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동영후보(또는 단일화를 전제로 한 여권후보)의 지지 여부를 둘러싸고 두 가지 견해가 부딪치고 있습니다.
첫째 - 정동영후보를 지지해야 한다는 것과,
둘째 - 민주개혁 진영의 대표로 받아들일 수 없어 지지할 수 없다는 견해 등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토론 중에서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민주신당을 과연 민주개혁 진영의 정치적 본산으로 수용할 수 있는가>와 <정동영 후보 지지 문제>를 서로 관련지어 판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반 한나라당 전선도 중요하지만 대선 이후 민주개혁 진영의 정치공간 확보도 못지않게 중요합니다. 각 경우에 대한 제 생각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 모든 민주개혁 진영의 단결을 통해 정동영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할 수만 있다면 우리는 이를 거부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대선 승리 여부와 관계없이 현재의 민주신당은 우리의 정치 미래가 될 수 없습니다.
소위 탄돌이류들의 우왕좌왕 기회주의적 배신과 반칙을 그대로 안고 가면서 민주개혁 진영의 정치적 토대라고 하면 개도 웃습니다. 즉, 대대적인 물갈이를 통해 거듭나지 않는 한 신당은 우리의 정치 미래를 담보하기 어려운 천박한 궁물류들의 집합체에 불과합니다.
이 경우 대선 승리 후 민주신당의 개혁이 필요하지만 우리들의 통제력이 미칠까요? 비관적으로 봅니다. 반 한나라당 전선에 서야 하지만, 이 경우 우리는 무거운 과제를 안아야 합니다.
그러나 이 가능성은 매우 희박합니다. 문국현씨 성향으로 보아 정동영으로 단일화되기 어렵고, 출마설 흘리는 이회창 지지율의 반토막 수준인데, 무슨 수로 국토 반을 장악한 이명박을 넘어서겠습니까?
둘째 - 만약 신당후보가 대선에 패배하되, 상당한 지지를 얻을 경우 궁물류가 신당의 지배세력으로 고착되는 문제를 고민해야 합니다. 이들은 대선 직후 내년 총선을 목표로 한나라당의 일방주의 폐해를 내걸고, DJ 이후의 호남 정치권력 공백을 차지하게 될 것입니다. 이번 경선에서도 그대로 드러난 흐름입니다.
열린당 건설도, 해체도, 잔민당과의 연합 모색도, 신당 건설의 주역들도 모두 정동영류들입니다. 따라서 웬만큼 대선에서 선전할 경우 이들은 곧바로 내년 총선을 매개로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를 공고히 할 것이고, 신당 지배권은 이들로 굳어지게 될 것입니다.
우리의 문제는 간단합니다. 만약 대선 승리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상당한 지지율로 궁물류들에게 일정한 정치적 승리를 안겨 줄 경우, 오히려 노짱과 유시민, 이해찬은 상대적으로 고사되고, 반칙+기회주의+배신 궁물류들이 민주개혁진영의 정치 주체로 굳어져 갈 가능성을 각오해야 합니다.
따라서 현 상황에서 승리에 대한 가능성 고려 없이, 더구나 누구로의 단일화에 대한 가치판단 없이 맹목적으로 단일 후보에 힘을 보탤 경우, 대선 패배는 물론이요, 이후의 민주개혁 진영의 정치적 토대마저 궁물들에게 헌납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될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저는 여권 단일후보에 대해 맹목적 지지를 할 수 없고, 조건과 대상을 보아가며, 대선 이후의 개혁진영의 정치지형 설계를 생각하며 이번 대선에 참여해야 한다고 봅니다. 다시 말해 이번 대선에서 궁물류가 지금처럼 당선가능성이 희박할 경우, 차라리 철저하게 패배시켜 신당을 와해시키고, 그 대신 민주개혁 진영의 정치 미래를 열어줄 새로운 신당을 원점에서 새롭게 건설하는 것이 장기적 정치 발전에 훨씬 더 도움이 될 것이란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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