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꾸벅)
유시민 의원은 중학교 땐가, 고등학교 때, '거꾸로 읽는 세계사'를 통해서 알게 되었지요. 그리고 홈페이지는 지난번 100분토론에 나오신거 보고 가입하게 되었구요.
100분토론 보면서, 참 감동했습니다. 그래도 서른 해 넘게 살아오니까, 저 사람의 표정과 말씨, 그리고 목소리를 들으면 사람이 진실되다 아니다 정도는 구분할 수 있겠습니다. 가령, 미안하다, 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데, 미안하다, 에 악센트가 실리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미안하다, 라는 말 다음에, 그런데, 라고 말하려는 바람에 막상 미안하다, 라는 말은 그냥 흘러가버리는 사람이 있죠. 유시민 의원은 미안하다, 라고 진심을 담아 이야기할 줄 아는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엇그젠가는, 열심히 검색을 해서, 2002년 민주당 경선 당시의 동영상들을 찾아보았습니다. 역시 제일 기억에 남는 장면은 3월 16일의 광주 경선 발표때였죠. 다른 것은 몰라도, 그 때 노무현 후보의 두 손 맞잡은 그 간절함에서, 노무현 후보가 걸어왔던 뚜벅거림이 보상받는구나 싶어서 그 날은 하루종일 아무것도 못하고 그 장면만 되뇌였던 기억이 나네요.
그리고, 대통령에 당선되던 그 저녁, 노무현 후보는 개혁당 당사에서 유시민 의원과 손 맞잡고 감격을 나누었던 기억도 납니다.
제가 노무현 대통령을 좋아하는 이유는 바로 그의 말에서, 그의 표정에서, 그의 행동에서, 진실이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그런 진실함을 유시민 의원에게서도 보았구요.
열린우리당이 합당했을 때, 실은 해체한 것이나 다름없지만, 열린우리당이 없어진다는 것이 가슴아팠던 것이 아니라, 지금 이 땅에 민주주의와 정당정치가 또 한 번 무너지는구나, 라는 부분 때문에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리고 이회창 氏가 출마한다는 소리를 들으며, 한나라당이 지금까지 해왔던 30여년의 실패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들에게 또 한 번 정권을 주려고 하는 여러 분들을 보면서, 왜 이 땅에는 일관된 정책과 정강으로 민주주의를 실천해야겠다는 의식보다는, 대통령 한 번 내세우려고, 국회의원 한 번 만들어보려고 하는 이합집산만 판을 치는지 대충 짐작이 되고도 남습니다.
제가 노무현 대통령과 유시민 의원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 분들이 바로 원칙과 신의를 이야기하기 때문입니다. 참된 민주주의는 좌고우면 하는 것이 아니라, 올곧게 달려가는 원칙에서 비롯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며, 한 번 옳다고 믿은 것에 대해서는 그 믿음에 조금씩의 변화는 있을 지언정, 믿음을 변질시키는 행태는 용납하지 않는 신의를 통해 실현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유시민 의원이 어제 정동영 후보를 밀어야한다고 이야기하신 바를 이해합니다. 그게 원칙이니까요. 자신이 되지 못했다고, 자신이 지지했던 후보가 되지 못했다고, 아무런 이야기도 하지 않은채 수수방관하는 것은 미필적 고의입니다. 원칙이 있다면 승복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입니다.
또한 문국현 후보에 대해서 그렇게 이야기하신 것도 이해합니다. 개혁당에서 이어저 열린우리당에서 꽃피워보고 싶었던 정당정치의 이상이, 한 순간에 패거리정치로 몰리는 그런 상황에 대해서, 아직 이상은 패퇴하지 않았다고 이야기하신 것이라고 이해하고, 공감합니다. 이 땅에 흘러온 퇴행적 수구정당정치의 면면이 일신하기에는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잠시 정체되는 현실이 왜 부정되어야하는지는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이제 시도된지 3년, 아직 정당정치의 이상이 열매맺기에는 이른 시기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정당을 구현하겠다고 당에서 국회의원이 된 사람들이, 이제 다른 곳을 기웃거리는 것을 보니, 그들이 이야기하는 많은 辯 이전에, 이 땅에 대선 철만 오면 이리저리 날아다니던 새들이 생각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는 야당도 좋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야당은 패배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 4년간 다시 준비하는 기간이며, 올곧은 정당정치를 통해 민주주의의 이상을 실현하는 또 한 번의 도약의 시기를 준비는 시간일테니까요.
그러나, 야당 이전에, 원칙은 저버리지 않았으면 합니다. 저도 열린우리당 당의장을 두 번이나 지냈으면서 정당정치의 이상을 한 순간에 뭉개어버린 후보가 싫지만, 그러나, 유시민 의원은 그 후보와의 경선에 대한 결과에 당당하게 승복하였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가 유시민 의원을 잘못보지 않았구나, 라는 안도감도 들구요.
정치는 승리와 패배를 위해서 실행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사람이 더 잘 사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 여와 야가 힘을 합쳐서 달려가는 것이죠. 그리고 그런 힘의 결집이, 바로 정강과 정책의 대립과 포용의 일련된 과정을 통해서 실현된다고 믿구요.
유시민 의원님, 고생하셨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정치 위해 많이 애써주세요. 그래서 저처럼 젊은 사람들이 원칙과 신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세상에서 살 수 있도록 꼭 만들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