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의 창당정신이 훼손되었을 때 유시민은 당을 떠났어야 했다. 정동영을 비롯한 통합파들이 열린우리당을 떠났을 때 그는 열린우리당을 사수했어야 했다. 당을 사수할 수 없었다면 혼자라도 남아서 참여정부를 계승했어야만 했다. 대리접수가 가능한 불공정 경선방식이 진행되었을 때 경선에 참여하지 않고 탈당했어야만 했다. 지금의 외통수는 본인의 상황판단이 잘못되었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귀결된 결과이다. 로마가 하루 아침에 멸망하지 않았듯이 열리우리당도 한 번에 무너진 것이 아니다. 계속되는 개혁의 후퇴와 양보속에 이루어진 결과인 것이다.
정동영이 이명박이나 이회창보다 낫다고 말한다. 무엇이 나은가...그는 참여정부를 계승하는 후보도 아니고 열린우리당의 창당정신을 계승한 후보도 아니다. 정당의 존재가치도 모르는 후보이며 페어플레이가 뭔지도 모르는 후보이다. 공약이 이명박보다 낫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내가 볼 때는 아니오다. 공약만 보면 문국현이나 권영길도 나쁘지 않고 이명박도 약속한 공약을 다 지킨다면 그리 나쁜 후보가 아니다.
한나라당의 집권을 막는다는 것이 최선의 가치라면 정동영류와 내가 다른 것이 무엇인가. 과거 정권교체가 최선의 가치이고...개혁세력의 승리가 최선의 가치이던 시대는 끝났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시민권력의 시대가 와야한다고 나는 믿는다. 그런 의미에서 한나라당이나 민주신당이나 별 차이가 없다. 그들은 정치인들과 기득권층만을 위한 정당이기 때문이다. 물로 차이가 없는 것은 아니겠지만 오십보 백보일 뿐이며 그 차이에 나의 에너지를 소비할 생각은 없다.
유시민이 가야할 길은 어디인가...그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그들 속에서 승리하는 길을 찾아나갈지 국민들 속에서 외로운 싸움을 시작할지... 중요한 건 그들 속에서의 싸움에는 내가 할 일이 없다. 하지만 그가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선다면 나의 열정과 에너지를 바칠 곳이 생길 것이다. 만약 유시민이 나와 다른 선택을 한다면 나는 나의 길을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