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일하고 있는 곳은 병원이고 나는 병원 관리부서에 있으므로 대부분의 직원들과 늘 관계를 갖는다. 병원 사람들은 교대 근무가 기본이고 근무표를 바꾸기가 힘이 든다. 그래서 모바일 국민경선 방안에 대해서 '이거야! 됐어!' 했다.
엊그제 야근을 하면서 병동 간호사에게 '캠프가 망했어요.' 동영상 보여주며 모바일 선거인단 가입을 권했다. "네, 알았습니다. 바로 할께요." 나는 그자리에 앉아서 선거인단 가입 끝날 때 까지 지켜본다.
전자상거래를 자주 하는 나이다 보니 휴대폰 인증이 자연스럽다. 까먹을까봐 비밀번호를 5555로 하라는데 가만 있어도 자기가 늘 쓰는 비밀번호를 입력한다. 이 간호사는 83년 생, 25살이다.
그 아래층 분만실 데스크에 가서도 같은 일을 했다. 배꼽 빠진다면서 동영상을 본다. 모바일 선거인단 가입을 권하니 자기는 안한단다. 자기는 정치에 관심이 없단다. 정치에 관심은 없어도 투표는 할 것 아니냐고 물으니 투표도 안한단다.
여태 단 한 번도 투표 해 본 적도 없단다. 그 사이 선거 만해도 10번도 넘었을 텐데. 대통령이 무슨 자리인지 선거의 의미는 무엇인지를 일러줘야 하는데 환자가 오는 바람에 그 다음 순서를 갖지 못했다. 이 간호사는 80년 생, 28살이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민주주의를 위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렸는지 내 손으로 대통령을 직선제 하기위해서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어 갔는지 모른다.

나랑 같이 일하는 띠 동갑 12살 아래 젊은 친구도 투표를 안한단다. 그러면서도 '유시민이나 나왔으면 투표 할 껀데.' 이러고 있다. 자기 친구들끼리 만나면 "우리나라 대부분 분야는 선진국인데 정치가 발목 잡는다. 정치인 들 중 50살 이상은 다 없애야 한다." 고 한단다.
그러면서도 자기의 한 표가 모여서 정치를 바르게 하는 줄은 모른다. 정치는 또 정치인의 몫이란다. 이 글 읽는 분들은 다 아는 설득 논리, 나도 다 안다. 그래도 바로 받아 치지 않고 또 기다린다. 사실 같이 근무하는 띠 동갑은 오프라인 선거인단에 등록은 해 놨다.
이런 사람들이 내게는 다 표 밭으로 보인다. 가만 두면 절대로 투표 안할 사람들이다. 대세론 같은 말이야 40대 이상에나 통하고 20대는 누가 대세든 말든지 좋으면 하고 아니면 안한다.
그래서 더더욱 유시민이 아쉽다. 유시민을 내세우면 젊은이를 설득하기가 훨씬 쉬울 텐데. 죽은 아들 *알 만지는게 낫지. 어떻게는 이해찬 가지고 해 봐야겠다.
대세론이 판을 칠수록 영남의 투표율, 젊은 층의 투표율은 무척 낮게 나온다. 어차피 민주 개혁세력은 때가 되면 민주신당 후보를 찍게 되어 있다. 그런데 이 숫자는 때가 되면 결국 이명박을 찍을 수구 세력, 영남 노장년층에 비해서 한 참 모자라다. 결국 투표를 안하겠다는 젊은 이들이 투표장에 나와야 기대를 해 볼 수 있다.
이 세대들은 중년 이상 세대에 비해 부유하지만 축구 응원 할 때 말고는 남들과 어울려 본 경험이 거의 없다. 어려서부터 학교와 사교육에 내몰리면서 심각한 경쟁에 내몰렸고 바늘 구멍 만한 취업문 탓에 머리에는 '취업, 직장, 돈, 경제' 이렇게 찍혀 있다. 공동체의 원칙, 규범은 다른 나라 이야기고 내가 편하고 돈 많이 버는 것만 생각한다.
이 세대는 중장년의 자녀들이고 노년의 손자들이다. 우리가 "돈, 돈, 돈, 대학, 대학, 대학" 하면서 길러오지 않았는가? 아이들과 대화하면서 공동체의 소중한 가치를 일러주면서 키웠다면 투표 포기는 없지 않았겠는가.
씨 뿌린 사람이 수확하는 수 밖에 없다. 이들과 제대로 대화하는 것 부터 출발하자. 아직 시간이 충분하다. 사실 이들은 지역감정, 구태정치에서 자유로우므로 대화와 설득에 많은 시간이 드는 것도 아니다. 우선 한표가 아쉽다고 자기의 지위를 이용해서 운동해봐야 오래 못 간다. 이번 대선에는 면을 봐서 어쩔 줄 몰라도 내년 총선, 그 다음 유시민 후보가 나설 대선 때까지는 못 간다.
우리에게는 지긋지긋한 지역감정, 대세론에서 자유로운 드 넓은 표 밭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