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의원님이 보건복지부 장관 사퇴하고 나서 처음으로 쓴 아침편지에서 소개한 詩)
슬픔에게
-도종환-
슬픔이여 오늘은 가만히 있어라
머리칼을 풀어헤치고
땅을 치며 울던 대숲도
오늘은 묵언으로 있지 않느냐
탄식이여 네 깊은 속으로
한 발만 더 내려가
깃발을 내리고 있어라 오늘은
나는 네게 기약 없는
인내를 구하려는 게 아니다
더 깊고 캄캄한 곳에서 삭고 삭아
다른 빛깔 다른 맛이 된 슬픔을
기다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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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이 슬픔에게
- 樂地랑苦海 -
슬픔아
이젠 내가 너를 안아줄게
비탄의 눈물
비분강개의 눈물
이제 나의 웃음으로 옷을 입혀줄게
들판에 버려진 외로움은
너를 사랑한 하늘의 시험이었어
좌절하면서도 좌절하지 않은
너의 강인한 의지에 하늘은 감동했어
슬픔아
이젠 활짝 웃어
기쁨이 너를 안고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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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이 기쁨에게
- 슬픔 - (☜누구세요? 설마 유시민님은 아니시겠쥬?)
기쁨아
그동안 잘 있었어
난 참 많이 아팠단다
사람들이 진실을 모르거나
알고도 모른 체 하는 모습을 보고
사람들은 참 이상도 하지
왜 그렇게 살아갈까
꽃이 이쁘면 잘 가꿀 생각을 하지
왜 기어코 꺾으려 할까
기쁨아 그래도 널 만나니 기뻐
이젠 활짝 웃을게
항상 웃고 있을게 걱정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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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기쁨이 슬픔에게
- 樂地랑苦海 -
슬픔아
참 다행이고 고마워
넌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어
그 많은 아픔을 간직하고도
그 누구도 원망하거나 미워하지 않잖니
그래서 바라보는 기쁨이 맘이 더 짠해져
넌 분노의 모난각을 유감없이 드러내었고
그 결과로 언제부턴가 슬픔이 되었잖니
울고만 있는 슬픔이가 되지 않고
네모난 동그라미에 도전한 것이 자랑스러웠어
기쁨이는 슬픔이가 우는게 싫어
뾰쪽한 슬픔이보다 동그란 슬픔이가 더 좋아
네모난 동그라미가 완전한 동그라미가 되면
네 이름은 더 이상 슬픔이가 아닐거야
슬픔이는 어떤 꽃일까?
강렬한 색채와 향기를 뽐내니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빨간 장미일까?
그런데 장미엔 가시가 있잖아
장미 가시에 찔려본 사람들은 장미를 싫어한대
기쁨이는 빨간 장미를 좋아해.
하지만 기쁨이가 슬픔이에게 원하는건
빨간 장미가 아니라 카네이션이야
진한 향기는 없지만 만인이 아끼는 꽃이잖아
일찍 꺾이는 화려한 꽃이 되지 말고
찾는이 없이 한적한 곳에 홀로 피어도
이리저리 구둣발에 채여 생채기 입어도
은근과 끈기로 다시 피어나는
흔들리며 피는 꽃이 더욱 아름다울거야
이 땅의 모든 고립된 자들과 함께 피우는
슬픔 담긴 눈물꽃이 더욱 고귀할거야
슬픔아
이제 활짝 웃으며
너의 꽃밭을 가꿔봐
지금도 울고 있는 또 다른 슬픔이에게
너의 웃음을 전해주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