니다.
다시 한번 기회가 주워진다면...
한 10배 더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002년 인터넷의 작자미상의 글을 재구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