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에 쓴 저의 감상적인 글에 대해 같은 집에 사는 제 고문이신 참깨님으로부터 신랄한 비판을 받았습니다. (위 링크글 ...ㅡ.ㅡ)
신당과 정에게 정치적 포로로 잡혀있는 유시민 후보로서는 정동영 지지를 공개적으로 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입니다. 공개적인 지지, 그 부탁을 액면 그대로 팬의 입장에서 전격 수용을 하던가, 주체적으로 수용하던가 그 다음은 해석하는 지지자들의 몫인 것이며, 유시민은 지지자들 앞에서 정동영 지지를 호소하는 행위까지 해냈다...고 읽을 수 있겠습니다.
거기까지~
유시민의 지지자로서 그의 입장과 상황을 이해하는 선에서 끝나면 될 일을 '지지'라는 광범위한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분란을 일으키고 있다는 참깨님의 지적에 대해 상당한 부분 수긍하는 바입니다.
우선, 유시민이 아니라 시민광장의, 개혁세력 내에서의 포지션에 대한 문제입니다.
향후 오년간 유시민이 훌륭한 대권 후보로 성장하는 동안,
시민광장도 서프, 국힘, 참정연, 노사모...등등 참여정부와 함께하는 제 개혁세력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정치적 구심점으로 성장 할 수 있는 역량을 쌓을 수 있는가.
오로지 유시민의 이해관계를 추구하는 집단이 아니라, 전체 개혁 세력의 대의와 가치를 중심에 놓고 사고할 능력이 있는가.
유시민이 스스로 성장하는 동안 시민광장도 정치적으로 진화해 나갈 역량이 있는가.
위와 같은 명제를 두고 정동영 지지의 문제를 풀어본다면,
제 개혁세력의 대부분이 정동영에게 명분을 주고 있지 않고 있는 현실에서
유시민의 정치적 행위를 시민광장이 확대 해석하여 정동영을 지지하는 행동을 공식화 하는 것이 제 개혁세력의 대의와 만날 수 있는 것인가 따져보아야 하겠지요. 시민광장보다는 서프와 다른 정치 사이트를 더 자주 다니며, 유시민을 가운데 놓고 사고하기 보다는 대의와 가치를 중심에 놓고 사고하는 원칙을 가진 참깨님과 점점 중증 유빠가 되어가는 제 입장과 실천적인 문제에서 아주 조금 차이가 있는 듯 했습니다. (다행히 대의와 가치를 놓고보나 인물을 놓고보나 둘 사이에 분열이 존재하지 않는군요. 집안에서 정치적 분열이 일어난다면 그 얼마나 불행한 일인가요..ㅡ.ㅡ;;;)
시민광장이 정동영 지지를 공식화한다면, 향후, 정동영 지지에 대한 책임을 반드시 져야 할 상황이 오게 될지도 모릅니다. 정치인 유시민은 경선 승복과 소속 정당의 이해관계를 위해 행동해야 할 책임이 있지만, 그러한 정치적인 책임이 없는 시민광장으로서는 개혁세력의 대의와 원칙을 더 가운데에 두고 판단해 갈 필요가 있겠지요. 유시민을 지지하는 것과 유시민의 행동을 따라하는 것에 분명한 차별이 있다는 것입니다. 콩알탄님이 어제 쓰신 글의 수위가 딱 좋습니다. 물론 거기에 제 결정이 같지는 않습니다만, 다들 자신의 결정 부분은 굳이 드러낼 필요가 없을 지도 모릅니다. 저는 제 글이 너무 감상적이고 온정주의적이고, 냉철하지 못하였다는 점에서 참깨님의 비판을 수용했습니다.
유시민후보의 입장을 이해하고 지지합니다.
한번 믿음을 주면 오래 지켜볼 줄 알아야 한다는 마음은 변함이 없습니다.
지금 개인적으로 어떤 정치적 선택을 하시는 분들이라도
마음은 모두 같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정동영 지지와 관계된 일련의 사태를 보면서, 시민광장 전체가 지향하고 있는 정체성과 위상의 문제를 다시금 고민하게 되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유시민이 오년 후 뛰어난 지도자가 되어 있는 동안, 시민광장은 우리끼리 따로 떨어져서 놀고 있는 팬카페가 아니라 개혁세력을 함께 묶어서 연대하고 견인해 낼 수 있는 정치적 구심점으로 성장 할 수 있는가.
유시민에 대한 무조건적인 지지가 비판적 지지, 가치 지향적 지지의 스탠스를 보이고 있는 타 개혁세력과 어떻게 연대하고 어디까지 외연을 넓혀가야 하는가...
시민광장 자체의 정치적 지향성은 무엇인가.
우리의 고민과 화두가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