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 선거인단 비교 결과 … 각 후보측 “전수조사 즉각 실시” 촉구
‘민주당 선거인단이 대통합민주신당의 대선 후보를 결정한다?’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불법·부정 선거인단 모집에 대한 각 후보 캠프의 폭로와 진상조사 요구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전북 전주시 통합신당 선거인단의 6.7%가 민주당 선거인단으로 채워진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이긴 하지만 이중등록이 사실로 확인된 만큼 타 지역 선거인단에 대한 이중등록 조사 역시 불가피할 전망이다.
내일신문이 통합신당과 민주당 대선 선거인단 자료를 비교·분석한 결과 6424명의 선거인단이 통합신당과 민주당 대선 선거인단에 이중으로 등재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타 당 선거인단의 이중등록은 선거인단 자격을 위배하는 것으로 단순한 실무착오로 치부할 수 없는 사안이다.
◆6400여명 양당에 이중 등록 = 통합신당 전북 선거인단은 26만여명으로 전체 국민경선 선거인단의 14.3%에 달해 표의 등가성 논란을 불러 왔던 곳이다.
특히 민주당 전북도당 소속 전·현직 사무처 당직자와 당원 수백명에게 무더기로 통합신당 투표 안내문이 발송돼 선거인단 이중등록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조사결과 이 같은 의혹은 상당부분 사실인 것으로 드러났다.
내일신문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대통합민주신당의 전주시 선거인단은 10만5488명. 이 가운데 이른바 실무적 착오로 당내 중복 기재된 수를 제외한 순수 선거인단은 9만6497명으로 집계됐다.
또 지역 경선이 끝난 민주당의 전주시 선거인단은 2만200명으로 나타났다.
양당의 선거인단을 비교한 결과 모두 6424명이 중복 기재된 것으로 확인됐다. 당을 뛰어 넘어 중복된 선거인단은 통합신당 전주시 선거인단의 6.7%, 민주당의 31.8%에 이르는 수치다.
민주당 전북지역 경선이 완료된 시점이어서 경우에 따라서는 민주당 대선 경선에 참여한 선거인단이 통합신당 경선에도 참여하는 웃지못할 일이 벌어지게 된 셈이다.
이중 등록의 실체가 드러난 이상 “물리적 여건상 전수조사가 어렵다”는 입장이었던 통합신당이 최소한 전북지역 선거인단에 대한 전수조사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선관위와 당 국민경선위에 이중 등록된 것도 드러난 마당에 타당 선거인단 이중 등록은 정당정치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일이기 때문이다.
특히 전북 남원시 한 면에서 민주당원 100여명 이상이 무더기로 통합신당 투표안내문을 받는 등 전주 외 지역의 이중 등록을 포함할 경우 전북경선 자체의 적정성이 도마 위에 오를 형편이다.
◆선거인단 모집부터 부실투성이 =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일단 민주당과 열린우리당 당원 명부를 통한 무더기 대리접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당적정리가 불충분하게 진행된 실무적 착오는 물론 각종 관계로 연결된 지역사회의 특징이 고스란히 담겨져 나타난 현상이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대리접수가 허용되면서 무차별적인 선거인단 모집과 가입이 벌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선거인단 곳곳에서 가족 전체가 선거인단에 참여한 경우를 흔치 않게 확인할 수 있었다.
사실 통합신당 선거인단 관리는 예비경선 시점부터 부실덩어리라는 지적을 받아 왔다.
예비경선 당시 선거인단 모집 1주일 만에 90만여명을 등록한 뒤 전수조사를 벌인 결과 21만여명이 유령 선거인단으로 드러났었다.
또 선관위와 당 국민경선위에 이중 등록된 선거인단이 2만4000명에 달하고, 같은 휴대전화 번호로 중복 등록된 선거인단도 8만4000명에 달했다. 이번 내일신문이 전주시 선거인단을 조사한 결과 당내 선거인단 명단 가운데 1만5000여명 이상이 중복 기재돼 있고 세 번 중복기재된 선거인단이 963명, 무려 4번까지 중복 기재된 선거인단도 4명이나 있었다.
◆“정당정치 근간 무너뜨린 일, 전수조사 실시해야” = 통합신당 선거인단의 상당수가 민주당 선거인단과 이중 등록돼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통합신당 각 후보 캠프는 물론 이미 지역 경선을 끝낸 민주당 관계자들도 충격으로 받아들였다.
뿐만 아니라 당의 진상조사는 물론 선거인단에 대한 즉각적인 전수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통합신당 손학규 후보측 우상호 대변인은 “정치도의상 있을 수 없는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졌다”며 “정당정치의 원리와 근간을 허무는 일로 누구의 유불리를 떠나 전수조사를 벌여야 한다”고 말했다.
정동영 후보측은 “당이 심판관의 역할을 제대로 했으면 이런 일이 벌어졌겠느냐”며 “당이 책임지고 해결해야 할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해찬 후보측은 “불법 선거인단 모집의 종합판으로 대리접수를 허용하면서 잉태한 비극”이라며 “전주 뿐 아니라 전체 선거인단에 대한 진상조사를 벌여 최소한의 투명성을 가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경선에 나섰던 조순형 후보측은 “정통 당원들은 누락되고 정체불명의 동원 선거인단이 좌우한 엉터리 경선”이라며 “심각한 오류를 바로잡지 않은 당 지도부가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명환·구자홍 기자 mhan@naeil.com
이중등록, 어떻게 확인했나
내일신문은 ‘전북지역에서 무더기 대리접수가 벌어졌고, 민주당 선거인단이 통합신당 선거인단에 등록됐다’는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양 당의 선거인단 명단을 입수, 비교 분석했다.
중복여부 비교는 엑셀 프로그램을 활용, 선거인단의 이름과 생년월일, 주소지를 주요 변수로 처리했다. 10만 여명의 자료를 비교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생년월일과 이름이 일치하는 동명이인이 있을 수 있으나 주소지 등을 감안 동일인으로 처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