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년 12월 21일 그 1년 전 구로구청 사건으로 구속됐다가 특사로 풀려 나온 적이 있습니다. 마중 나온 분들과 함께 제일 먼저 간 곳은 이름이 서울 민주연합인가 하는 운동 단체 였습니다. 거기에 운동하시는 분들이 다 모여서 풀려 나온 정치범들을 축하해 주고 계셨습니다.
마음으로만 뵈었던 문익환 목사님이 부산 미문화원 방화 문부식님을 붙잡고 미대사관에서 끝까지 반대하는 바람에 힘들었다면서 석방자 명단에 넣는데 힘드셨다는 얘기를 하셨습니다. 문익환 목사님은 출소한 분들 건강이 걱정 되는지 아픈 사람 오라해서 수지침을 놓아주시기도 했었습니다.
운동권 서열로 치면 피라미 정도였던 제게는 꿈에서나 만나볼 만한 분들이 계셨습니다. 이 분, 저 분 들께 인사를 드리고 말씀을 듣는 것으로 꼴딱 날밤을 샜습니다. 남민전 사건에 연루되신 세계적인 수학자 안재구 선생, 남민전에도 걸리고 통혁당 재건위에도 걸리신 지금 민족무예 24반 경당 총사범이신 당시는 빗자루 도사 임동규 선생,혁명시인 김남주, 지금 부산 민주공원 관장을 하시는 차성환 씨 등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걸인 행새를 하시면서까지 조직 사업을 하셨다는 황금수선생님도 뵈었습니다. 안희정 씨도 그 자리에서 만난듯 합니다. 요즘 동네 방네 똥뿌리고 다니는 장기표씨도 그 자리에서 만났습니다.
그 때 그 분들 품이 얼마나 따뜻했던지요. 우리는 모두 자주, 민주, 통일의 대열에 하나였습니다. 장기수 분들의 말씀 자체는 살아있는 교과서 였습니다. 지금 수구 본산이 되어버린 대구, 경북에서 해방 이후 분단을 반대하여 일어난 통일운동부터 70년 대 민주화운동 88년 초 반미 청년회사건 까지 그 일들을 직접 하신 분들과 만났으니 지금 내가 살고 있는 마음의 양식, 정신 가치는 그 하루에 다 받은 것입니다.
그 자리에 현역 국회의원이 딱 한 분 계셨습니다. 이해찬 의원이었습니다. 교도소에서는 88년 5월 부터인가 공식으로 신문을 볼 수 있었고 보안과 직원들이 나중에 한자리를 차지할(?) 정치범들에게 잘보인다고 가끔 보안과 사무실에 우리만 불러서 광주청문회등을 보여줬는데 그 덕에 바로 알아 봤습니다.
물론 저는 대학 2학년 때 잡혔고 구로구청 사건 주동도 못되는 사람이라 따로 인사할 기회는 없었습니다. 화면보다도 더 크고 네모 반듯한 얼굴이 놀라웠었습니다. 그이가 유일했습니다. 평민당에 그 많던 재야 운동권 출신 국회의원 중에서 제가 갔던 저녁 7시부터 계속 있었던 의원은 이해찬 의원이 유일했습니다. 우리의 석방을 가족처럼 무척 기뻐하더군요.
이해찬 후보 홍보물에 문익환 목사님과 함께 찍은 사진을 보았습니다. 다른 분들은 무엇을 보았는지 모르겠으나 저는 그 사진에서 우리 개혁세력의 뿌리를 봅니다. 숱하게 잡혀가고 매맞고 심지어 숱한 열사들이 돌아가시면서 이룬 이 나라 민주주의 입니다.
요즈음 참, 억울합니다. 이대로 민주신당 출신 기회주의자와 자질과 양심이 부족한 한나라당 후보의 싸움으로 두어야 하는가 싶습니다. 솔직히 맹바기 100분 토론 했다는 내용 보면 이 번 대선에 시민광장 회원 중 아무나 심지어 내가 출마해도 맹바기하고 1대1로만 붙으면 자질과 도덕성, 정책에서는 가뿐히 이기겠습디다.
그래서들 정똥이 저렇게 한심한 짓거리로 지지자들의 자존심에 먹칠을 하면서 갖가지 불법, 부정을 저지르나 봅니다.
그런데 우리 국민들, 민주신당 지지자들 탓하지 맙시다. 정책은 옳았고 성과도 있더라도 국민과의 소통에 실패한 것이고 지지자들을 다 챙기지 못한 탓입니다. '일감은 객관에서 찾고 일이 잘되고 못되는 원인은 주체에서 찾으라.'는 말이 있습니다.
저들이 저렇게 했더라도 이 것을 막아내고 우리 역량을 효율적으로 조직하기만 하면 손쉬운 게임이었습니다. 국민의 정부,참여정부를 이어온 개혁세력의 힘이 이정도밖에 안된다고 봅니까? 흩어질 생각하지 마십시오. 주체 역량만 있다면 국민이 우리를 다시 선택할 기회은 많습니다.
대선지나면 총선이고 그 2년 후면 지자체 선거입니다. 우리가 하나로 모이기만 한다면 하나의 단일대오를 유지하기만 한다면 맹바기가 삽질 하고 국민의 손가락질 받는 상황은 안봐도 비디오 아닙니까? 국민에게 부름받고 선택받을 날은 조만간 다시 옵니다. 그 때 다시는 실수하지 않기 위해서도 갈고 닦아야 합니다.
정똥이 처럼 결과를 위해서는 과정은 대충해도 된다는 얼치기패거리 빼고 손학새 처럼 변절자들 패거리 빼고 우리의 단일대오를 만듭시다. 이미 이번 경선과정에서 만들어져 있지 않습니까? 이해찬 지지로 엉성하게 묶여 있는 이 대오를 확실한 정당으로 만듭시다.
유시민을 믿고 지지하는 우리 시민광장은 이 대오에서 중추역할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지금 시민광장은 위에 길게 언급한 개혁세력과 인터넷을 비롯한 각종 신기술에 능한 세대가 잘 결합된 곳입니다. 문익환 목사님이 다시 살아 나신다면 제 의견이 동의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