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 경영학과 78학번....
우리 작은아버지 이야기입니다...
법대 들어갈 성적이 충분히 되었지만 '과연 사람이 사람에게 형벌을 내릴 수가 있는가, 내가 그들에게 형벌을 내린다면 정말 한명도 억울함이나 과도함이 없이 제대로 형벌을 내릴 수 있을까' 라는 고민으로 경영학과를 선택하셨습니다.
경기 시흥에서 일하면서 작은아버지 댁에 '얹혀살 때', 집에서 삼겹살 구워서 밤에 같이 한잔할때 작은아버지께서 물으셨습니다.
"노무혀이 한 일 중에 제일 잘한 기 뭐라고 생각하노?"
대답을 못했습니다. 여러가지가 있긴 한것같은데 그걸 청산유수같이 풀어낼 자신감도 없고 말주변도 없다는 것이 왜 그리도 원망스럽던지...
작은아버지가 답을 가르쳐 주시더군요.
"이때까지 대한민국의 모든 것은 사람이 움직였지만 언제부턴가 시스템따라 흘러가드라" 라는 것이었습니다. 머릿속에 하얘지는 느낌이었죠...
그리고 제가 시흥을 떠나서 서울로 오면서 한참을 못 뵈었습니다. 시흥을 떠난 경위 자체가 작은아버지께 좀 부끄러운 과정이었거든요...
시흥을 떠나온 이후 처음 뵌 것이 오늘이었습니다. 제가 먼저 대구 집에 도착하고 작은아버지께서 오늘 새벽에 도착하셨거든요.
대구 집에 있는 컴퓨터에 앉으셨드랬습니다. 그때가 정오쯤 됐을까요.
마루에서 TV를 보고 있는데 어디서 많이 듣던 음성이 전해져 오는 겁니다.
'무조건' 노래가 흐르는 듯 하더니 '무릎팍도사' 의 '딩딩 디디디딩 ~~~ Action!!'이라는 멜로디가 들리고 '캠프가 망했어요' 라는 말이 딱 들리는 겁니다.
충격이었습니다.
지난 대선때는 뭐 성향이 대충 2번 찍었겠구나 했고 그 뒤로는 많이 실망하셨겠지.. 생각했었죠.
그런데...
동영상을 바꿔가면서 들으시는지 계속 음성이 바뀌면서 유시민 동영상만 내리 4시간을 꼼짝없이 앉아서 담배피워가시면서 정말 진지하게 보고 앉아계시더군요.
그런데 정말 이상한건.......
그 동영상들을 바라보고 있는 작은아버지 입가에 희미한, 정말 희미한... 정말 모르는 사람이 봤으면 알아차리지도 못할 정도의 희미한 웃음을 담고 있는 겁니다....
그때부터 TV에는 무슨 장면이 흐르는지 하나도 신경을 못쓴채 컴퓨터가 있는 방, 그 앞에 앉아있는 작은아버지한테 온 신경이 집중되더군요.
굳이 말하지 않아도 느끼는 그런 동질감이라는 것은....
작은아버지도 많이 섭섭했던 모양입니다. 유시민의 낙마가.....
명절때 내려오시면 골프 관련 싸이트 써핑 아니면 온라인 바둑 끼고 사시는 분이신데....
왠지 내일 추석당일의 차례후 음복시간에는 친지들이 암만 노무현 참여정부 유시민 깐다고 그래도 열라 행복할 것 같습니다.
같이 마음아파하는 우군을 하나 얻으니 어찌 기쁘지 아니할까요....
저희 작은아버지.... 선거인단도 모집하셨을까요...
아니 뭐.. 그러지 않아도 좋습니다... 지금 저는 너무너무 행복합니다...
다들 추석명절 잘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