섶 동지 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 노통 대선 당시 오마이뉴스에서 댓글로 날밤 새며 좌충우돌하다가 긴긴 세월 '현장'을 떠나 있었던 노사모입니다. 최근 4년 가까이 세상 뉴스와 완전히 단절된 세상에서 살았습니다. 어려운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 까지 망가진 줄은 몰랐지요. 그러다 올 4월달에 처음으로 뉴스나 신문을 살펴볼 수 있었고, '현장'에 접근할 수 있었습니다. 돌아와 보니 한겨레도, 오마이도 이미 예전의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창간호 독자였던 한겨레 끊고, 오마이 떠나니 오갈 데가 없었습니다. 여기 저기 찾아다니다 서프라이즈를 만났습니다. 부끄럽습니다만 노통 대선 당시 오마이 외엔 몰랐습니다.
전 비로소 이곳에서 온기와 동지애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5월부터 여러분들의 글을 통해 잃어버린 4년을 짜맞추기 시작했습니다. 긴 공백으로 인한 정보 부족으로 토론방에 글 올리기도 매우 어려웠고, 설득력있게 관점 풀어내기 보단 감정으로 윽박질렀던 나날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최근 몇 개월 동안 조금 열심히 살았습니다. 제 주위에선 노통 이야긴 함부로 못합니다. 다시 만난 유시민씨 너무 좋았고, 까칠했던 이해찬씨도 많이 좋아했습니다. 솔직히 이들 생각하며 잠들고, 잠깨며 이들 걱정했습니다. 제가 좀 미쳤지요. 보니 여기도 저보다 더 한 분들 참 많더라구요.
정동영 - 함께 할 생각 추호도 없습니다. 그는 민주개혁 진영의 존립근거인 최소한의 형식상의 도덕성 마저 세상 조롱거리로 유린한 배신자입니다. DJ 떠난 호남 정치권 헤게머니를 거머쥐기 위해 집안까지 망친 패륜아입니다. 이들에 의해 작게는 호남, 크게는 우리나라 정치지경이 잠식되고, 정치지형이 왜곡되는 것을 볼 수가 없습니다. 저는 눈 앞의 승패보다 제대로 된 정치집단의 새싹이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런 의미에서 정동영류는 이번 대선에서 우리 스스로의 힘이든, 아님 적의 손을 빌리든 철저하게 파괴되어야 할 암적 존재입니다. 그 자리에 노통류와 같은 새로운 정치집단이 착근할 수 있기 위해서는 저들은 이 정치판에서 제거되어야 합니다.
손학규 - 광주의 영령들이 여전히 폭도로 매도될 때 그 학살당에 들어가 온갖 영화를 누렸던 자입니다. 그것까진 좋습니다. 이번의 탈당도 자신의 정치적 관점이 달라져 전향한 것일까요? 삼척동자도 웃습니다. 마지막 기회가 있었습니다. 탈당 후 과거사에 대한 입장 정리를 요구하는 대중 앞에서 역사와 국민 앞에 부끄러운 짓 한 적 없다고 뱉어낸 순간 그는 마지막 기회마저 스스로 날렸습니다. 궁물로 시작해서 궁물로 마감할 수 밖에 없는 속물입니다.
마지막으로 유시민과 이해찬 - <과거사> 말하려는 게 아닙니다. 저들 당권파들이 후환을 없애기 위해 열린당 마지막 숨통을 끊는 상황에서, 아마 다른 선택의 여지가 마땅찮았을 것으로 이해합니다. 결국 신당에 몸을 싣는 순간 <승리> 아니면, <모양새와 희석효과>로 이적행위하게 될 줄 몰랐겠습니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이해할려고 노력 중입니다. 그러나 이들은 본래 순수하고, 이 나라를 위해 필요하다면 생명이라도 내어놓을 사람들로 믿고 있습니다. 궁하면 통한다고 아마 새로운 모습으로 우릴 실망시키지 않을 것입니다. 믿고 항상 주위에 있겠습니다.
제 희망은 이곳 섶은 계속 우리의 공간으로 남길 원합니다. 우린 이 폐허에 새로운 노통류의 정치집단을 착근시키기 위해서라도, 실망하지 말고 본거지를 중심으로 항상 동원체제를 유지했으면 합니다. DJ보다도, 노통보다도, 유시민과 이해찬 보다도 더욱 중요한 것은 이들을 발견하고, 중심으로 결집되어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사회건설 야전군이 되어 줄 바로 여러분들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이 무엇보다 중요하니 잘 간수하시고 다시 만나셨으면 합니다. 나타나지 않더라도(그럴 리 없지만) 항상 이곳에서 눈팅하고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들을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 그리고 섶 논객분들에 대해 많은 분들이 서운해 하시는 것 같은데, 그 점은 우리가 이해를 해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들이 이 결과를 예견하지 못했겠습니까? 그렇다고 다른 대안을 모색하려는 순간 유시민 이해찬에 몰두하고 있는 여러분들이 가만 놔두었겠습니까? 죄는 유시민과 이해찬에 대한 여러분들의 앞뒤 안 가리는 <열정>과 이번 판에 목숨 걸고 있는 여러분들의 <배수진>이었습니다. 자신의 글이 가볍지 않은 위치에서 저라도 여러분 앞에 나타날 수가 없었겠지요. 나설 수도, 다른 대안도 드러낼 수 없는 상황에서 도토리 내공이라도 보태어 어떻게든 힘이 되어 볼려고 애쓰고 있는 여러분들 지켜보면서 어쩜 그분들은 속으로 울었을지도 모릅니다. 과거에 그분들이 어떻게 살았는가 살펴보시고, 이해하시고 다시 그 분들을 찾아나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